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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승천 : 가우덴시오 페라리 (Gaudenzio Ferrari: 1475-1546)

by 이종한요한 posted Jul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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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모승천 (Assunzione della Madonna: 1534-1538)

  가 : 가우덴시오 페라리 (Gaudenzio Ferrari: 1475-1546)

소재지 : 이태리 사론노(Saronno) 기적의 성모 성당 

미사 전문에 나타나는 “마음을 드높이”라는 표현을 극대화한 것 같은 하늘을 향해 끝없이 상승을 표현하던 고틱 양식에서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가면서 교회 건축 특히 제단 부분 에 큰 둥근 지붕(Cupola)을 만들면서 성당이 웅장하면서도 따스한 인간적 정감을 만들며 특히 저녁 석양 무릎의 실루엣은 너무 아름답게 드러나게 된다.

이 둥근 천정에는 많은 경우 그림을 그려 천상을 바라보게 만드는데, 특히 작가는 여기에다 성모 승천을 그림으로 하느님을 찾아 하늘로 오르시는 성모님의 승천을 더 없이 아름다우면서도 그리움의 대상으로 부각시켰다.

작가는 이태리 북부 피엔몬테에서 활동했던 작가로 평소 프란치스칸 형제들과 좋은 우정 관계를 유지했기에 이 작품을 통해서 프란치스칸 영성의 핵심인 기쁨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표현했다.

성모 승천은 너무도 인간미 넘치는 가톨릭 신앙의 표현이다. 성서 어디에도 성모 승천에 대한 내용이 없으나 신자들은 성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중요시 여기면서 성모님에 대한 기억을 재생하게 되었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이 임종하실 당시 제자들 중 도마는 선교차 출타했기에 성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서운한 맘을 이길 수 없었던 도마의 고집으로 성모님의 무덤을 열어 보니 성모님의 시신은 없고 흰 백합 한 송이가 남은 것을 보고 제자들은 성모님을 하늘로 올라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신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성모승천이 교회 안에서 대축일로 격상되었다.

한마디로 교회의 결정에 신자들이 따른 것이 아니라 신자들의 소박하면서도 순수한 열망이 신앙 감각으로 승화되어 신자들이 믿고 있는 것을 교회가 인정한 셈이다.

개신교 신자들은 바로 이런 승천 신앙에 대해 성서에 없다는 내용만으로 단호히 거부하나 이것은 신앙의 인간적인 훈훈함이 배제된 폐쇄적 신앙의 표현이다. 개신교의 편협성은 성모 공경만이 아니라 삶의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오셨기에 인간적인 모든 것은 가치 있고 고귀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런데 동방교회와 가톨릭은 표현에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다. 동방교회 역시 우리 못지않게 성모님의 승천을 믿으나 표현에 있어 하늘로 올라갔다는(Assumption)것이 아니라 임종하셨다는 것(Dormition)을 강조하기에 표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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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 승천은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하늘로 올라간 것이 강조된다면 동방교회의 영면은 아들 예수님이 어머니 성모님의 영혼을 받아 하늘로 올린다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육신으로 예수님은 성모님의 아들이지만 영적인 차원에서는 하느님이시기에 피조물인 어머니의 영혼을 받아들이신다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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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작품에서 성모 승천을 다른 작가들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서 하느님이 두손을 벌려 기다리시는 하늘로 성모님이 올라 가는데, 이 성모님의 승천을 축하하고 성모님의 하늘길을 옹위하기 위해 일군의 천사들이 호위하는 모습이다.

성모 승천에 천사들이 등장하는 예는 많이 있으나 여기에는 아예 천사들이 군단 특히 중세 시대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성모님을 환호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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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작가는 전체를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리면서도 중앙에 성모님의 기다리시는 하느님과 하느님이 계시는 중앙으로 오르시려는 성모님은 입체감을 주기 위해 조각으로 표현해서 입체감을 통해 이 작품의 주인공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느님은 충분히 인생을 경험한 늙은 노인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인간의 구원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당신 아들 예수를 세상에 보내시기 위한 도구로 성모님을 선택하신 분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제 하느님은 당신의 계획이 성모님을 통해 완성된 것을 확인하고 더 없이 기뻐하고 흐뭇해하는 모습이시다. 

