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사랑의 학교에서 동창생들에게 쓰는 편지

 

열대야의 맹위가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밤

사랑의 학교에 다니는 동창생들인 너희들을 위하여

이미 새날이 된 시간에 편지를 쓴다.

 

관계의 능력을 통해 선물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신 우리의 스승이신 분

우리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창조와 자유라는 과목을 배우고

선과 덕이라는 숙제로 과제를 내 주시는 분에게

낙제 점수는 면하게 해 달라고 애원 하면서

저 마다 자기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은

사랑하는 이들의 선을 위하여

사랑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을

자신의 실천으로 보여주셨기에

가장 훌륭한 교사이시다

 

그분은 비교를 초월하는 절대의 개체인 우리들이

참된 자유에 이르는 갈망을 통해

영원한 자유에 참여하게 될 때 졸업장을 주실 것이다.

 

무상으로 사랑하는 능력

자유를 교육하는 사랑의 학교에서 우리는 만났고

생명을 살려내기 위하여 자기를 내놓는 자유를 살아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결단에 이르는 자유를 통해

자유를 얻는 길을 스스로 보여 주셨기에 우리는 배운다.

 

나의 친구요 동창인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헌신의 욕구 앞에 인색하지 않고

우리의 너그러운 낭만이

실로 아름답고 멋진 취미요

생명을 살려내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행동거지에 가격표를 메기고

절대로 밑지지 않으려고 싸구려 비하를 저지르는 우리에게

천천히 다니시며 우리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우리들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신다.

 

그분은 시간 속에 계시고

번뇌 속에 계시고 좌절과 소망 속에 사시며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으시고

오랜 병석의 침상에 서시기도 하셨다.

 

모조리 문이 닫힌 작은 집에서 암울해 있을 때

목마르게 부르는 이름도 그분이셨다.

그분은 내 영혼을 맨 먼저 찾아주신 분이셨지만

그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은 너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속마음을 탐색하는 일도 나에겐 괴로웠다.

금광을 캐려고 바위를 깼지만

종내 돌에 절망하여 까무러치듯이

삶이 어렵고 사람이 어려워 꼭 죽을 것만 같은

그런 일들이 잦았었건만 한 점 바늘구멍만한 빛이 있어

나는 그 빛을 따라가곤 했다고 말 할 수 있다

 

도망치는 일과 속속들이 함께 느끼며 사는 일의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섣부르게 대답하지 말자

천천히, 또 몹시 아끼는 것과 같이 여러 번 되물으면서 생각해보자

가슴 한 복판에서 종내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

우리의 스승께서 가신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 길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다만 성령께서 우리의 선택에 함께 하심을 믿고 기도드리자

 

우리들의 마음 속 소요들은 한결 다스리기 어렵고

평생을 다 살아버린 듯 피곤에 휘말릴 때도 있다.

과도한 갈망과 소비와 위험으로 이끄는

즉각적인 만족에 의존하는 그러한 갈망의 노예들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들은 자유에 이르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사랑하는 이가 슬퍼하고 방황하고 절망하고 그 나머지 기도하듯이

나도 노상 그것들과 엇비슷한 감정의 눈매를 갖고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자신 안에 영원한 행복을 성취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영원한 행복에 대한 열망을 성취 가능한 실재로 만들기 위해

하느님은 우리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우리에게 내려오셨다.

가난과 겸손, 무상으로 주어진 열매들을 먹고 우리는 살아왔다.

우리가 졸업장을 받아든 날은 영원한 종착지에 다다른 때일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동창생들아!

우리가 우리의 우정으로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하느님과 갖는 우정은 성숙의 끝이다.

그 때를 위해 나는 너희들과의 우정 안에서 편지를 쓰고 있으며

졸업장을 받게 될 우리들의 행복을 미리 본다.

