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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12:07

푸생-성가족

조회 수 8298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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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성가족 (1648)
작가 : 니콜라스 푸생 (Nicolas Poussin: 1594-1665)
크기 : 72.4 X 111.7cm 켄버스 유채
소재지 :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

성가족.jpg

진눈깨비와 비가 섞여 내리는 음산한 날 독일 베르린(Berlin) 미술관이 집중되어 있는 곳의 어느 지하철 근처에 이태리 남부 칼라브리아에서 온 학생들의 경쾌한 목소리들이 음산한 분위기를 깨트리며 생기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어 그 날씨는 산타 할아버지의 낭만에 빠지기에는 너무 생경스럽고 불편한지 표정은 그리 밝지 않는 것이 안쓰럽게 보여, 너희들 왜 이곳에 왔는지 물었더니, 한 학생이 준비된 것을 토해내듯 총알처럼 빠르게 대답한다.

"우리 이태리 민족의 자부심을 확인하기 위해 왔지요."

2차 대전이 끝난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이태리 사람들이 처음 몰려 든 곳이 바로 독일이라 독일인들의 이태리에 대한 감정은 그리 곱지 않다. 오페라의 대사처럼 경쾌한 이태리 말에 대한 질투심 때문인지 "앵무새처럼 지껄이는 인간"들이라 비하 하는 독일에 와서 자기 문화의 자부심을 확인하겠다니,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으나, 그 말은 옳은 것이 었다.

유럽이나 북미의 유명한 미술관에는 이태리 작품 앞에 몰리는 관객이 가장 많은 처지이고 이태리 작품을 제외하고 나면 어금니 빠진 늙은이 꼴이 된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인지 모르겠으나 일리가 있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작가는 프랑스인이었으나 로마적인 것에 대단히 심취해서 이태리와 고향인 프랑스를 왕복하며 살았고 생애의 대부분을 로마에서 보내면서 작품 활동을 했으며 여기에서 익힌 것을 고향인 프랑스에 이식해서 1630년부터 그의 명성은 유럽 전체에서 급상승했다.

그는 생애의 대부분을 로마에서 보냈으나 짧은 고향에로의 귀환에서 얻은 것은 당시 빠리의 상류사회 인사들과 깊은 교분을 맺게 되었고 이것은 그의 작품 제작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는 작품에 있어 대중적인 지지 차원의 거시적인 면모 보다는 자기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 역시 그와 지적인 관심을 공유했던 좋은 친구를 위해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의 제작 시기를 전후한 1643년에서 1653년 사이는 작가의 전성시기로 불리는 데 이 작품 역시 이런 면에서 작가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17세기 프랑스를 풍미했던 합리주의 정신을 완벽히 표현하고 있으며 구상의 명쾌함, 규칙의 준수 차원에서 아름다우면서도 보기에 편안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드러나는 그의 인물화의 특징은 시간을 초월하는 고요함과 인간적 척도를 넘어서는 장엄함의 무리없는 조화에 있다.

사진1.jpg

성가정에 대한 성서적 언급은 두말 할 것 없이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다음 내용이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한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 39-40)

성서 외에도 위경을 바탕으로 한 중세기 전설인 "황금설화"를 배경으로 하기도 한다.

이집트에서 피난살이를 끝내고 돌아온 성가족은 나자렛에 정착했고, 아기 예수는 나자렛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배경을 전형적인 로마식의 건축물로 설정했다.

위에 인용한 성서적인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 배경 설정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으나 로마적인 표현에 극히 심취했던 작가는 성서적 내용을 가장 무리없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로마적인 것이라 확신했기에 성서적인 바탕에서는 생경스러운 로마적인 배경을 도입했다. 작가는 로마적 표현은 주님에 대한 신앙을 살아가는 교회의 상징으로도 생각한지 모른다.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는 "하나요, 거룩하고 공번된 가톨릭 교회"의 상징은 바로 로마적인 특성인 엄격하리만큼 꾸밈없고 완벽한 로마적인 것으로 여겼기에 성가족의 배경을 로마적인 것으로 할 수 있었다.

더 없이 푸르고 맑은 하늘은 바로 로마적인 것과 성가족의 조화가 너무나 타당하고 어울림을 증언하면서 예수님의 세례 때에 하늘에서 들린 소리를 연상시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마르 1, 11)

사진2.jpg

일반적으로 성 요셉과 성 마리아, 아기 예수로 집약되는 성가족의 구도를 작가는 마리아의 사촌 언니 엘리사벳과 세례자 요한에게까지 확대시켜 작품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선 성가족에서 마리아는 최고의 정점에 있으며 엘리사벳과 요한은 아기 예수와 요셉의 대칭으로 성모님을 정점으로 한 피라밋 구도 형성에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성모님이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 받은 신앙의 여인이었듯이 엘리사벳 역시 늘그막에 아들 요한을 잉태함으로서 하느님 은혜로움의 상징이 된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루카 1, 25)