성모님이 세상에서 당신 아들 예수의 어머니로서 예수의 십자가 곁을 지키면서까지 뒷바라지를 잘 마무리하고, 예수님의 승천 후 새로 시작된 교회의 어머니로서 제자들과 함께 성령을 받으심으로 그는 교회의 어머니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시고 하느님이 계신 곳으로 오를 준비를 하고 계신다.

하느님은 흐뭇해하시면서 아래로 시선을 두고 손을 벌려 성모님을 환영하고 계신다. 하느님의 손길은 또한 창조주로서 피조물인 성모님을 축복하는 모상도 보인다.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의 잘못을 찾아 벌주시는 분이 아니라 인간을 너무 사랑하시기에 축복하시는 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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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은 자기를 불러 주신 하느님이 계신 하늘을 향해 눈길을 두고 있다. 성모님의 복장은 묵시록에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났네.” (묵시 12:1)

“알렐루야 성모 마리아 하늘에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성모 승천 대축일 화답송)

성모님을 에워싸고 있는 여섯 천사는 당신이 낳으신 아기 예수를 연상시키는 아기 천사들로서 하늘나라로 승천을 시작하시는 성모님의 호위 무사의 역할이다.

하늘을 바라보시는 성모님은 당신이 아기 예수를 잉태하시고 사촌 언니 엘리사벳의 문안을 받았을 때 노래한 마니피캇이 현실화되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시는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뛰노나니..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음이요 그 이름은 거룩하신 분이시로다. 이제로부터 만세가 나를 복되다 일컬으리니, 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음이요 그 이름은 거룩하신 분이시로다.”(루카1: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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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작품에서 천사들을 대량 등장시킴으로서 과거와 다른 성모 승천의 의미성을 확실히 제시했다. 작가는 이 성지를 지키던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과 각별한 관계에 있었기에 프란치스칸 영성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것을 이 작품을 통해 투사하게 되었다.

성 프란치스코의 말년에 계속되는 과로와 고행으로 임종을 선고받았을 때 그는 “나의 자매인 죽음”이란 파격적인 표현으로 자기 생의 마무리를 영성화하면서 태양의 노래를 작곡했다.

“지극히 높으시고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주여! 

찬미와 영광과 칭송과 온갖 좋은 것이 

당신의 것 이옵고, 


홀로 당신께만 드려져야 마땅하오니 지존이시여! 

사람은 누구도 당신 이름을 부르기조차 부당하나이다. 


내 주를 기려 높이 찬양하고 그에게 감사드릴지어다. 

한껏 겸손을 다하여 그를 섬길지어다.”

이 노래는 단테의 신곡과 함께 이태리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되며 무엇보다 하느님 안에 사는 이들의 기쁨을 너무도 실감 있게 표현했기에 교황 프란치스코도 근년에 이것을 주제로 한 유명한 회칙을 발표하시기도 했다.

작가는 하늘로 오르시는 성모님을 온 크리스챤들의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하면서 성모님 삶의 절정은 바로 자기 삶의 모든 순간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의 찬가를 바친 것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시편 마지막 부분인 150편의 찬미를 구체화했다.

크리스챤들의 기도 중 풍요로움에 있어 최고의 경지로 평가되는 시편 기도는 교회의 공식 기도이다. 그러기에 성직자 수도자들은 매일 공식 기도로 시편으로 교회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있다.

시편 기도 제 1편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이 시작하고 있다.

“행복한 사람이여 불신자들이 꾀하는 말을 그는 아니 따르고, 죄인들에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망나니들의 모임에 자리하지 않나니, 차라리 그의 법은 야훼님 법에 있어 밤낮으로 주님의 법 묵상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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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크리스챤들은 일과는 성서를 통해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밤낮으로 찾아야한다. 이렇게 성서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은 사람들은 하느님의 뜻에 외골수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이런 삶의 여정을 통해 인간은 행복의 원천인 하느님을 만나면서 최상의 경지에서 하느님께 찬미를 바칠 수 있다.

그러기에 시편 마지막인 150편은 인간 행복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세상 삼라만상을 다 초대해서 최고의 찬미가를 바치자는 초대로 마무리되고 있다.

