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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시간에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Nov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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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시간에

존재의 밑바닥까지 아픈 금을 입히는 손길
천만가닥의 파문을 일구어 버린 은빛의 작은 돌 하나
상처를 입고 움츠러들기를 잘하는 영혼
상처와 치유

밤은 치유의 시간이다.
잠자리에 누워 그 날의 자기를 만나 건강을 진맥한다.
어수선한 일과의 끝 순서에서 측은한 자아를 만나
뉘우침과 피로로 얼룩진 거울을 닦으며 간절히 아뢴다.
가장 낮은 목소리로 그분을 부른다.

주님, 제 영혼이 여기 있습니다.
온갖 은총으로 한결같이 돌보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밤 이슥히 불을 끄고
비로소 손을 잡는 나의 영혼
주님의 영께서 커다란 왕진 가방을 들고 회진을 시작하신다.
더운 머리에 서늘한 손을 얹어 주시고
답답한 가슴들에게 웃옷의 단추를 풀어놓으신다.
침침한 시력이 부담 없이 편안해지고
막혔던 말들이 거침없이 풀려 나온다.

하루를 돌아본다.
만남의 홍수
실타래처럼 뒤엉킨 관계들의 포화를 뚫고
용케도 이 푸근한 휴식의 품속까지 올 수가 있었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시작과 끝마침을 묵상한다.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을 미리 보며
내일의 나의 일상을 조율한다.

지금은 쉽니다.
이 편안함을 감사 드리며
나를 사랑하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주여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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