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352번 가회동 미사에 글을 올린 분께

by 이요한 (종한) posted Jun 21,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본인은 작은 형제회 한국 관구 이요한 (종한) 신부이며 가회동 본당 주일 아침미사를 시작한 신부입니다.

우선 이글을 올린 분이 누구인지 알 수 없고, 또 교우인지도 알 수 없는 처지에서 일반적으로 귀하라는 존칭을 사용하겠습니다.

귀하가 글을 올린지는 이미 3 주간이 지났습니다.
본인은 귀하의 글을 읽고 황당했습니다만 격앙된 감정에서 지나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귀하가 이제 좀 정신이 맑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내다 오늘 글을 보냅니다.

우선 귀하는 감정의 표현이 지나쳐 자기분수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귀하는 고 바오로 신부 한 사람의 강론에 격분해서 작은 형제회 한국 관구 전체를 동일시한다는 것은 착각도 보통 수준을 넘고 있습니다.

좋은 표현은 과장되어도 괜찮습니다만 언짢은 표현일수록 정신을 차려 축소하는게 교양있는 태도인데, 귀하는 한국 관구 형제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도가 지나쳐도 여간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고 바오로 신부의 강론 원고가 제시된 이상 본인도 여기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데, 노무현 씨의 죽음에 대해 본인과는 다른 견해이지만 하나도 복음에 어긋난 표현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노무현씨는 썩은 정치 풍토에서 바른정치 풍토 조성을 위해 인권 변호사로서 순수하게 많은 좋은 일을 한 사람입니다만
양적인 지지가 필요하기에 노사모라는 조직을 만들게 되었고 ,그들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었으나 순수함에 따르지 못하는 그의 정치가로서 무능 때문에 지금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이명박 정권을 창출한 공로자가 되었습니다.
노무현 씨는 이런 이유로 국민들에게 마음의 부담과 근심을 주었고 이명박씨는 저런 이유로 국민들에게 부담과 근심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노무현씨와 이명박씨는 어떤 의미에서 이란성 쌍생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기의 입지가 궁지에 몰리자 허약한 심성에 의해 자살이라는 비극적 종말을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교회는 자살을 권장하지도 허락하지도 않습니다만 자살자를 매도할 만큼 몰인정한 집단이 아닙니다.
신약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예수님의 태도, 즉 "연민"의 마음으로 이 죽음을 대하며 그를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어떤 죽음을 택했던, 그의 죽음이 더 비참할수록 하느님의 자비를 더 간절히 청하는게 크리스챤으로서 도리입니다.

고 바오로 신부의 강론은 이런 면에서 본인과는 견해의 차이가 있으나 넉넉히 수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본인은 본인의 견해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본인과 다른 견해도 존경하는 것이 상식 있는 인간의 태도라 생각합니다.

본인은 고바오로 신부와 20년 이상 수도가족으로 지낸 처지이기에 그를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 상식 이하의 의견 제시를 한 신부가 아님을 본인의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실수도 할 수 있고, 악마가 실수로 선행도 할 수 있는 처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강론의 태도와는 무관하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본인이 긴 세월 동안 보아온 고 바오로 신부의 인품을 피력하는 것입니다.


귀하의 표현 중 - 가회동 성당 미사에 오지 말라는 표현은 귀하가 가톨릭 신자라면 할 것이 못되는 표현입니다.
서울 광장에서나 자주 들을 수 있는 한마디로 대단한 수준의 막말입니다.

가회동 성당은 귀하 개인이나 귀하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자산이 아닙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것이요, 교황님 이하 모든 백성들은 모두 이 하느님의 집에 봉사하는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이 땅의 어떤 종교에선 신도라는 사람들이 봉헌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각출해서 교당을 만들고 월급장이 수준의 성직자를 고용해서 자기들은 예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처럼 행세하면서 성직자를 갈아 치우는 교단이 있으나 가톨릭 교회는 그런 종교가 아닙니다.

가회동 성당은 하느님의 집이요, 여기에 대한 책임은 교구장이신 추기경님이 맡고 계십니다.

귀하가 고 바오로 신부에 대해 심기 불편하시다면 교구장님께 알려 선처를 요청하는 게 신자이기 이전 인간 사회의 상식을 지키는 도리라 생각합니다.

