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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트로 다 코르토냐 - 하느님 섭리에 대한 우의화

by 관리형제 posted Dec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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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피에트로코르토나1.jpg
제 목 : 하느님 섭리에 대한 우의화( Allegory of Divine Providence: 1633-1642)
작 가 : 삐에트로 베레티니 다 코르토냐(Pietro Berrettini da Cortona:1596-1669)
소 재 : 이태리 로마 바르베리니(Barberini) 미술관

인간이 이룬 풍요가 아름다움의 추구로 투사되면 대단한 걸작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에서 자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나,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이 지성과 인품을 갖추었을 때 얼마나 대단함을 창출할 수 있는 지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며, 더욱이 이 작품은 중세기 교황 우르바노(Urbano) 8세의 생애와 연결된 것이어서 더 특이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교황 우르바노(Urbano: 1623- 1644) 8세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당시 새로 태동한 예수회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인문학에 대단한 조예를 키우게 된다. 반듯한 가정교육의 바탕에다 지성을 강조하는 복음 기관인 예수회 교육을 통해 그는 복음에 바탕을 둔 인격을 형성하면서 종교개혁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교회를 쇄신하고 강화할 자질을 키우게 되었다.

또한 그는 예술에 대한 심미안은 물론이고 시와 문학에도 대단한 조예가 있어서 작품을 쓸 정도였으며, 갖춘 집안에서 터득한 반듯하고 세련된 인격으로 주위사람들의 감동을 사게 되었다.

그가 교황이 당선되었을 때 과거 선대 교황들이 저지른 오점을 씻기 위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재투표를 요청해 실시해서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중세기 교황직이 타락하면서 생긴 폐습 중에 선거 부정이 있었다. 오늘도 어느 종교 집단이나 단체에서 간혹 들리는 지역감정의 대결, 금품 매수, 막후 협상과 같은 추악한 방법과 함께 교황선거에만 사용되던 특별한 방법이 있었는데, 바로 병을 가장하는 것이었다.

교황 선거에 참가하는 모든 추기경들에게는 선거권과 함께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는 피선거권이 있었기에 교황에 선출되고픈 추기경들에게 인기 있는 후보는 바로 건강이 좋지 않는 후보자였다.

교황이 된 후 빨리 죽어야 자기가 교황이 될 수 있는 희망이 있기에 병자는 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인기 있는 교황 후보가 될 수 있었으며 이것을 이용해 교황이 된 사람 중에 식스토 5세 (1585- 1590)가 있다.

당시의 교황들은 대부분 귀족이나 상류가문의 출신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빈곤한 농군 집안 출신으로 교황으로 선출되고픈 일념에 병을 가장하고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허리를 굽히고 교황 선거장에 들어갔다. 그에게 행운의 표가 몰려 교황이 되자, 즉시 그는 허리가 꼿꼿해지면서 빠른 걸음걸이로 변해 주위를 놀라게 했고, 짧은 교황직에서 나마 건강을 과시하며 살았다는 일화를 남겼다.

울바노 8세 교황은 또한 당시 교황 주위에 만연해서 병폐의 온상이 되던 족벌주의(Nepotism)에서 과감히 탈피해서 교황으로서의 쇄신된 모습을 보여 종교개혁으로 실추된 교황직의 면모 일신과 함께 교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선임자인 식스토 4세( 1471- 1484) 교황은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교황에 당선되자, 자기 가문을 일으킨다는 일념으로 재임 중 그의 조카 6명을 추기경에 임명함으로서 중세기 교황청 부패와 무능의 중요 원인이 되는 족벌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울바노 8세 교황은 자기 집안에 유력한 인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거리를 지켜 교황청에 만연한 족벌주의의 병폐를 근절하는 개혁의 밝은 모습을 보였다.

그의 임기 중 갈릴레오와 코페르니쿠스를 단죄한 것과, 종교재판을 실시한 것이 옥의 티로 남아있으나 그는 성군(聖君)은 되지 못해도 당시 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과감히 해결하면서 교회의 바른 위상을 회복한 현군(賢君)의 역할은 부족함이 없이 해낸 훌륭한 교회 지도자였다.

