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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포르치운쿨라 행진 (2016.7.25 월요일)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ul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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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포르치운쿨라 이야기 3>

 

* 구간: 진안군 데미샘 옆 두원공소~임실군 관촌면 회문리 덕치공소

* 행진참여인원: 32

* 길 위의 천사: 강혜정 발바라의 부군, 2015포르치운쿨라 행진 참여 형제자매님들, 익산 주현형제회 형제 자매님들, 덕치공소 형제자매님들, 강진공소 형제자매님들

 

어제 저녁에 상의 한 대로 낮 동안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새벽 길을 나선다. 4시에 1진이 나서기로 하였으니 자매님들의 아침은 더 일찍 시작된다. 2진이 들고 갈 1진의 주먹밥까지 4~50년 경력의 경력자들이 나서니 뚝딱 맛도 좋고 모양도 좋은 주먹밥이 완성된다.

남은 3진도 쉴 틈 없이 하루 밤을 허락해준 마을 경로당에 대한 예의와 감사함의 뜻으로 온 집 안을 번쩍번쩍 광이 나게 닦아 놓고 고마움의 인사를 남기고 길을 나선다.

 

별 빛이 남아있는 이른 새벽의 섬진강의 물안개와 새벽 공기는 어제의 뜨거운 열기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늘하고 신선하다. 이름없는 꽃잎 끝에 맺힌 이슬방울 마저 주님이 주신 선물!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으로 내 안에 오신 주님을 맞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새벽 2시에 광명에서 출발해 피곤함을 무릎쓴 새 식구 강혜정 발바라 자매님의 부군의 도움으로 예상보다 빨리 3진이 도착하고 행진 참여자 모두가 다같이 섬진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는다. 간간히 구름이 해를 가려 그림자를 만들어 주고 줄기를 타고 흐르는 강물이 있고, 그 강물에 띄운 튜브오리를 탄 아이들의 웃음이 도시의 소음에 찌든 귀를 쉬게하고 초록을 등 진 진짜 오리가족은 눈을 즐겁게 한다.


 

 

 

    

길 가 보건소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대 작년에 우리가 걷는 포르치운쿨라 행진을 미리 경험한 고행선배님들이 오이와 자두를 큰 보따리에 가득 들고 응원하러 와 주셨다. 동료를 위해 나의 것을 일부러 내어 주지 않아도 될 만큼 스케일이 크다. 새벽 밥을 먹고 길을 나선지 한참이 지나 시장기를 느낄 즈음이니 얼마나 꿀 맛인지 안 먹어 본 사람은 말을 말라.

'저희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아시지요?'

 

 

 

 

 

2시간 쯤 걸었을까? 김용택시인의 집과 시를 새겨 넣은 시비들이 보이는대 '어디서 오셨냐?'며 밭을 매시던 주민 한 분이말을 거신다. '어머나! 이 더운 날!' 마음만으로도 고맙기 그지없는 우리 일행에게 냉커피 한 잔 대접하게 해 달라 사정을 하신다. 이건 뭥미? 고마운 건 우린대 본인이 너무 기뻐하신다. 이렇게 감사한 일이!

염치불구하고 허둥지둥 겁나게 빨리 LTE 급으로 타 내오신 세상에 둘도 없는 얼음 띄운 커피를 들고 '나는 행복해~ '를 외쳐본다. 신부님 수녀님을 네 분이나 배출한 집안이시란다. 역쉬! 목마른 주님을 보셨을까?

 

 

 


 

김용택시인의 시를 드문드문 읽으며 1시간

여를 더 걸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덕치공소에 도착한다. 무더운 낮에 식사를 준비해 주신 자매님들 덕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잠시 쉰 후 미사를 준비한다. 오늘 부를 성가를 연습하는대 <발자취를 따라서>에 나오는 프란치스칸 성가의 대다수의 곡을 작곡한 김찬선 신부님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성가를 부른다. 영광스럽다.

신부님의 말씀대로 북치고 장구치고 .... 그 다음은 쉿!

 

 

 

  


청원기도에 관하여 문답식 강론이 이어진다.

사랑은 타이밍이 듯 기도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때를 기다리시더라도 반드시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신다는 믿음을 갖고 내 청을 즉시 겁나게 빨~ 리 들어 주시지 않는다며 주님의 현존을 부정하거나 실망치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기다려야겠다.

 

작은 공소를 가득 메운 은총의 열기로 마음이 뜨겁다.

 

돌아가며 바쁘게 씻고 빨래를 하여 널고 저녁기도를 준비하고 있는대 어디서 많이 본 분들이 쑤~!

음마 깜짝이야! 익산의 주현형제회 형제자매님들께서 얼마나 애쓰냐며 이 더운 날 당신들은 힘들어 기운이 빠지실텐대 우리에게 힘을 내라며 불고기며 배추 겉절이를 푸짐하게 바리바리 오케바리 싸갖고 또 오셨다.

허기짐과 배고픔을 각오하고 나선 길에서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지만 고모와 함께 4일을 잘 걷고도 더이상은 힘들었는지 집에 가고 싶은 만(?)가지 이유 중에 '고기도 못 먹어'가 있었는대....... "경국아~ 미안하대이~ 고모들이 네 몫까지 다~ 먹었대이."

 

   

  


신부님은 내일 코스를 위한 답사를 가시고 우리는 내일부터 봉사해 주실 리더와 기타 등등의 사항을 협의해 내일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형제님들이 강진면의 공소로 쉬러 떠나시고 자매들끼리 둘러 앉아 진짜 친 언니 동생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내일을 위한 식사 계획을 세우고 수고로움에 박수를 쳐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나눈다.

 

 

  

머리를 바닥에 대고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주님! 모두에게 평안함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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