 

 

2017, 7, 25 화요일

여명이 열리는 시간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4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송년에 쓰는 회상의 편지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한 해의 끝자락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들과 마주 앉아 있습니다.   춥... 이마르첼리노M 2013.12.24 4558
653 송년의 성찰 송년의 성찰 1 훔쳐 먹은 떡이 맛이 있다. 아닌 줄 알면서도 가고 싶은 길 설익은 욕망의 그 감미로움 그릇된 일의 열정 어리석은 이들끼리 ... 이마르첼리노M 2014.12.29 1141
652 송년의 시간에 돌아보는 나의 성소 송년의 시간에 돌아보는 나의 성소   행동하지 않는 아들과 행동하는 아들의 비유 (마태 21,28-31) 예수께서는 포도원에 가서 일하겠다고 대답만 하고 행동... 3 이마르첼리노M 2020.12.31 460
651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나를 봅니다. 송년의 시간이 오면 하늘을 봅니다.   세상일을 잊고자 하여도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 이마르첼리노M 2013.12.30 4417
650 수고하십니다. 남을 이기고 산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산다는 생각을 가져라. 그러면 지고서도 이기는 복록이 돌아오느니라. 상대방이 설령 잘못이 있더라도 스스... 서현 2010.01.12 5848
649 수고하십니다. . - 시대 이면 - 아인쉬타인이 다시 환생하면 과학 신동이란 소리를 듣겠죠. 모짜르트, 베토벤이 환생하면 음악 신동이란 소리를 듣고요. 대개 신동, 천재의 경우... 민서란 2011.05.21 5944
648 수도승과소나기 어떤 수도승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고자 수행처에서 묵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알지 못했다. 그 수도승은 끝내 깨닫지 못하자 포기... 일어나는불꽃 2016.08.20 933
647 수도원 뒷뜰의 봄 http://cafe.daum.net/angellee5030 벚꽃이 눈이 부시다.. 4/10 후원회 미사 후~ 모처럼 미사에 나온 보나와 함께 수도원 뒷뜰로 가 보았다. 보나는 이번에 실베... 안젤라 2006.04.12 7602
646 수도원 카페 이야기 2 수도원 카페 이야기 2 마트에 가면 우리의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1+1 혹은 2+1. 그중에서도 더 끌리는 쪽은 1+1 인 듯 하다. 하나를 사면 같은 값어치의 하... 김상욱요셉 2023.11.25 99
645 수도원 카페 이야기 3 4 수도원 카페는 여느 카페와 달리 테이블과 테이블의 간격이 넓다.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의 주변을 신경써야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한 세심한 배려인것 같다. 손님... 김상욱요셉 2023.11.30 124
644 수도원 카페 이야기 4 3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것을 나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확인한다. 일찍 출근 해야하는 아들아이를 4시에 깨우고 아침준비를 하고 블라인드를 열면 창밖... 김상욱요셉 2023.11.30 137
643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수도원 카페 이야기 6. 바깥 풍경을 안으로 품다. 수도원 카페는 커다란 유리창을 가지고 있다. 그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는 카페안을 느끼고 카페 안에서는 라일... 김상욱요셉 2023.12.12 80
642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수도원 카페 이야기  7. 그 마지막. 아쉬움 비오는 날 수도원 카페에 봉사 올 때면 나는 꼭 기다란 장우산을 준비하고 사용한다. 그리고는 수도원 카페를 들어서... 김상욱요셉 2023.12.12 74
641 수도원 카페 이야기_1,"엄마의 오늘의 단상" 글을 쓰면서 자기를 찾아가는 여정의 깊이를 더하려는 이가 있습니다. 제가 그분 대신 그분의 글을 공유하려 합니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자기를 이해하고 자기를... 김상욱요셉 2023.11.24 178
640 수도원 카페이야기 5 수도원카페 이야기 5. 소외되어보기 출근길 쌉쌀한 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준다 . 추운 기온은 움츠리게  만들지만 정류장까지 가는 발걸음을  바삐 해주... 김상욱요셉 2023.12.07 78
Board Pagination ‹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99 Next ›
/ 9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