이 작품은 그의 치세가 절정에 달하던 시대에 완성된 것이며, 그의 인생철학을 완벽히 반영한 것이기에 작가는 아니면서도, 작가 이상으로 자기의 꿈과 염원을 이 작품에 반영했다.

또한 이 작품은 교회에 제작한 것이 아니라 자기 집안 천정에 그린 것이며, 전통적으로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생애, 성인들을 주제로 사용하지 않고, 종교적 상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그의 폭넓은 인문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크리스챤적인 덕성의 밝고 매력적인 면을 설명한 것으로 신앙 표현의 새로운 접근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르바노 8세 교황은 교회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이기 이전 당시 문화와 역사에 해박한 이해를 지닌 교양인으로서 크리스챤 덕행론을 이 작품을 통해 다루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덕행을 주제로 한 종교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색채는 더 없이 강렬하며 붓 처리 역시 너무도 분방하고 열정적으로 표현함으로서 다른 종교화에서 볼 수 없는 생기를 선사하고 있다. 철학적이거나 사색적인 표현이 아니라 따뜻하고 심장의 박동소리를 느낄 수 있는 동적인 분위기를 창출한 것도 특징이다.

바르베니의영광.jpg

 

 


작가는 로마 바로크 양식의 대표 작가로 교황으로부터 이 작품을 의뢰받았을 때 교황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고 그 역시 교황 못지않게 전통적인 종교화와 다르게 인문학적인 지식에 바탕을 둔 작품을 제작코자 하는 교황의 의도에 공감하게 되어 멋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피렌체로 가서 토스카나 대공(大公)의 거처인 피티 (Pitti) 궁전의 벽화를 제작하면서 세련된 기법을 익히게 된다.

그 후 로마로 돌아와서 이 작품을 완성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가운데가 하늘을 향해 열린 듯 보이면서 대단히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소토 인 수 (Sotto in su)라는 기법을 사용해서 등장인물들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춤을 추거나 아니면 춤추며 하늘을 향해 오르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느끼게 만드는 원근법이나 단축법을 활용한 환영주의(illusionism)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작가는 이 대작을 맡아 혼자서 완성한 것이 아니라 당대 작품성을 인정받던 작가들과 분담으로 제작하게 되나, 치밀한 사전 의견 교환과 작품성을 충분히 이해시킴으로 마치 한 사람이 제작한 것 같은 조화와 일치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작품성의 중요 특징의 하나이다.

작가는 이 대작의 주제를 “하느님 섭리의 승리와 교황 울바노 8세의 자랑스러운 치적”이라는 극히 인간적인 주제를 종교적 의미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 작품은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 져 있는데, 첫 번째가 바로 중앙에 나타나고 있는 “하느님의 섭리와 바르베리니 (Barberini) 집안의 영광”이다.

여기 중앙에 세 마리의 금빛 꿀벌이 있는데, 이것은 교황의 출신인 바르베리니 집안의 문장(emblem)이며, 이 가문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닌 가문이었기에 이 집안과 관계되는 여러 건축이나 작품에 이 문양을 발견할 수 있다.

중앙에 이 문장을 표현한 것은 이 집안 출신의 교황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을 강조하고자 하는 직접적 의도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하느님의 섭리는 금빛 망토를 두르고 중앙을 날고 있으며 여러 색깔의 옷을 입은 여인의 모습은 순결, 정의, 자비, 진리와 아름다움의 덕행을 상징하고 있다

아래 세 명의 여인들이 들고 있는 푸른 월계수 가지들은 승리의 상징만이 아니라 울바노 교황이 대단한 혜안으로 강력히 이룬 교회 쇄신과 이것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을 상징하고 있다.