마치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처럼 “하느님을 찬양하라”는 장엄한 초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주님을 찬미하라. 그의 성소 안에서

우람한(그의) 하늘에서 주님을 찬미하라


그 하신 일 놀라워라 주님을 찬미하라

그지없이 크오셔라 주님을 찬미하라


나팔소리 우렁차게 주님을 찬미하라

비파와 고를 타며 주님을 찬미하라


손북 치며 춤추며 주님을 찬미하라

현악기에 피리로 주님을 찬미하라


처르렁 바라 치면 주님을 찬미하라

바랏소리 울리며 주님을 찬미하라


숨 쉬는 것 모두 다 주님을 찬미하라.”


알렐루야.(시편150)

작가는 이 시편을 성모 승천의 주제곡처럼 선정해서 많은 신자들에게 성모님의 승천은 이 세상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으로 정의했다. 성모님을 본받자는 것의 구체성이 바로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찬미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천사들은 바로 이런 찬미를 위해 초대된 존재들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천사들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처럼 모두 자기 악기를 연주하면서 전체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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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소리 우렁차게 주님을 찬미하라

비파와 고를 타며 주님을 찬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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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북 치며 춤추며 주님을 찬미하라

현악기에 피리로 주님을 찬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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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르렁 바라 치면 주님을 찬미하라

바랏소리 울리며 주님을 찬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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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가 중세풍의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웅장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고 있다.

순례의 여정에 이 성당을 찾아 이 작품을 보는 신자들은 남다른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성모님의 승천이 마치 음악가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연출하는 것처럼 하느님께 엄청난 영광을 드리는 찬미의 축제가 되고 있다는 것에 감동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기에 이 작품은 성모님의 기적을 묵상하기 위해 모이는 순례자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줄 수 있었다. 순례자들이 이 성지에 도착해서 이 작품 아래 서면 자기들의 순례란 바로 성모님의 승천을 경축하는 천사들의 합창대에 끼어  한몫을 하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천상의 천사들과 지상의 순례자들이 마음을 모아 찬미하는 것은 천상 교회와 지상 교회가 신앙 안에 어우러진 최고의 쾌거임을 뼈 속 깊이 체험하게 되었다.

순례자들은 성모님의 승천이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지상을 순례하는 우리들이 가야 할 삶의 방향 즉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뜻에 최선의 충실성을 다했을 때 삶 자체가 이미 천상 영광에 참여하는 것이란 세상에서부터 시작되는 천국의 기쁨에 대한 확신을 지니게 되었다.

이처럼 성모승천은 신앙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과거 역사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 삶에서도 활력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신앙 체험임을 작가는 강조하고자 했다.

성모님의 기적을 묵상하기 위해 순례하는 신자들은 이 작품 아래 서서 자기들도 삶의 현장에서 하느님의 증거 하는 좋은 크리스챤이 되고픈 강한 열망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는 성모승천이라는  신앙의 감동을 온 세상 만물을 다 초대해서 하느님을 찬미하자는 시편과 성 프란치스코가 바친 태양의 찬가와 연관시키면서 신앙은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어떤 사건보다 더 감동적이며 우리 삶에 필요한 활기를 줄 수 있는 것임을 제시했다.

12월 성탄이 겹치는 연말이 되면 여러 송년 음악회가 열리는데 수준 높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경청하는 음악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다. 이것은 베토벤이 존경하던 시인 실러 (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1759~1805)의 시를 내용으로 한 것이며 인간이 하느님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희망과 환희를 한껏 표현하는 것이다.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불꽃이여

천국의 딸이여

우리는 불에 취해

그대의 신성한 천국에 내가 발을 디디노라!”


연말을 맞은 인간들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착잡한 심정에 빠지게 된다. 연초에 계획한 것을 다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후회 등 이런 시기에 환희의 송가를 부르며 새해에 희망을 다짐하게 된다.

가톨릭 신자들은 성모 승천 축제를 지내며 이 작품이 주고 있는 하느님 찬미에의 초대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을 듣는 감동을 신앙 안에서 승화시킬 수 있다. 작가가 주제로 선택한 시편  제 150편은 성모님의 삶과 승천을 통해 드러나는 크리스챤들의 삶의 송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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