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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준 여백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May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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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준 여백

 

내가 운전대를 잡고

내가 경영하던 삶,

그렇게 살다가는 미래가 없다고 하시면서

주님께서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신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뒤덮던 하늘이

안경 알을 닦은 것처럼 맑아져

푸른 하늘과 초록들의 얼굴에 담긴 미소가 보였다.

 

분주하던 일을 놓고 내 안을 들여다보니

가면을 쓴 얼굴이 보이고

보이기 위한 가짜들이 보였다.

 

허물어진 곳에 희망이 꽃피도록

내면의 붕괴를 놓아두었다.

주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하고 무능한 나를 보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내가 마련할 수 있는 자원이 고갈되어 어쩔 수 없게 만든 코로나가

더 큰 품으로 품으시는 아버지를 바라보게 하였다.

내가 경영하던 삶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내가

참된 경영자를 찾도록 한 것이다.

 

자신의 힘없음으로만 할 수 있는 변화

자신의 통제를 아버지께 넘겨드리는 일은 그렇게 마련되었다.

밖으로만 쏟던 에너지를 안으로 모으면서

떠나보내기를 연습하고 있다.

 

간절한 바람이

내 것으로 만든 앎을 비우고

막혀있는 가슴을 열고

방어에만 익숙하던 몸을

아버지께 맡겨드리라고 속삭였다.

 

잘못된 인식과 여러 형태의 악습과 죄,

생명을 담보로 할 만큼 위험한 대수술을 눈앞에 두고 근심하는 나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코로나가 만든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이 나를 바꿔놓도록 허락하라고


2020, 5,28 연피정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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