윗부분에 화려한 끈에 묶여 있는 두 개의 열쇠는 교황의 권한을 상징하는 데, 중세기 교황들은 단순히 종교 지도자의 역할만이 아니라 지역 군주의 역할도 했기에, 교황이 지닌 두 개의 권한, 즉 천상적인 권한과 지상적인 권한을 상징하고 있으며, 맨 위에 붉은 옷의 여인이 들고 있는 교황관(Tiara)은 고도의 도덕성과 과감한 시도로 교회를 쇄신시킨 울바노 8세의 자랑스러운 교황직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아래 세 여인의 옷 색은 신학적 중요 덕행인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데, 믿음은 흰색의 옷으로, 사랑은 붉은 색, 희망은 녹색으로 표현함으로서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교황의 역할과 교회의 덕행을 연결시키고 있다. 즉 교황의 업적은 세상의 지도자들에게 볼 수 있는 어떤 성공 사례가 아닌 덕행의 실천을 통해 이룬 이상 사회의 실현임을 강조하고 있다.

작가는 교황이 이룬 치적의 영광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신학적 덕행의 강조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실천했던 종으로서의 교황의 정체성 “하느님 종들의 종" (Servus servorum Dei)이란 직책을 부끄럽지 않게 살았던 교황을 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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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림은 작품의 네 귀퉁이에 나타나고 있는 괴수의 하나인 히포크립(hippogriff)으로 희랍신화에 나타나고 있는 말의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날아다니는 괴물로써, 이것은 주제의 밝고 경쾌한 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대비의 장식 효과로서 어두운 색을 사용했으며, 비상의 모습을 그림으로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 동적으로 생기 있게 표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서 작가는 바르베리니 집안 출신의 교황이 이룬 정의를 칭송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교황은 선출되면서 스스로 재투표를 할 만큼 교황 선거에 있었던 부끄러운 부분을 제거했을 뿐 아니라, 교회 안에 누적된 여러 부패 척결에 과감해서 교회를 새로운 모습으로 쇄신시켰는데, 이런 교황의 정의에 대한 치적이 위편에 여자로 표현되고 있다.

여자는 회초리 묶음 다발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전통적 로마인들이 지닌 정의관의 상징이며, 정의는 어떤 그럴듯한 이론의 제시가 아니라 바로 과감한 처벌과 실천이 병행할 때 가능한 것임을 회초리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여인의 옆에 다른 여인이 과일 묶음을 들고 있는데, 이것은 풍요의 상징이고 , 그 아래 많은 아이를 안은 여인들이 있는데, 이것은 정의의 결실을 상징하고 있다. 여기에서 작가는 정의 표현의 날카롭고 긴장된 과정이 아니라 정의의 실현으로 이루어지는 행복과 번영이라는 밝고 긍정적이며 여유로움을 제시하고 있다.

왼편에는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는 헤라클레스(Herclues)가 몽둥이를 들고 있는데, 그는 올림포스 산의 왕인 제우스와 헤라 사이의 아들로 초인적 힘을 지닌 신으로, 그 옆에 회색 빛 날개를 달고 괴물스럽게 있는 하르피(Harpy) 형상을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

하르피는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는 악신으로, 얼굴과 상반신은 추녀로 날개와 발톱은 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악신인데, 헤라클레스와 대결시킴으로 세상의 불의 제거를 위해 노력했던 교황의 업적을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정의의 또 다른 모습으로 교황 치세에 이단 제거를 위해 실시한 종교재판(Inquisition)이나 혹은 여러 가지로 교황이 실시했던 여러 제약들의 긍정적 의미, 즉 교황은 헤라클레스처럼 정의의 실천을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장면은 교황의 집안이 이룩한 영적이며 종교적 부흥의 관점을 표시하고 있는데, 중앙에 금빛과 붉은 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앉아 있는데, 앞뒤로 한껏 펼친 한손에는 책을 다른 한손에는 불타는 횃불을 들고 있다.

이 책은 인간을 완덕의 길로 인도하는 지침서이며, 곁에 있는 것은 하느님의 도움이다. 여인의 윗부분에 있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도우심이다. 그녀는 한손에는 방패를 다른 손에는 승리의 상징인 월계수 가지를 들고 있다.

