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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델라 롭비아 : 아기 예수님의 경배

by 이종한요한 posted Dec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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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기 예수님의 경배 (1435- 1525)

작    가 : 안드레아 델라 롭비아(Andrea della Robbia)

재    료 : 테라코타

소재지 : 이태리 라 베르나 성 프란치스코 성지

 

   작가는 피렌체 출신으로 테라코타(Terra cotta)를 소재로 한 성미술, 특히 성모자나 세례 반을 많이 제작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었고, 자식들에게 이것을 전수시키면서 계승하여 이 방면의 대가로 인정받는 가문을 만들었다.

 

   피렌체 공국에서 르네상스의 영향이 절정기에 만들어진 이 작품들은 간결한 가운데서도 회화나 조각이 강조할 수 없었던 부분을 표현함으로서 독창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작가는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원초적인 표현과 함께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표정과 자세를 통해 르네상스인들의 기질에 맞는 하느님의 작품으로서의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재현했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흰색과 하늘색을 바탕으로 한 표면은 더 없이 깨끗해서 천상의 분위기를 풍긴다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은 아무 꾸밈도 없는 민낯의 인물들이 보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표정이 단조로운 색조에 들어오면서 천상적인 분위기로 관객들을 유도하고 있다.

 

   하늘색과 희색의 단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채색된 화환이나 간결한 무늬로 틀을 장식함으로서 작품의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풍요로움을 더해 주고 있다.

 

   예수님의 성탄 사건을 전하고 있는 복음은 마태오와 루카인데,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탄생 고지(마태1,18-25)에 이어 동방박사들의 방문(마태2,1-12) 일화에 이어 이집트에로의 피신과(마태2,13-15) 무죄한 어린이의 학살 (마태2,16-23)을 전하고 있는데 비해, 루카 복음은 2장에서 예수 탄생과 천사들이 목동들에게 탄생의 소식을 전함과, 목동들의 방문을 직접 보도함으로서 마치 예수 성탄의 현장 취재와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2,14)라는 예수님의 탄생 때 있었던 천사들의 찬양을 강조하면서 예수 성탄의 현장 묘사의 인상을 주고 있다.

  

  다른 작품에 어련히 등장하게 마련인 성 요셉, 목동들, 삼왕들이 전적으로 배제되어 구세사의 주인공인 아기 예수와 마리아의 역할이 한층 더 강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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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과 지상을 구분하는 인상을 주는 듯 한 구름을 기선으로 위에는 하느님과 천사들이 아래는 성모자가 있다.

 

   그 중간에 오늘도 대영광송으로 바치는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는 글씨를 천사들이 들고 있다.

 

   성부는 노련한 군주의 모습으로 지상에 이루어진 일들을 축복하는 듯 손을 들고 계신다.  그 아래 항상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가 어머니인 마리아의 옆을 날고 있다.

 

   성부를 위시해서 일군의 천사들의 시선은 한결같이 지상 말구유에 강림하신 아기 예수님을 향하고 있다.

 

   성부의 주위에는 천사 중에서도 어린 천사인 푸티(Putti)들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아기 예수님을 보기 위해 고개를 내민 모습이 더 없이 귀엽고 정감적이다.

 

   모두 마음을 모아 지상에 강림하신 성자 예수님을 바라보노라 더 없이 정적인 표정인데 반하여, 성령만이 움직이는 표상으로 계신다.

 

   교회는 바로 성령의 인도에 의해 움직여야 하며 그러기에 교회는 끊임없이 변화해야한다는 교회가 지녀야 할 변화에 대한 동적인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어느 종교가 다 그렇듯 종교가 기득세력이 되고 나면 자기를 지키고 과시하기 위한 체제나 규범을 만들게 되고, 여기에 안주하게 되면서 생기를 상실한 집단이 되고 만다는 것에 대한 교훈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성령은 예술과 학문에 대한 피렌체 인들의 건강한 태도를 암시하고 있다. 당시 피렌체 공국은 르네상스 운동을 통해 그리스도교 문명에 의해 잊고 지내던 희랍 철학이나 예술을 재발견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간의 표현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으니, 나름대로 성령의 인도가 창의성의 표현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아기 예수님은 어머니의 보호 아래서 행복해 하는 여느 아기처럼 누워계시는데, 그 시선은 관객을 향하고 있다.

