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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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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8.jpg

제 목 : 성탄 말구유
작 가 : 18세기 나폴리 작가들
크 기 : 15 X 6M
소 재 지 : 이태리 로마 성 고스마 다미아노 대성당

요한복음 사가는 서문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 14)라는 표현으로 주님께서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음을 알렸다. 콜로사이서의 저자는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콜로 1, 15)이라고 하셨기에 성탄은 우리 눈에 보이는 모습의 하느님을 친견(親見)하는 것이어서 초세기 부터 교회에서는 예수 성탄이 자연스럽게 민간신앙의 차원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제가 되었다. 또한 오늘날 로마의 지하묘지인 카타콤바에도 신자들이 박해로 숨어 다니는 와중에서도 그린 구유에 누운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말구유는 그리스도의 성탄을 알리는 것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였다. 예수님의 성탄에 대해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루카 복음에는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내용이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세주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루카 1, 10-11).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오셨기에 하느님은 너무도 우리를 닮으신 분이시며 친밀한 분이시라는 신앙은 인간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삼위일체 교리나 동정녀 잉태와 달리 친밀감을 주는 것이었기에 교회 안에 자연스럽게 정착하면서 신자들의 사랑받는 신앙표현이 되어왔다. 예루살렘 출신인 교황 테오도로 1세( Theodorus :642- 649)는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 주님이 누우셨던 구유를 로마에 새로 건축한 성모 대성당 (Santa Maria Maggiore)에 안치함으로서 교회의 인기 있는 공식 신심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 후 말구유는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가 적막한 한촌인 그레치오에서 성탄절을 지내면서 그곳 신자들에게 성탄의 의미성을 심화시키기 위해 다시 재현함으로서(성화해설 45번 :그레치오의 프레스꼬)이 신심이 더 심화되고 확대되어 오늘날 전 세계 크리스챤들은 자기 고유의 민족의상과 풍습을 도입해서 너무도 다양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말구유를 만들어 성탄의 의미성과 축제성을 더하고 있다.

이 작품은 18세기 나폴리 학파에서 만든 것인데, 당시 나폴리를 지배하던 스페인 부르봉 (Bourbone) 왕가의 찰스 3세(Charles)의 요청에 산 마르티노(Sanmartino), 스케티니(Schetini), 바살로(Vassallo), 고리(Gori), 모스카 (Mosca), 같은 작가들이 동원되어 제작된 것이다.

이 구유는 오늘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대형의 규모인데, 이것은 제작 목표가 성탄의 축제성을 강조하고자 한데서 연유하고 있다. 이 작품의 재료 역시 다양해서 나무, 테라코타, 도자기를 같이 사용해서 마치 연극 무대처럼 축제성의 다양한 모습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말구유는 두 가지 큰 목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는데. 첫째는 의미성이고 둘째는 축제성이다. 의미성은 신자들을 베들레헴 말구유 곁으로 초대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그리스도 강생의 깊은 의미를 심화하게 만들며, 오늘 대부분의 성당의 구유는 바로 이런 의미성 함양에 목표를 두고 있다. 말구유 경배를 통해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성탄의 의미를 시각적 차원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반면 축제성은 그리스도 탄생으로 인해 지상에 시작된 기쁨을 경축하는 것이며 “ 지극히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평화,”라는 천사들의 합창으로 시작되어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루카 2, 14. 20.)는 성서의 말씀대로 그리스도의 성탄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가져오면서 축제로 이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캄파냐 주의 수도로서 오렌지 가로수를 양 옆으로 한 끝없는 모래 해안과, 그 뒤에 자리 잡고 있는 베수비오 화산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의 기질 역시 지중해의 태양처럼 밝고 낙천적이어서 축제감각이 대단했기에 성탄도 의미성의 되새김 보다 축제화 시키는데 더 탁월한 감각이 있었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베들레헴 마굿간으로 집중시키는 것이 아닌 탄생의 기쁨이 온 동네 구석구석으로 펴져 나가 성탄이 거대한 축제로 표현되는 데 더 중점을 두었으며 이 작품은 바로 이런 목표를 정확히 겨냥하고 제작된 것이다.