엘리사벳은 아기 요한의 어머니로 보기 어려운 늙은 여인의 모습을 통해 위의 사실을 증거하고 있으며, 그의 옷은 성모님이 입고 있는 붉은색과 푸른색과 다른 노란색을 선택함으로서 사촌간이란 혈연 이전 하느님의 부르심 안에서 이룬 영적 자매의 조화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성서에서 주님이 말씀하시는 새로운 가족 개념을 엘리사벳과 요한을 등장시킴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장면은 예수님의 선교 여행 중 성모님과 친척들이 주님을 찾아 왔다는 전갈을 받으셨을 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르 3, 35)라는 말씀의 극적인 표지가 된다.

세례자 요한의 시선은 아기 예수님을 향하면서 그분을 경배하는 모습이다. 그는 후에 자기가 세례를 베풀어야 할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음과 같이 가르쳤는데, 여기에서 바로 그분께 존경을 표시하는 몸짓이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닌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풀 것이다." (마르 1, 7-8)

사진3.jpg



수평적인 계단과 수직적인 거대한 기둥들이 차겁고 딱딱한 구도를 이루는 것과 달리 부드럽고 사람 냄새가 나는 구도가 바로 성가족에서 드러나고 있다.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성가족의 구도이다.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신 성모님은 여느 성가족의 성화에서의 모습과 같은 자세인데, 특징은 몸 전체로 빛을 받고 계신 것이다.

이것은 요셉이 그림자의 모습으로 있는 것과 대비되는데, 루카복음에서 가브리엘 천사가 예고한 하느님의 어머니로서의 "은총이 가득하신 분"(루카 1, 28)을 드러내고 있다.

성모님은 전체 구도에서 계단에 앉은 자세로 가장 높은 위치에 둠으로서 교회가 강조하는 성모님의 중개자로서의 위치, 즉 "하늘을 오르는 계단"이심을 암시하고 있다.

평범한 시각에서 볼 때 성 요셉은 너무 어두운 부분에서 어둡게 앉아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이나, 이것은 중세부터 항상 강조하던 성모님의 동정성과 성 요셉의 위치는 예수님을 육신으로 낳은 아버지가 아니라 양부(養父)이심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교회 전승에 나타나는 대로 요셉의 직업을 목수로 표현하기엔 요셉의 고귀성을 반감한다는 생각에 고민했던지 건축 기사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위대한 로마의 건축 문화를 창출했던 건축 설계사는 그 당시 문화에서는 노동 계급의 인상 보다는 정신적인 귀족의 풍모가 더 강했기에 작가는 요셉을 건축사로 그렸다.

사진4.jpg

성모님의 발치에 앉은 세례자 요한은 성모님의 무릎에서 요한의 경배를 받고 있고 요한은 아기 예수님께 사과를 봉헌하고 있다.

세례자 요한이 건네주는 사과를 받으려고 하는 예수님의 몸짓은 당신이 져야 할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시겠다는 승낙의 몸짓이며, 성부께 대한 순종의 표현이다.

사과는 창세기에 나타나고 있는 아담과 이브와 낙원을 상실하게 되는 범죄의 상징이며 주님께서 이것을 받으시는 것은 원죄에 빠진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을 맞아야 할 구원자로서의 주님의 사명을 암시하고 있다.

인류 구원자로서 세상에 오신 주님의 사명을 표현하고 있는 다음 성서의 말씀을 미리 예견토록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된 것입니다." (로마 5, 18-20)

사진5.jpg

사과 바구니는 별다른 의미성이 없이 아담과 이브의 범죄의 상징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로마식 건축의 엄격한 구도와 군덕지 하나 없는 구도 안에 성가족을 비치함으로서 진리의 중요한 표현인 간결성과 단순함을 극도로 표현해서 성가족을 통해 드러나는 구원자로서의 그리스도의 역할과 모든 은총의 중개자이신 성모님의 역할을 모범답안처럼 깔끔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설교의 장점 중 내용이 주는 감동도 중요하지만, 어떤 때 짧은 것이 매력있는 강론이란 평가를 받을 때도 있는데, 이것은 강론은 그 내용이 좋은 것이면서도 지루하고 따분하기에 짧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역설을 품고 있다.

이런 면에서 성화는 너무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강론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작품은 바로 이런 면에서 성가정의 의미성을 너무 정확하면서도 간결히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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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새벽길 2012.03.31 09:49:17
    성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 주신 신부님께 늘 감사드리며
    담아가겠습니다.^^
  • ?
    홈페이지 에디따 2012.03.31 09:49:17
    가을이 왔는가봐요 아침이 서늘해요.
    건강하시길 빌며 감사히 읽고 옮겨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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