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어둠을 짊어지고 가는 빛의 길

 

만일 우리가 하느님과의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진리를 실천하지 않는 것입니다.” (1요한 1,6)

 

하느님과의 친교는 그분과의 연결이고

그분과의 연결은 그분의 말씀과의 관계다.

그분과의 관계는 말씀을 받아들여 자신의 삶으로

육화가 발생하는 구체적 현실이다.

 

육화는 이원론적이지 않은 현실이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모든 것을 갈라놓는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내가 하느님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승패, 옳음과 그름, 선과 악, 위와 아래를 구분 짓는 관계를 만든다.

기도와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육화의 현실은

전체를 보는 눈과 지혜로 현실을 읽어낸다.

이것이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눈이다.

 

육화의 여정은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것이기보다

어둠과 더불어 있는 빛 속에서 나타난다.

순전한 빛만 있으면 눈이 부셔 볼 수 없고

순전한 어둠만 있어도 분간이 어렵다.

어둠과 빛이 혼합되어 있을 때,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어둠은 빛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어둠은

영을 받아 실천하는 선을 명료하게 드러내 준다.

우리는 갈라놓기에 여념이 없이 살아왔기에

어둠을 지니고 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예수님은 어둠과의 사랑에 빠진 우리에게

당신의 실천으로 아버지의 자비와 선하심을 드러내셨다.

그분은 자신의 실천으로 어둠을 지고 가는 빛의 길을 보여주셨다.

그 길은 어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이정표와 목표로써 길을 안내하신다.

 

완벽하게 그 길을 가는 사람은 없다.

오직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애쓰는 과정만이 우리의 몫이다.

이것이 세상을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방식이다.

과정의 선과 과정의 진리는 항상 현실적인 고통을 수반한다.

이 고통은 구원하는 폭력이 아니라 구원하는 고통이다.

죽음으로 살리는 현장에서 겪는 수난의 현실이다.

고통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살리시는 상처 입은 의사이신 예수께서 보여주신 길이다.

이 길을 가는 사람은 혼합된 현실을 하나로 만든다.

어둠과 빛은 서로를 드러내 주는 거울이기에 혼합된 현실 안에서

빛으로 밝혀주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스스로 의롭다고, 선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늘 분노하고 심판한다.

이들은 자신이 희생한다고 여기는 생각 때문에

더욱더 자신의 의로움에 집착한다.

그러나 혼합된 진리, 과정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빛에서 빛을 받아 어둠이 깃든 세상에서 빛을 따라간다.

이것이 어둠 속에서 명료하게 비추는 아버지의 빛이다.

분노와 앙갚음 역사 안에서 거짓된 기대를 하고 사는 우리에게

예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길이다.

 

어둠을 짊어지지 못하는 우리의 실패에 대해 탓을 남에게 돌리던 사람이

자신의 어둠을 만나 자신을 비추시는 영의 현존 안에서 용기를 얻어

상처 입은 이와 대면하여 잘못과 죄의 용서를 청하게 한다.

잘못하는 너를 받아들이고 허용하고 환대하고 내려놓고 내려가는 삶으로 어둠을 밝힌다.

관계가 회복되면서 자신을 가두었던 감옥에서 해방과 자유와 기쁨을 누린다.

이것이 말씀이 육화되는 기쁜 소식이다.


2019, 12, 28.

무죄한 어린이 순교축일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9 손옥연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손옥연 아녜스 자매님의 팔순을 축하드리며   삼위일체 샘에서 흐르기 시작한 자비의 물줄기가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경호강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저희 형제들... 이마르첼리노M 2022.03.14 349
658 송년에 드리는 기도 송년에 드리는 기도 송년에 드리는 기도 자주 밤잠을 설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내려앉는 거센 충격 추운 가슴과 불면이 있는 곳에 몸속을 찌르는 듯 가시... 이마르첼리노 2011.12.31 5237
657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한 해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들과 마주 앉아 있습니다.   춥... 이마르첼리노M 2013.12.24 4561
656 송년의 성찰 송년의 성찰 1 훔쳐 먹은 떡이 맛이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길 설익은 욕망의 그 감미로움 그릇된 일의 열정 어리석은 이들끼리 ... 이마르첼리노M 2014.12.29 1141
655 송년의 시간에 돌아보는 나의 성소 송년의 시간에 돌아보는 나의 성소   행동하지 않는 아들과 행동하는 아들의 비유 (마태 21,28-31) 예수께서는 포도원에 가서 일하겠다고 대답만 하고 행동... 3 이마르첼리노M 2020.12.31 463
654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나를 봅니다. 송년의 시간이 오면 하늘을 봅니다.   세상일을 잊고자 하여도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 이마르첼리노M 2013.12.30 4420
653 수고하십니다. 남을 이기고 산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산다는 생각을 가져라. 그러면 지고서도 이기는 복록이 돌아오느니라. 상대방이 설령 잘못이 있더라도 스스... 서현 2010.01.12 5851
652 수고하십니다. . - 시대 이면 - 아인쉬타인이 다시 환생하면 과학 신동이란 소리를 듣겠죠. 모짜르트, 베토벤이 환생하면 음악 신동이란 소리를 듣고요. 대개 신동, 천재의 경우... 민서란 2011.05.21 5946
651 수도승과소나기 어떤 수도승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고자 수행처에서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알지 못했다. 그 수도승은 끝내 깨닫지 못하자 포기... 일어나는불꽃 2016.08.20 935
650 수도원 뒷뜰의 봄 http://cafe.daum.net/angellee5030 벚꽃이 눈이 부시다.. 4/10 후원회 미사 후~ 모처럼 미사에 나온 보나와 함께 수도원 뒷뜰로 가 보았다. 보나는 이번에 실베... 안젤라 2006.04.12 7603
649 수도원 카페 이야기 2 수도원 카페 이야기 2 마트에 가면 우리의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1+1 혹은 2+1. 그중에서도 더 끌리는 쪽은 1+1 인 듯 하다. 하나를 사면 같은 값어치의 하... 김상욱요셉 2023.11.25 103
648 수도원 카페 이야기 3 4 수도원 카페는 여느 카페와 달리 테이블과 테이블의 간격이 넓다.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의 주변을 신경써야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한 세심한 배려인것 같다. 손님... 김상욱요셉 2023.11.30 130
647 수도원 카페 이야기 4 3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것을 나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확인한다. 일찍 출근 해야하는 아들아이를 4시에 깨우고 아침준비를 하고 블라인드를 열면 창밖... 김상욱요셉 2023.11.30 142
646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바깥 풍경을 안으로 품다. 수도원 카페는 커다란 유리창을 가지고 있다. 그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는 카페안을 느끼고 카페 안에서는 라일... 김상욱요셉 2023.12.12 84
645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그 마지막. 아쉬움 비오는 날 수도원 카페에 봉사 올 때면 나는 꼭 기다란 장우산을 준비하고 사용한다. 그리고는 수도원 카페를 들어서... 김상욱요셉 2023.12.12 79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