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4.06.25 17:27

하늘 정원에 피는 꽃

조회 수 29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하늘 정원에 피는 꽃 (신안 지도공소 고사마을의 다섯 자매의 삶을 보며 )

1
어느 날
하늘 정원에 꽃들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꽃들을 보려고 거기에 갔습니다.

여름날 강인한 열정으로 피어나는 노랑 나리꽃
순백의 송이로 환하게 웃는 함박꽃
가을 하늘 아래 깨끗하고 수수하게 피는 들국화
보랏빛 눈망울에 맑은 이슬담은 물망초
고사리 손에 핀 빨간 채송화

꽃들은 다투지 않고
저마다의 색깔과 진한 향기로 창조주를 찬미하면서
생명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2
나는 그들의 염원과 진홍의 사랑과 전율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생명의 충일로
마침내 가슴을 쪼개고 마는 석류의 파열 속에
유리를 입힌 듯 반짝이는 붉은 홍옥들의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3
한 개비 성냥으로 능히
지옥의 불바다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불씨
죄의 끈질긴 유혹과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4
사랑하는 건 부끄러운 감정이 아닙니다.
속으로만 삭이던 말을 밖으로 내 보내도 괜찮습니다.
슬픈 여인들의 얘기가 어디 한두 가지에 그치겠습니까?
슬픔속의 종자 같은 그녀들의 내심에 핀 지순한 소망의 꽃잎들
속마음을 비추는 벌거벗은 촛불 앞에
미사가 끝난 후
텅 빈 성당의 쓸쓸한 제대 같은 모습이 고요히 비쳐 오는 시간을 압니다.

5
생명을 낳은 모성이여!
가시덩굴에서 피는 장미를 보십시오.
눈부신 그 기쁨을 보십시오.
빛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기쁨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자유도, 예술심도, 상냥함도, 기도의 말들도
그리고 달과 별들도 친구들도 남아있고
소중한 시간과 여기에 더하여 사랑하는 사람이 남아있습니다.

결코 실망하지 않는 가슴들이여!
밤사이에 떨어지는 나뭇잎의 건조한 작은 음향에도 무심할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의 살결이여!

그대들이 치른 산욕의 수고,
절대의 진통으로부터 하나의 생명을 품어내던 그때
어두운 육체에서 온통 빛투성이의 축복이 커다랗게 소리치던
모성의 영광을 기억하십시오.

6
얼마쯤은 늘 상처 입은 가슴
한 번씩 손이시린 노여움과 덤불이 탈 때 같이
뜨거운 혼란에 휘말리는 그대들의 비애
그대들의 눈물
불면의 밤을 보내던 날
창문을 때리던 빗줄기의 그 사나운 주먹질에도
삶의 애환과 무게를 돌아보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인색한 저울로 사람을 달아 따지는
이반과 몰이해의 사나운 돌팔매들이 부산히 바람을 가르고 다가올 때
아무도 이를 막아줄 방도를 찾을 길 없어
하늘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향을 올리던 일을 잊지 마십시오

7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옷섶 가득히 가장 맑은 눈물을 담아 보내고
부디 다함없는 축원의 기도를 드리십시오.
자신의 체온으로 얼어붙은 영혼을 녹여주려는 꽃들이여!
주고 또 주어도 매번 줄 것이 모자라는 헌신에의 조바심
동반의 여정에 부축의 손길로
생명을 품어 기르는 그대들이 있어
아직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0 존재의 위치 존재의 위치   네위에 있으면  = 1 네곁에 있으면  = 2 네밑에 있으면  = 3 이마르첼리노M 2017.08.23 898
299 종교간의대화 T.그리스도의평화 전 이번 가정방문(휴가)때 비슬산 자락에 있는 법왕사라고하는곳에 다녀왔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백고좌대설법회가 있어서 였습니다. 약100... 일어나는불꽃 2014.09.29 1558
298 종교문화간 대화 최근 동영상 사진-독일편 종교문화간 대화 최근 동영상 사진-독일편 -무슬림 크리스챤 대화 모임 독일 본 Evangelical Academy -수도원 사원 문화 기행 가톨릭 작은형제회 수도회 복자 둔... 대화일치영성센터 2009.06.09 7768
297 종교문화대화 그리스도인 일치 관련 사진과 동영상 대화일치 관련된 더 자세한 소식을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대화일치 영성 자료실 카페 http://cafe.daum.net/dialogueunity 와 홈페이지 영어와 이태리어 란에 올... 대화일치 2009.04.05 6965
296 종돌이 악양 수도원에서 나의 소임은경리 외에 기도할 때 종치는 것이다.악양 수도원에서 2년가까이 종을치면서 종에 대한 배움이 있었음을.사람이 종을 치고 종에서 소... 일어나는불꽃 2022.10.30 393
295 종신서원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평화와 선! 지난 6월 15일 예수성심 대축일에 홍 안젤라 자매의 종신서원식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귀한 발걸음으로 축복 가득한 ... 양평 글라라 수도원 2007.06.21 7378
294 좋은 사제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이 글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본인의 친구 장 스테파노 형제님이 본인에게 보낸 것인데, 서로 나눌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 형제의 허락을 받아 올린 것입... 1 이종한요한 2015.12.03 1518
293 좋은글... 호수 2009.06.06 7994
292 좋은하루 되세요 안드레아 2009.06.10 6580
291 죄가 드러나는 곳엔 진리가 있다. 죄가 드러나는 곳엔 진리가 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죄를 짓는 자는 누구나 죄의 종이다.” (요한 8,32, 34)   나는 진리이신 분... 이마르첼리노M 2020.06.07 470
290 죄송한 연락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 이 요한 신부입니다 초대드린 심성술 박사님의 &quot;고틱 건축 산책&quot;은 강의 장소인 교육회관의 인터넷 케이블 선 관계로 강사가 준비해 온 ... 이종한 2011.09.18 8658
289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사람이3일을 수돗물로 의지하면 정신이 몽롱하고 두통이심하며 목이 따끔거립니다.판단력이 상실되며 모든희망을 앗아갑니다.지난 1년넘는시간동안 배... 작은소금 2008.08.16 5134
288 주님의 기도와 내 기도의 성찰 주님의 기도와 내 기도의 성찰      아버지의 이름        내 이름           포장된 거룩함, 자만심, 자랑, 스스로 높임 아버지의 나라         내 나라 ... 이마르첼리노M 2020.07.28 506
287 죽 배달 죽 배달   우렁각시가 가져온 맛조개 한 자루 정갈하게 살을 발라 냄비에 담고 찹쌀 한 줌 불려서 죽을 끓인다.   양파 하나 마늘은 몇 쪽 요리저... 이마르첼리노M 2017.08.11 1591
286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 (찬미) 죽으면서 부르는 생명의 노래 (찬미)   나는 처음부터 하느님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관계를 시작하는 열... 이마르첼리노M 2020.11.02 365
Board Pagination ‹ Prev 1 ...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