귀하는 가회동 본당 사목자를 귀하 가정에 고용된 파출부 처럼 입맛 대로 갈아치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엄청난 착각입니다.

귀하가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도 이 땅에 있는 어떤 예수 주식회사 형식 교단의 대표이사처럼 성직자를 제 멋대로 처리할 수 있는 권리도 없고 그런 책임도 없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교황님으로 시작해서 엄격하고 정확한 위계질서 속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귀하는 이점에 대해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그다음 귀하는 다시 미사를 드리려 온다면 무슨일이 날지도 모르니, 귀하가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글은 귀하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생각게 합니다.

본인은 정동 수도원에서 일하면서 조석으로 서울 광장을 통과하면서 너무도 마음 아픈 모습을 많이 보아 왔는데 , 귀하의 엄포는 서울 광장에서 간혹 보이는 정의를 실천한다는 과격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과 너무 비슷하게 보입니다.

귀하가 나름대로의 정의감에서 가회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사제를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것인지?
우리 사회에서 극단의 반대 견해를 가진 노사모나 극우파 일각에서 보이는 폭력성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귀하는 가회동 성당이 아니라 서울 광장에서 거닐어야 할 사람입니다.

성당에서 귀하가 이런 메세지를 보낸다면 귀하는 그토록 혐오하는 노사모의 또 다른 모습에 불과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선으로 악을 이기자고 "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귀하는 이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때가 되었습니다

귀하 수준의 표현이나 공격을 위해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게 신자 이전 교양있는 사람의 기본입니다.

자유를 찾겠다고 촛불을 밝히는 맑은 사람들의 주위엔 간혹 얼굴을 가린채 각목과 사람을 해칠 수 있는 위험물을 들고 종횡무진 하는 잡초들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본인은 그 잡초들의 행동 보다 그들의 가린 얼굴이 더 비굴함으로 닥아옵니다.
떳떳히 자신을 밝히고 행동하는게 적어도 사람다운 도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귀하는 이제 자신을 밝혀야 합니다.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한 모습을 주님은 " 회칠한 무덤"이라고 엄하게 질책하셨습니다.



그리고 귀하는 이 자유 게시판의 성격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란은 영적인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덕담을 나누며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입니다.

귀하의 글은 이 게시판에 너무 어울리지 않고 우리나라 많은 게시판에 어우러지고 있는 기막힌 막말 잔치 수준의 홈페이지에서나 볼 수 있는 글입니다.



본인은 이 자유 게시판에서 귀하의 글을 읽으며 ,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지나간 서울 광장의 허트러진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다시 한번 부탁하지만 귀하의 인격을 위해 자신의 밝히고
이 글은 삭제하십시오.

귀하의 글은 관구 게시판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귀하가 지녀야 할 최소한 인간적인 품위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귀하가 가톨릭 신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본인은 가회동 본당 사목에 제일 처음으로 나가 특별한 지방 출장이 없는 한 항상 나가면서 일 년 이상을 함께 한 신부입니다

수도자들은 본당의 요청이 있을 때 기꺼이 도우는게 교회에 대한 사랑 표현으로 여기기에 어려움이 있을 때라도 제만사하고 그 요청에 신경을 쓰며 충실해 왔습니다.

차를 타기도 뭣해서 정동 수도원에서 걸어가면서 갈 때는 가회동 교우들을 위해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게 큰 보람이었습니다.
겨울 같은 때에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만 기쁘게 도우는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귀하의 태도가 이런 본인의 정성에 너무 섭섭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본인은 그 일이 누구의 인정이나 보답을 받을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것이란 생각으로 해왔습니다.

다만 귀하의 태도가 너무 생경스럽고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에 의견을 피력합니다

"한번 부러진 뼈는 , 치유되고 나면 그 부위가 부럭지기 전 보다 더 단단해진다."는 사실처럼 귀하가 가톨릭 신자라면 신앙성숙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한 인간이라면 건전한 상식 표현에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009년 6월 21일

작성자 :
서울 성북구 성북동 75- 12
작은 형제회 수도원
이요한 신부 휴대전화 011- 9058- 5691
이메일 ofmlee@hanmail.net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