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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신앙의 우의화(1670 : The allegory of Faith)

작가 : 얀 베르메르 (Johannes Vermeer : 1632~1675)

크기 : 켐퍼스 유채 (114.3 X 88.9cm)

소장 :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진 전체.jpg

 

 

근래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대표되는 작가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주로 중산층 사람들의 실내 생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남겼으며, 작가 생전에 이미 네덜란드에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작가는 태어나면서 부모의 종교에 따라 화란 개혁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개신교 신자로 신앙생활을 하다가, 가톨릭 신자인 여인과 결혼하면서 가톨릭으로 개종하게 된다.

 

그전까지 작가는 중산층의 평범한 분위기에서 아늑하고 기품 있게 살아가는 여성들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으나, 이 작품은 그가 개종하면서 남긴 것이어서 그의 심화된 신앙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화란의 개신교 신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신적인 기질이 적은 편이었으나, 그래도 신앙의 표현에 있어 가톨릭과 다른 점이 많았기에 작가는 개종 후 자신의 새로운 신앙을 정리하고픈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런 면에서 자신의 개종으로 시작된 새로운 신앙 고백이라 볼 수 있다.

 

무역과 식민지의 개발로 한껏 경제적인 성장을 이룬 화란 사회는 자연스럽게 예술에 대한 관심을 키우게 되었으며, 이런 와중에서 알레고리(Allegory)에 관한 유명한 저술인 체사레 리파(Caesare Ripa: 1599)이코노로지아(Iconologia)’가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회화적인 표현을 우상숭배로 치부하여 기피하는 개신교와 달리 신앙의 중요한 내용들을 상징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었다.

 

성서에서도 신앙의 내용을 더 정확히 표현하기 위한 상징 언어를 많이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주님께서는 자신을 착한 목자에 비기신 것이나,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표현은 상징 언어를 사용하여 신앙의 내용을 우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15세기 말부터 16세기 중기의 유럽에서 이 알레고리는 하나의 유행을 낳아서, 유채, 판화, 타피스리 등의 장르에서도 많이 제작되었다.

 

작가도 이런 도식에 의해 자기가 새로 선택한 가톨릭 신앙을 우의적인 방법으로 표현했다

 

 

   사진 1.jpg

 

순결과 진실의 상징인 흰색과 푸른색의 옷을 입은 여인이 대형 십자가 상본을 배경으로 앉아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행동은 그의 신실한 신앙심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은 오늘 벨기에 안드워프 출신의 화가 야곱 요르단스(Jacobs Jordans)가 그린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여서 이 여인의 신앙이 그리스도 중심적인 건강한 신앙임을 표현하고 있다.

 

여인의 옷매무새나 왼편에 드리운 우아한 고급천의 커튼은 이 여성이 지니고 있는 사회적인 지위나 안정성을 말하고 있으나 그녀는 여기에 도취되어 안주하지 않고, 더 높고 고귀한 삶을 살고픈 욕구를 신앙으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여인의 흰색과 푸른색의 옷은 신앙인의 기본인 순결을, 책상위에 놓인 신약성서, 십자가와 금잔은 말씀과 성찬으로 이루어지는 가톨릭 신앙의 내용을 상징하고 있다.

 

  사진 2.jpg

  

 

여인이 왼팔을 기대고 있는 고급 탁자에는 십자가와 성서, 그리고 성찬례에 사용하는 고급 성작이 놓여 있다.

 

작가가 몸담고 살았던 개신교에서는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른 모든 것은 배척하는 처지였기에, 몸채 있는 십자가나 성작은 신앙의 순수성을 흐리게 만드는 우상숭배 차원의 물건으로 치부되어 기피대상이었다.

그러나 가톨릭으로 개종한 작가는 자기가 새로 받아들인 가톨릭 신앙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성경과 함께 성작과 십자가를 나란히 비치하면서 말씀과 성찬을 강조하는 가톨릭 신앙의 특성을 표현했다.

 

성찬 교리는 모든 크리스챤 형제들에 서로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가톨릭의 성찬 교리, 즉 화체설(化體設)은 중세기 교회와 성직자들이 부패함에 실망해서 이탈하는 신자들을 붙들기 위해 정착된 교리이며, 개신교파들은 나름대로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대로 그리스도의 최후만찬의 기억을 재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오늘 가톨릭과 개신교에서는 성찬 교리의 차이점은 별 반대나 비판 없이 수용하는 처지이나 중세기 필요성에 의해 정착된 성체 교리 보다 크리스챤들의 일치를 위해 더 성서적 공감대를 공유할 수 있는 성찬신학이 나와야 할 것이다.

 

 

 사진 3.jpg

 

 

여인의 아래 편 아름다운 돌로 장식된 바닥에 흉물스러운 뱀이 큰 돌에 짓눌린 채 고통스런 모습으로 있다

 

바닥에 보이는 붉은 색깔의 피는 이 뱀이 무거운 돌에 짓눌리는 과정에서 받은 상처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뱀은 더 이상 독을 품으면서 사람을 해칠 수 없는 무력한 처지가 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피를 흘리며 바닥에 깔려 있는 이 독뱀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 공로의 결과로 악의 세력을 추방한 것을 연상시킨다.

 

탁자위에 놓인 십자가와 여인의 등을 장식하고 있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우리 인간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려 멸망의 길로 인도하는 악의 세력을 꺾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였기에, 그리스도의 구원 능력을 상징하고 있다.

 

한 사람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은사의 경우는 범죄의 경우와 다릅니다. 사실 그 한 사람의 범죄로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은혜로운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서 5 : 12, 15)

 

당시 화란은 가톨릭과 개신교가 공존하는 처지였지만 갈등이 없지 않았기에 작가는 개종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해야 하는 호교론적인 사명감도 느끼던 처지여서 이 작품은 가톨릭으로 개종한 작가의 신앙고백으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 화란 사회는 상업과 무역의 발달로 대단한 부를 축적한 시대였다. 이런 시기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은 안일과 타락으로 이어지는 삶이었으나, 작가는 신앙의 가치가 인생에서 최상의 것이기에 물질적인 풍요가 주는 안락에 안주하지 않고 더 승화된 삶을 살고자 했을 때, 삶의 질은 더 없이 고양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

 

주인공 여자는 이런 고급 삶을 살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모델로 제시되면서 시편의 다음 구절을 생각게 한다.

 

좋으니이다 지존하신 님이여

주님을 기려 높임이 그 이름 노래함이 좋으니이다.

아침에는 당신의 사랑 밤이면 당신의 진실을 알림이 좋으니이다.

의인은 팔마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체드루스처럼 자라나리니,

주님의 집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이리다.

늙어서도 그들은 열매를 맺으며 진기 있고 싱싱하오리니,

그들은 주께서 얼마나 바르심을 내 바위 당신께는 하자 없으심을 널리 알리리이다.”(시편 92 : 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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