인간의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어떤 종교도 이념도 아닌 지리적 조건과 기후이기에 나폴리 사람들은 심각한 것과는 거리가 먼 경쾌한 축제적 성격이 특징이라 이 작품 역시 교의적 내용의 전달이나 전례적 표현 보다는 성탄을 통해 나타난 인간적 기쁨의 전달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제작했기에, 이 작품을 바라보노라면 시편 150편의 마지막 부분 “숨 쉬는 것 모두 다 주님을 찬미하라”는 장엄한 초대가 들리는 것 같다.


무제-9.jpg

먼저 삼왕의 행렬이 등장하는데 삼왕과 시종들의 행렬은 전통적인 것처럼 단조로운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종까지 등장하는 대단한 행렬이다. 이 작품은 대작임과 동시에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는 대단한 규모이다.


무제-10.jpg

이 작품은 보통 구유 보다 몇 배나 큰 공간을 차지하는 만큼 등장인물 역시 다양해서 48명의 부인, 24명의 목동, 20명의 흑인 시종, 8명의 어린이, 22명의 장님, 직업에 있어서도 과일 행상, 물방앗간 주인, 포도 수확꾼, 피리 부는 사람, 백정, 어부, 여관집주인이 등장하면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축제임을 강조하고 있다.·

성서에는 목동들과 함께 있던 몇 마리의 양과 소들이 전부인데 여기는 한 마을의 모든 동물들이 다 등장하고 있어 다섯 마리의 황소, 한 마리의 송아지, 두 마리의 당나귀, 한 마리의 노새, 한 마리의 개, 두 마리의 염소, 스물 세 마리의 양, 비둘기, 새, 닭, 갓 부화한 병아리가 등장하면서 메시아가 오심으로 이룩될 지상의 변화된 모습을 예언하는 이사야서 (11, 6 - 9)의 말씀을 상기시킨다.

“늑대와 새끼 양이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 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
염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무제-12.jpg

전통적인 말구유가 주는 경건한 분위기와 달리 주님의 성탄이 이 세상 만물들에게 세상의 구석구석을 기쁨으로 채운 대단한 축제체험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기에 널부러지게 펼쳐진 다양한 공간에서도 가장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말구유이다. 그리스도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탄생하심이 모든 기쁨의 원천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성탄의 축제적 성격이 날로 더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시작된 성탄의 축제성은 교회안에도 스며들어 성탄을 더 빨리 경축하기 위해 대림절의 기다림을 줄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성탄의 축제성이 더해질수록 예수님의 모습은 더 퇴색하고 왜소해지는 것이 문제이다. 오히려 예수님이 성탄 축제에 가장 방해되는 인물로 여겨지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이름을 파는 축제로 변하며 정착되고 있는 슬픈 현실에서 이 작품이 주는 의미성은 대단하다.


무제-11.jpg

이 작품은 삶의 현장 구석구석에 퍼지는 성탄의 기쁨의 원천은 바로 그리스도임을 힘 있게 강조하고 있다. 삶의 축제적 성격이 극명하면서 축제의 핵심을 확실히 제시하는 것이 온 세상에 불을 밝히고 예수 없는 성탄을 즐기는데 불감증이 된 현대인들에게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광활한 무대 장식처럼 펼쳐진 이 작품은 세상의 구석구석을 다 보여 주면서도 세상에 함몰하지 않고 하느님께 목청 높이어 찬미하고픈 충동을 선사하고 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온아, 높은 산으로 올라가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예루살렘아, 너의 목소리를 한껏 높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높여라.
유다 성읍들에게, 너희의 하느님께서 여기에 계시다 하고 말하여라 ”(이사야 4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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