“세상 끝 날까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마태오 28: 20)약속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에게 그림자처럼 가까이 계시면서 조용히 도우신다는 표현이다. 이 여인은 천상적 지식의 상징이며 모든 완덕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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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그림에 나타나고 있는 이 여인은, 옛날 그리스의 델피(Delpi) 신전에서 신탁을 받던 여제관의 모습을 닮은 흰옷을 입고 오른 손에 백합화를 들고 있는데, 순결의 의미이며, 지식이 신앙을 동반했을 때 생기는 변화의 모습을 순결로 본다. 작가는 복음적 순결이란 지식과 신앙을 통합시킨 조화로운 상태로 설명하고 있다.

아래 왼편의 여인은 교황이 이룬 영성적 승리는 세상의 탐욕과 허영의 추방을 동반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몸체의 윗부분을 드러내고 사람을 유혹하는 자세로 누운 여인의 곁에는 사랑의 신인 큐피트(Cupid)들이 서로 희롱하며 장난을 하고 있다.

관능을 동반한 사랑의 유희 놀이는 더 없이 달콤하고 고혹적인 것이긴 해도 인간 삶의 질을 떨어트리기에 영적인 삶을 겨냥하는 영혼은 피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오른편 아래 몇 사람의 여인들이 서로 희희낙락하고 있는 사이에 술의 신인 바쿠스(Bacchus)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벗은 모습으로 있는데, 이것은 허영의 상징이다.

교황은 관능과 허영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로마를 순결한 도시로 정화시킨 개혁자임을 표시하고 있다. 로마는 사도 베드로와 바울로의 순교로 이루어진 신앙의 도시이나 중세기 교황직이 타락하면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 도시가 되었다.

신앙의 도시이면서 관능의 끈끈한 유혹과 허영이 공존하는 두 개의 얼굴을 지닌 도시였는데, 울바노 8세 교황의 복음적인 가치에 바탕을 둔 사려 깊고도 과감한 개혁으로 로마가 순결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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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아래 중앙에 회색 빛 색의 두 여인사이에 노란 색의 황도 같은 모습이 월계수에 싸여 있는데, 이것은 교황 집안인 바르베리니 집안의 표식이며, 그 가운데를 이 집안 문양인 두 마리의 벌이 전체를 방어하듯이 기어 다니고 있다. 교황 뿐 아니라 교황의 집안이 로마의 수호자였음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영원한 도시로 자부심을 지녔던 로마 역사에서 치욕적이고 비참한 사건이 1534년에 일어나게 되는데, 역사상 “로마의 약탈 ” (Il sacco di Roma)이며 당시 교황 클레멘스 7세의 무능한 판단에 의해 가톨릭 군주인 스페인의 가롤로 5세가 개신교 세력인 독일의 용병들을 보내 6개월 간 로마를 약탈하고 초토화시킨 비참한 사건이었다.

교황이 산타 안젤로 성에 피신해 있는 동안 로마 시민들의 비참한 처지는 형언할 수 없었고 많은 교회 건물이 파괴되면서 로마에서 르네상스의 아름다운 흔적들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비참한 야만을 격퇴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주인공은 희랍 신화에서 지혜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미네르바 여신의 모습이며, 한손엔 창을 다른 손엔 방패를 들고 야만성의 상징이며 대지의 신인 가에아(Gaea)를 사정없이 무찌르고 있다.

지성은 여성의 모습으로 야만은 남성의 모습으로 부각되나, 근육질의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야만이 지성에 의해 사정없이 격퇴당하는 통쾌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야만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여러 명의 거인을 격퇴하는 지성의 모습은 통쾌하면서도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는지 보이기 위해 작가는 그림 아래편에 항상 두고 있던 바르베르니 집안의 문장이 야만들의 단말마적인 분노에 의해 지워진 것처럼 그리고 있다.