  

  보통 아기라면 자기를 사랑으로 응시하고 있는 어머니를 바라봐야 하는데, 아기 예수님은 다르다. 이것은 예수님의 구원 의지의 암시적 표현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바로 어려움 속에 있는 인간들을 구원하시는 것임을 파격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자기를 응시하는 모든 시선을 배제하고 관객 쪽에 시선을 두고 계신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인간을 구원하시겠다는 뜻은 인간들을 교화시켜 모두 하늘나라로 불러올리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분의 갈망은 지상에 하늘나라를 건설하시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그 분은 인간의 모습, 누구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의 모습으로 오신 것이기에 하느님과 천사들은 이 큰 사명 완수의 첫발을 내디딘 성자 예수의 모습을 지극 정성의 태도로 응시하고 있다.

 

   아기 예수님은 이 땅에 여느 아기들처럼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으실 수 있는 그런 모습이다. 위로, 평화, 사랑, 기쁨, 희망 모든 것이 집약된 모습이 바로 아기의 모습이고 이것이 또한 하느님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은 더 없이 간결하면서도 위엄이 있다. 얼굴과 손 등 드러난 부분에는 어떤 장식이나 기교도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요, 만왕의 왕이라 일컫는 분의 모습으로는 너무 소박하다.

 

   이것은 15 세기 르네상스 작가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당시 피렌체 공국은 예술과 학문에 관심이 있는 메디치 집안의 후원으로 상당한 수준이 되었으며 종교적인 또는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예술에 대한 기대가 커짐으로서 여러 새로운 주문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의 황금 시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피렌체 대성당을 설계한 브르넬리스키는 이전의 그전까지 유럽을 지배하던 고딕식 건축과 전혀 다른 르네상스 건축으로 피렌체를 예술의 도시로 만들었으며 작가와 함께 15세기 후반에 활동한 보티첼리는 그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신 플라톤적 이상인 아름다움의 세계를 열어 그의 대표작인 비너스의 탄생이나 이 아니더라도 동방박사의 경배성모찬송에 있어서도 더 없이 웅장하고 화려한 기법을 사용했으며 이것이 인간적인 모든 것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르네상스의 정신적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는 극도의 절제된 기법으로 구세주의 성탄을 표현했다. 말구유, 건초 더미에 누워계신 구세주 예수님의 모습은 소박하긴 해도 더 없이 정갈스럽고 우아한 기품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모든 등장인물이 아기 예수님을 바로 보고 있고 성모님의 그 대표인 것처럼 큰 모습으로 우리 앞에 무릎 꿇고 계신다.

 

   이것은 초대교회의 전례 찬가였던 필리피서의 다음 말씀을 연상시킨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필리2,6-7.10-11)


   현대의 성탄은 너무 기름지고 소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 장식도 세상과 경쟁을 하듯 더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변화되면서 성탄의 조용함이 아쉬운 처지가 되었다.

 

   이 작품은 성 프란치스코가 오상을 받은 성지인 라베르나 성당에 모셔진 것이다. 프란치스코의 가난과 겸손의 상징처럼 소박하고 단순한 이 곳에 모셔진 이 작품은 기름지고 요란한 냄새를 풍기는 오늘의 교회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베틀레헴을 연상시키는 조용하고 포근한 성탄의 진면모를 일깨우고 있다.


   아기 예수님은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초대를 하고 계신지 모른다. 성탄의 진면모는 힘겨운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인간들과 함께 하시기 위해 예수님이 가장 부담 없는 모습으로 오신 것이라면 아기 예수님이 우리에게 다음 말씀을 하실 것이다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마태11,28)


이스라엘 성지관구 소속의 프란치스코회 알렉산드로 수사

다음의 아래 사이트 주소를 누르시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_z_bE6b-W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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