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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크리스마스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Aug 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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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크리스마스

 

사월은 슬펐다

오월은 억울하여

유월은 통곡하고

칠월엔 말라버린 눈물이 소금이 되었다.

 

인간의 탐욕이 저지른 참사

무능과 무책임 앞에 가려진 진실

수없이 찾았건만 돌아온 건 무량한 허망

천명의 음성을 피해 달아나는 양심 앞에

사명의 목소리는 준엄하다.

 

묻어두기엔 너무나 그릇이 작다

팽창하는 원전의 핵폭발처럼

더 이상 담을 수 없어

결국엔 소름끼치는 노심의 용해

사람의 힘으로는 덮을 수 없는 재앙이 되었다.

 

여기 저기 들리는 건 죽음의 소식

죽이는 힘 앞에 놓인 연약한 생명들

광기어린 전쟁 앞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간 영혼들

인류가 자멸과 공멸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나!

 

이 땅에 평화와 기쁜 소식은 없는가?

불볕에 타는 초록들은 가을을 준비하는 과정인가!

침묵하기엔 가슴이 터진다.

 

팔월의 크리스마스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의 탄생을 기도한다.

정배가 되고 형제가 되고 어머니가 되어

그분을 지금 여기에 낳아 줄 사람

통합과 육화의 도구가 되어 줄 사람을 주시기를...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

 

어둡고 덥고 습기에 찬 여름의 한 복판에서

헌신과 관용을 통해 꽃을 피우고

흡족한 눈물과 오랜 소망을 통해 마침내 터트리는 꽃망울이 되어라

 

자신의 놀이가 혼자만을 위한 놀이가 아닌

누군가를 살리는 놀이가 되도록,

생명을 주는 놀이가 되도록,

그 놀이에 전념하여라.

 

거기에 또 다른 성탄,

팔월의 크리스마스가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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