대단한 인문학자로 탁월한 능력과 교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울바노 8세 교황은 당시 로마에 만연하던 여러 야만과 잔인성의 흔적을 지우고 로마를 건강한 인간적 지성이 다스리는 도시로 변모시킨 영웅임을 칭송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작가는 직접적으로 로마를 복음적 평화와 정의의 도시로 만든 교황의 업적을 찬양하고 있다. 중앙 부분에 있는 세 여인은 교황이 이룬 평화와 존엄성을 상징 한다. 중앙의 여인은 오늘날 평화와 의술의 상징인 두 마리의 뱀이 감긴 꼭대기에 두 개의 날개가 있는 지팡이인 카두체우스(Caduceus)를 들고 있으며 그 왼편 흰색과 붉은 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슬기의 상징인 거울을 들고 가운데 여인을 향해 있다.

슬기는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가다듬을 때 얻는 덕행임을 표현하고 있다. 그 맞은편 한손에는 열쇠를 다른 손에는 어떤 것이 쓰여진 종이쪽지를 든 여인이 명령 한마디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그 아래 날개를 단 조그만 모습으로 나타난 명성이 교황의 선정을 찬양하는 피리를 불고 있다.

하늘에서는 승리의 상징인 월계수로 단장한 두 여인이 바르베리니 집안의 교황이 이룩한 평화를 찬양하고 있으며 오른쪽 아래 부분엔 벌거벗은 사내 모습의 분노의 신이 아리땁고 청순한 모습의 여인으로 나타나는 양순함에 둘려 쌓여 있다.

여러 야만족의 침략과 약탈로 황폐해진 로마가 교황의 선정에 의해 제자리를 찾았다는 복음적 문명의 승리를 재현하고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감추고 하느님께 모든 것을 돌리는 영성에 익숙한 우리에겐 우르바노 8세 교황의 집안 자랑은 왠지 어색하게 여겨 질 수 있으나, 이것은 또 다른 방법의 영적 접근 방식이다.

종교개혁의 후유증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된 예수회는 예술을 선교의 중요 도구로 선택하면서 실추된 교회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천상의 아름다움을 한껏 표현하고자 했고 여기에서 바로크 예술이 예수회 선교 수단으로 정착하게 된다.

예수회 교육을 받은 교황은 바로 이런 바로크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통해 하늘의 영광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고, 자기 집안과 자신의 업적을 통해 마치 성모님이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리란 하느님의 뜻을 신앙으로 받아들인 후 “이제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고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루카 1,48)라는 찬송을 바친 것을 자기 시대에 재현한 신앙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성서적 내용이나 상징 보다 르네상스 문화를 통해 그 시대 지성인들에 익숙한 여러 개념들을 동원해서 신학적 덕행을 제시한 것은 “ 만사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을 찾는” 예수회의 창설자인 성 이냐시오의 가르침과 부합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는 교회 최고 지도자로서 성(聖)의 포장지에 싸여 있는 속(俗)을 과감히 치료하면서 해박한 인문학적 바탕에서 속(俗)안에 들어있는 성(聖)을 찾아 아름답게 펼침으로서 "만사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으로 신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이 작품은 미술관 큰 방 전체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방에는 천정에 있는 작품을 편안히 바라볼 수 있도록 침대 형식의 벤치가 놓여 관객들이 편안히 누운 자세로 작품을 감상하게 배려하고 있다.

여기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면 웅장한 천상 세계가 펼쳐지는 가운데, 거기에 등장하고 있는 많은 인물들을 만나면서 마법에 홀리듯 신비로운 아름다움에 말려들게 된다.

그 화려하고 웅장한 구도에 전통적인 종교화 앞에서 느낄 수 있는 경건함을 뛰어넘는 하늘의 영광을 통해 드러나는 벅찬 삶의 생기와 희열을 느끼면서 베토벤 (L. van. Beethoven : 1770-1827) 작곡의 “ 하느님의 영광”이라는 성가의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들리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온 백성들은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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