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9.10 01:51

고독한 순례자

조회 수 4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고독한 순례자

 

하느님은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바로 지금 이 땅에서 모든 관계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낙원에서 행복의 깊이에 들어가려면

고독 안에서 잉태된 말씀 안에 머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영혼과 의식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로지 하느님과 함께 있기 위해

절대적인 고독을 선택할 때

맑은 정신으로 신앙고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된 말로 기도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친구와 동료와 주변의 모든 관계들을 잠시 멀리하고

하느님 안에 홀로 있는 시간은

나에게서 벗어나도록 돕고 더 정직하게 기도하도록 이끌어 준다.

 

현존 앞에 머물러

그분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면

말은 힘을 잃고

정신과 마음만 남아

의지의 여행을 한다.

 

확신은 희미해도 반드시 믿을 때

믿음은 확신을 불러낸다.

나에게서 나를 온전히 해방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께서

다정하게 어깨에 손을 얹어 주시는 것처럼

아버지의 따스한 손길로 고독한 순례를 마칠 때까지

돌보아 주실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내 인생이 끝날 무렵

마지막 시간을 홀로 맞을 때

고요한 평화를 간직한 채 떠날 수 있다면

지금부터 고독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하느님께서 나를 가까이 이끄시기만 한다면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문제다.

고독 속에서 발견하는 보물이 거기에 있다.

그러므로 믿음은 발견하는 하느님에 달려 있다.

 

밖에서 찾으면 절대로 찾지 못할 하느님을

안에서 찾으려면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땅에 사는 동안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분과 함께 지내려면

그분의 현존 아래 머물러 있어야 한다.

예수께서도 가끔 한적한 곳에 가셔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셨다.

내 곁에 계시며, 친구요 연인이요 스승이시며 아버지이신 분께서

나와 동행하시는 분으로 믿는 믿음은

그렇게 고독 속에서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독은 어둡고 고독은 황량하다.

어둡고 황량한 사막에서 나를 보는 시간은

미리 보는 죽음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이 세상에서 나의 순례가 끝나갈 무렵

어느 것에도 묶이지 않는 자유로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이끌어 주실 분을 믿으며

그렇게 살고 싶다.

 

고독한 순례자로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2 가난한 자들에게 전해진 복음 가난한 자들에게 전해진 복음   교회가 처음 생겨났을 때, 교회는 가난한 자들의 교회였다. 복음은 당시 어부들을 중심으로 하류 계층에 먼저 전파되었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9.03 398
251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가을을 남기고 떠나고 싶은 당신과 나의 계절에   봄에 태어나서 여름을 남기고 떠난 사랑 가을은 멀리 있는데 겨울옷부터 챙기는 이여,   나는 조... 이마르첼리노M 2021.09.07 371
250 숲속의 교향곡 숲속의 교향곡   가을 숲에서 가을이 그리운 이들이 모여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1악장 새털구름 사이로 오랜만에 얼굴을 내... 이마르첼리노M 2021.09.08 354
» 고독한 순례자 고독한 순례자   하느님은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바로 지금 이 땅에서 모든 관계 속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낙원에서 행복의 깊이에 들... 이마르첼리노M 2021.09.10 427
248 풍경이 있는 인생길 풍경이 있는 인생길   잠을 깬 꽃들이 아침이슬로 세수하고 파란 거울 앞에서 기초화장을 한다. 구름 사이로 떠 오른 태양 물광에 반짝이는 얼굴   출... 이마르첼리노M 2021.09.20 371
247 나는 누구인가? (1) 나는 누구인가? (1)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392
246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누구인가?(2) 성서의 하느님과 그리스도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 친히 걸어가신 사랑의 길은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발견하도록 이끌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429
245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공존은 자유를 주는 것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가진 것으로 즐기고 만족할 수 있다. 우리... 이마르첼리노M 2021.09.23 379
244 찬양의 두 얼굴 찬양의 두 얼굴   믿음의 신비는 역설적인 과정에서 발견된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려고만 하면 죽는다. 믿음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계에서 고난을 ... 이마르첼리노M 2021.09.26 340
243 정동 수도원 이야기 (1) 정동 수도원 이야기 정동 수도원은 프란치스코 수도회 한국 관구 본부가 있는 수도원이며 서울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공동체이다. 수도원이 있는 정동은 행... 1 이종한요한 2021.09.26 543
242 사랑의 묘약 (2007년 9월26) 사랑의 묘약     사랑 때문에 기도하고 사랑 때문에 시를 쓰는 마음   사랑은 내 존재의 근원에서 꽃피는 축제요 염원이요 참회라 할 수 있다.... 이마르첼리노M 2021.09.30 312
241 정동 수도원 이야기(2) 정동수도원 이야기 계속 건축이란 엄청난 도박에 속하는 것인데, 아직 언어도 배우지 못한 그 분이 이 정도 정확한 판단력으로 공사를 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 이종한요한 2021.10.10 437
240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변화의 길 (1)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변화의 길 (1)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마태12,48) “믿는 영혼이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 이마르첼리노M 2021.10.14 287
239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변화의 길 (2) (1)에서 이어짐 내려가는 길은 아름다운 길이다. 통제와 지배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하여 오르려고만 했던 과정에서 피 흘리는 싸움으로 생명의 에너지를 허... 이마르첼리노M 2021.10.14 302
238 십자가의 역설을 삶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믿음 십자가의 역설을 삶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믿음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 이마르첼리노M 2021.10.15 303
Board Pagination ‹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