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회개 (속죄양을 만들기를 멈추는 것)

 

떠넘기려는 마음이 만든 속죄양

인간의 역사는 속죄양을 만드는 역사였다.

자신의 죄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해서

부당하게 만들려고 하는 욕구는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것이 폭력이다.

이러한 폭력은 폭력을 낳고 그 폭력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가 되었다.

눈은 눈으로, 앙갚음의 반복, 그것도 갑절로 갚으려고 싸우는 역사였다.

거기에 더하여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은 이 땅에 평화를 전쟁의 역사로 만들었다.

 

악을 악으로, 힘을 힘으로, 폭력을 폭력으로 갚으려는 정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인류에게 재앙이 된 것은 하느님이 하신 일이 아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되신 예수께서는 이러한 폭력 앞에

연약하고 무력하게 십자가에서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다.

힘이 없어 마지못해 내놓은 생명이 아니다.

폭력을 종식 시키는 현장에는 희생양이 되어 자신을 내어놓는 생명이 있다.

폭력을 비폭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난을 전가할 필요성은 우리에게 정직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의 관계들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진실이 왜곡되거나

거짓말과 합리화, 탓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지 놀랍도록 경험한다.

자기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자기중심적 망상이야말로

흔히 타인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다.

속죄양을 만드는 사람은 타인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자신만 모른다.

자신의 명분을 내세우거나 자신은 언제나 진실하고,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루가23,34)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다. 이런 면에서는 천부적이고 천재적이다.

이런 면에서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바오로 사도의 말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예수께서는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도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회개를 한다는 것은 이러한 속죄양을 만드는 일을 멈추는 일이다.

정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깨끗한 양심으로 진실을 말해야 한다.

기도와 자선과 단식을 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왜냐하면, 피 흘리는 관계를 지속하면서 자신만 의롭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는 이들이 신앙이라고 하는 틀 속에 은폐하는 것이

속죄양을 만들면서도 아닌 척하는 것이다.

그것이 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예수께서는 우리의 거짓을 드러냄으로써 모두가 볼 수 있게 하셨다.

그분은 십자가에 달리셔서 그 모든 비극 속에 들어있는 거짓을 볼 수 있게 하셨다.

이것이 예수께서 십자가에 드러내신 감춰진 인간의 죄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인간의 이 죄를 패배시켰다.

우리는 속죄양을 만들며 사람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면서도

세상을 파괴하는 이러한 죄들은 덮어두고 개인의 육체적 죄에 매달린다.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의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요한 16,8)

우리가 하는 기도가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서 하라고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우리 자신에 관한 우리의 생각,

선과 악이 정말로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오셨다.

우리의 회개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사람을 죽이는 피 흘리는 관계 속에서 희생양을 찾는 나의 죄를 바라보게 하시고

당신의 수난이 결국 나의 죄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인식에 도달하도록

내 마음을 비춰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마르 1,15)


회개하는 것이 복음이다.

복음이 발생하는 곳에 하느님 나라가 있다.

그 나라에 머무는 사람은

생명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선하심이 드러나도록 하는 데 사용한다.

 

거기에서는

누군가를 탓할 필요도 없고

원망할 필요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 높일 필요도 없으며

증명할 필요도 없고

경쟁할 필요도 없고

포장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여기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

 



 


2021, 2,21

사순절 제1주일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49 2부 1. 첫번째 출입구: 이웃 사랑 로버트 제이 윅스는 2부에서 예수님의 사마리아인 비유에서 우리 개인의 영적 양성의 핵심적 출입구로 이웃 사랑, 자기 사랑, 하느님 사랑을 읽어내고 그 길로 우... 김상욱요셉 2024.01.06 65
1448 성탄과 공현의 신비는 관계의 상호성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입니다. 성탄과 공현의 신비는 관계의 상호성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선입니다.   인간은 나약함에도 완전히 자기중심적 사고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자만심을 부추... 이마르첼리노M 2024.01.04 171
1447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새해 첫 시간의 묵상   사람에게 쏟아부으시는 하느님 선에서 흘러나온 한 모금 기쁨에서 분출되는 웃음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하느님의 현존   어느 것 하나도 ... 이마르첼리노M 2024.01.01 212
1446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것입니다. (무죄한 아기들의 순교 축일에)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하면 동물의 왕국에 살겠다고 선언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3.12.28 220
1445 성탄 송가 3 성탄 송가 3   삼위일체 하느님 관계의 신비 내어주는 하느님 창조의 신비 내려가는 하느님 육화의 신비 내려놓는 하느님 겸손의 신비   깨달음이 만드는 변화의 ... 이마르첼리노M 2023.12.24 302
1444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 20. 자기 앎의 새로운 길을 걸어보기: 영적 관심을 키우기(intrigue) 자기 앎은 최상의 환경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오해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거... 김상욱요셉 2023.12.18 123
1443 말씀을 담을 수 없는 몸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의 몸과 같습니다. 말씀을 담을 수 없는 몸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인의 몸과 같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육화의 신비는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신비입니다. 예수는 인... 이마르첼리노M 2023.12.18 180
1442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바깥 풍경을 안으로 품다. 수도원 카페는 커다란 유리창을 가지고 있다. 그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는 카페안을 느끼고 카페 안에서는 라일... 김상욱요셉 2023.12.12 80
1441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그 마지막. 아쉬움 비오는 날 수도원 카페에 봉사 올 때면 나는 꼭 기다란 장우산을 준비하고 사용한다. 그리고는 수도원 카페를 들어서... 김상욱요셉 2023.12.12 74
1440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말씀을 잉태하여 사랑을 낳기까지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예수님의 잉태와 출산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을 이룹니다. 주님의 성탄이 먼 옛날에 있었던 이야기가... 이마르첼리노M 2023.12.10 208
1439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로부터 배우기 19. 은총의 길을 따르기 위해 적합한 인물들로부터 배우기 우리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우리의 부모들은 좋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곤 하였다. 친구들은 ... 김상욱요셉 2023.12.09 107
1438 수도원 카페이야기 5 수도원카페 이야기 5. 소외되어보기 출근길 쌉쌀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 추운 기온은 움츠리게  만들지만 정류장까지 가는 발걸음을  바삐 해주... 김상욱요셉 2023.12.07 78
1437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해라   우리의 목적은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면서 나에게서 내가 해방되는 삶이 믿는 이들이 누리는 기쁨이며 하느님 나라 행... 이마르첼리노M 2023.12.04 130
1436 태도적 가치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태도적 가치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우리 믿음은 우리가 내보이는 태도에 따라 어느 정도의 믿음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치유의 이야기를 ... 이마르첼리노M 2023.12.01 244
1435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18. 매일 어떤 침묵을 음미하기 내가 했던 가장 감사했던 여행 중의 하나는 (특히 회복에 대해 말한다면) 남아프리카로 갔던 여행이다. 이 여행 중에 가장 즐거웠... 김상욱요셉 2023.11.30 10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