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7.14 13:21

인류의 고통 앞에서

조회 수 5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인류의 고통 앞에서

 

인류 앞에 대재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염병

가뭄과 대홍수, 지진, 태풍,

그리고 도처에서 발생하는 살인과 방화와 침략전쟁,

무고한 사람들의 투옥과 인신매매,

엄청난 악이 자행되는 세상에서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비참한 현상 앞에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

정의롭고 자비하고 선하신 하느님께서 존재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왜 방관하고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재해를 일으키시는 하느님

여러 가지 인간사에 뛰어들어 잘못을 바로잡고 정의를 실현하는 하느님

급할 때마다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하느님

인간의 무지와 악으로 빚어지는 온갖 공백을 메워주시는 하느님

과연 그런 하느님이 계신가?

그리고 그런 분을 믿는가?

 

못하는 일이 없이 만병통치처럼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앞에

온갖 제물과 재능과 시간을 바쳐 거기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분이 지키라고 했던 많은 율법과 규정들을 잘 지키면

그 보답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고 믿고 있지 않은가?

 

나는 이러한 질문들 앞에 딜레마에 빠져

어리둥절하고 실망스러운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만사를 당신 뜻대로 하는 전능하신 하느님과

자비롭고 선하신 하느님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고심한 끝에 하나의 통찰을 얻었다.

하느님께서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탱하도록 하시는가?

하느님께서 당신이 만드신 세계와 온전히 결속되어 고통받는 것들과 함께하신다면

그리고 그 고통을 당신도 몸소 겪으시면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면

이 세계의 고통을 새롭게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피조물들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로마 8,22)

 

고통의 신비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스스로 아픈 현실에 동참하고

인간의 고통에 우주적 목적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를 그토록 힘든 상황에 내던지는 것처럼 보이는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고통이 하느님의 고통이라면 우리는 어떠한 결함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하느님이 우리와 하나가 되는 줄을 안다면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통하여 나아가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나는 십자가를 진 사람들과 함께 걸으시는 하느님

인간의 고통을 멀리서 바라만 보시는 분이 아니라 어떻게든 우리를 위하여 우리와 함께

우리의 고통을 나누시는 분이시라는 확고한 믿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분께서는 나와 함께 나를 통하여 그 일을 하고자 하신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하느님의 파트너가 되었다.

나에겐 하느님이 전지전능하신 분이 아니라

나의 협력이 필요한 조금 모자란 하느님이 더 좋게 다가왔다.


고통받는 하느님과 고통받는 영혼의 만남,

고통받는 사람이 고통받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고통받는 하느님만이 고통받는 사람을 구원할 수 있다.

이 깊은 구렁을 통과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참된 자비는 즐거움보다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써 드러나는 신비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든 인류의 대재앙 앞에

하느님은 인류의 고통과 함께하시는 분이시며

우리보다 먼저 십자가를 지고 가신 그 길을 따라

우리도 십자가를 지는 법을 배우도록 초대하신다.

그러므로 고통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돌보는 법을 배우는 교과서이다.

자신의 무능과 실패와 좌절, 그로부터 나오는 수치를 함께 나누어 가지는

십자가의 예수님 앞에 굴복하고 그와 하나 됨을 경험하면서

묶여있는 모든 것들에게서 풀려나는 해방을 배우기 때문이다.

 

험한 과정을 통과한 사람들은 견딤과 의미,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

측은한 마음으로 더 큰 세상, 더 큰 관계로 나아간다.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눈물이 범벅된 여기에

너무나 슬프고 아픈 아름다움이 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5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인과 응보적 틀에 묶여 사는 나의 사고와 가치를 드러냅니다. 그런 시각으로... 이마르첼리노M 2023.11.11 290
1424 회개 - 변화의 내적 움직임 회개 - 변화의 내적 움직임   내가 변하면 하느님이 나를 사랑해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면 내가 변하게 됩니다.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시기에 ... 이마르첼리노M 2023.11.09 105
1423 경험된 지식은 기쁨에 찬 가난과 겸손으로 얻게 됩니다. 경험된 지식은 기쁨에 찬 가난과 겸손으로 얻게됩니다.   가난을 내려가는 일과 내려놓는 일로, 겸손을 허용하는 일과 놓아주는 일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내가 객... 이마르첼리노M 2023.11.07 186
1422 15.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기 15.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기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가능성은 우리와 함께 한다. 어느날 죽음이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 김상욱요셉 2023.11.07 144
1421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회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스스로 회개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를 사람의 생각에 가두는 모습입니다. 기도의 ... 이마르첼리노M 2023.11.04 206
1420 회개 - 준비하고 깨어있는 자들이 누리는 현재의 행복 회개 - 준비하고 깨어있는 자들이 누리는 현재의 행복   11월에 자주 듣는 말씀은 종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미래에 있을 종말을 염두에 두고 사는 이들에게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1.02 235
1419 14. 당신 스스로 "작은 규칙"을 세우기 14. 당신 스스로 “작은 규칙”을 세우기 잭 콘필드는 한 영적 스승에 대해 글을 썼다. 그 스승은 자신이 발산하는 아름다운 믿음과 따뜻함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 김상욱요셉 2023.10.29 213
1418 영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영의 인도를 받지 않으면     깨닫기 전에 성서를 읽으면 성서를 통해 나를 보지만 깨달은 후에 성서를 읽으면 성서를 통해 너를 본다.   회개한 이들이 성서를 ... 이마르첼리노M 2023.10.29 460
1417 하느님을 아버지로 아는 사람들 하느님을 아버지로 아는 사람들   믿는 이들의 최종 목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신비로 상호 존중과 자유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달... 이마르첼리노M 2023.10.24 177
1416 13. 유머가 부드럽게 만드는 자리를 환영하기 13. 유머가 부드럽게 만드는 자리를 환영하기 페넬로페 롤란드스가 편집한 작품 ‘Paris Was Ours’에서, 기고자들은 외국에서 온 작가들이 프랑스에 살 때 만나는 ... 김상욱요셉 2023.10.23 218
1415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기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기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눈으로 구약성서를 읽지 않으면 해석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구약성서에 나... 이마르첼리노M 2023.10.23 271
1414 12. 당신의 경신 의식을 확장하기 12. 당신의 경신 의식(rituals)을 확장하기 이 내적 작업에서 우리가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것은 우리 삶에 대한 인식을 ... 김상욱요셉 2023.10.14 202
1413 11. 당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들과 성장 경계 발견하 11. 당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들과 성장 경계 발견하기 한 영적 스승이 제자에게 말했다. “너는 지금의 너로서 거의 완전하다. … 그리고 너는 약간의 성장... 김상욱요셉 2023.10.06 346
1412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우는 학교 (성프란치스코의 축일에)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우는 학교 (성프란치스코의 축일에)   내어 주는 만큼 기쁘고, 내려가고 내려놓을수록 풍요로워지고, 허용하고 놓아줄수록 자유로운 신... 이마르첼리노M 2023.10.04 268
1411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내어주시는 하느님과 같은 방식이 아닌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끝납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선은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 방식입니다. 나는 내... 이마르첼리노M 2023.09.29 17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