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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by 김요한 posted Dec 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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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오래간만에 영화를 봤다. 시네마 정동이라는
극장이 바로 옆에 있어도 영화를 잘 보러 가지 않는다.

제목은 '굿바이' 영화 설명 전에 배경 설명을 해야 하겠다.
천주교회에서는 어느 한 달을 지정해서 의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3월을 "성 요셉 성월", 5월을 "성모 성월" 등...

11월을 "위령 성월"이라고 해서 우리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들의 영혼이 편히 쉬기를
기도하는 달이다.

어느 형제가 이 영화를 보고와서는 "위령 성월"의 의미에
딱 들어맞는 영화라면서 단체 관람을 하자고 해서 본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도쿄에서 잘나가는 오케스트라 첼리스트인 ‘다이고’
(모토키 마사히로). 갑작스런 악단 해체로 백수 신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액의 대출을 얻어서 산 첼로와도
이별하고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의 동의로
부모님이 카페를 운영하셨던 시골로 낙향하게 된다.
그는 우연히 ‘연령무관! 고수익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의 여행 가이드 구인광고를 발견하고 기대와 긴장
속에 면접을 보러 간다.

면접은 1분도 안되는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바로 합격한
다이고. 그러나! 여행사인줄만 알았던 회사는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는 ‘납관’ 일을
하는 곳!

하루 아침에 화려한 첼리스트 - 나도 첼리스트 싸이월드 일촌이
있다는 면에서 마음이 뿌듯했다. 그런데 첼리스트 미소양은
싸이 관리를 잘 안하는 것 같다. - 에서 초보 납관 도우미가
된 다이고. 모든 것이 낯설고 거북하지만, 베테랑 납관사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가 정성스럽게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모습에 감동한 그는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와 그의 친구들은
다이고에게 당장 일을 그만두라고 반대하는데, 결국
아내는 떠나고 하루 일을 마친 후 친구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목욕탕을 자주 찾게 된다. 그 목욕탕에서 한 어르신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영화의 진행 도중에 예전에 집을 나간 아버지를 추억하게
한다. 그러나 다이고에게는 아버지의 추억이라고는
울퉁불퉁한 돌만 남아 있다.

아내 미카가 돌아와서 임신을 했다고 하면서 도시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다이고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친구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친구는 자신의 어머니를 정성스럽게 납관하는 다이고의
모습을 보고 감동하면서 다이고의 직업에 대해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뉘우치게 된다.

친구의 어머니를 화장을 하게 된다. 목욕탕에서 자주 만났던
어르신이 화장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은
새로운 곳으로 가는 문이다. 죽음을 통해서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다.

바로 이말이 우리 프란치스칸 영성과 일치하는 이야기이다.
죽음을 비통해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기를, 살아 있는 우리도 언젠가는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될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미카'는 다이고에게 아버지의 기억을 떠올리기를 바랐지만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나간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지냈던
'다이고'는 쉽게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다이고는 아내와 시냇가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돌심장'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돌은 그 사람의 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울툴붕퉁한 돌은 편치 못한 마음을, 매끄러운 돌은 편안한
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아내를 통해서 아버지의
임종 소식이 알려진다.

아내 '미카'는 아버지를 찾아봐야 하지 않는가고 말을 했지만
'다이고'는 모질게 아버지를 찾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도 아이와 이별했다는 직장 동료의 이야기와 권유를
듣고 임종한 아버지를 찾아간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며 선하게 살았다는 사실을
부두의 노동자들의 말을 통해서 알게된다. 임종한 아버지가
누워있는 좁은 다락방에는 이름이 적혀 있는 박스 두개
밖에는 다른 짐이 없었다.

'다이고'는 아버지의 납관을 위해 꼭 쥔 손을 펴다가 동그란
자갈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의 수염을 면도하면서,
몸을 닦으면서 흐려졌던 아버지의 모습을 또렷하게 다시
보면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위령성월의 마지막 무렵 수사님의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다.
박영선 프란치스코 수사님. 참으로 일할 때는 무서울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셨다. 형제회를 위해서 참으로 많은 일을
하셨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도 않을 정도로...

그 분은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 저 세상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 하고 계실지도 모른다. 우리가 수사님을 위해 기도 하듯이...
이 세상에서 떠나는 수사님의 영혼에게 '굿바이' 인사를 드린다.


주님 안에서 영원히 평화의 안식을 누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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