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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살아감이란.....

by 홍성한 벨라르미노 posted Feb 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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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토요일에 '젊은이 피정'에 참가하기 위해 간단한 짐을 꾸려 피정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가던 중... 제 친구 경수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저는 차를 도로 한편에 세우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 예, 여보세요... 경수니...그런데 전화 목소리는 경수 의 어머니 목소리였습니다... 순간 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예...어쩐일이세요." 잠깐의 정적후에 어머니께서는 " 성한아...지금 와 줄 수 있니!"...저는 예감 할 수 있었습 니다. 저는 황급히 피정길을 돌려... 친구가 사는 일산으로 출발 했습니다. 경수는 제 오래된 죽마고우입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랐으며, 한 동안의 소식 모르고 지내던 차에 얼마전 연락이 되었던 정말 가슴 뭉쿨한 친구 입니다. 불과 두 달 전에 10년여 만에 조우했던 친구 였습니다. 경수와의 만남은 지금으로부터 22년전이네요...유치원 시절부터 였으니..... 한동네에 건너 집에 살면서 하루는 경수집에서 하루는 저희 집에서 놀곤 했습니다. 어느 한 날은 학교가 끝나고 매주 금요일이면 병아리 아저씨가 병아리를 팔고 계셨습니다. 어는 한 날은 경수가 병아리를 만지작 만지작 하면서 사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용돈이 400원밖에 없다고 나한테 100원 꿔 달라고... 하던군요...그래서 저는 100원을 주었습니다. 냉큼, 병아리 한 마리를 사가지고는 집으로 가더니... 나무상자를 꺼내 더니 병아리 집을 만들었습니다. 자기 동생이라고 하면서 말이죠...경수는 3대 독자에 외아 들이었습니다. 항상 외로움을 많이 타고, 감성적으로 예민했습니다. 언젠가 자기 소원이 하나씩 빌었습니다. 그때 경수는 자기 동생하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저 웃으면서 놀렸던 생각이 납니다. 그로부터 두달 쯤 지났을 때, 경수가 학교에 오질 않았습 니다. 저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경수네 집에 갔습니다. 그런데 경수는 마당 한편에서 털석 주 저 앉아 있었습니다. 나는 경수 어머니께 여쭤 보았습니다. "경수 어디 아파여?!"... 한참을 머뭇 거리시더니... 어젯밤에 쥐가 병아리를 물어 죽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렇 게 앉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말 없이....저는 일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때의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경수는 중학교 때...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거듭된 집안의 어려움으로 학교 조차도 다니지 못하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음악 반주를 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제가 최근에 만났을 때, 경수는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거듭 했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하면서....힘들어 했었습니다. 금요일에 저는 강의를 마치고, 제 연구실에서 다음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경수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주에 볼 수 있냐고... 그런데 저는 이미 이번주에 피정을 가기로 계획한 터라 이번주는 보기 힘들것 같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모를 경수에 대한 불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수차례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을 하던 차에 금요일 밤에 수사님께 피정 마감 여부를 문의드리고 다음날에 출발할 예정 이었습 니다. 그런데. 왠지 모를 경수에 대한 단상들이 저를 붙잡았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만나고 피정을 갈까...그런데...출발 후 몇 분 안되서.. 경수 전화로 걸려온 전화는 저에게 끊없는 절망감 을 주었습니다. 금요일에 경수에 전화가 마지막 전화라는 사실을... 경수는 그날 저녁에 올림픽대로를 달려서 새벽에 집에 오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경수가 집에 전화기를 두고 갔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통화가 바로 저였다는 것입니다. 끊없는 절망속으로 아직도 친구를 위해서 그 한 시간도 내 줄 수 없는 제 마음의 이기심에 또 다시 삶의 덧 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친구를 뒤에 두고 발 걸음을 옮겨 다시 제 현실 속으로 돌아 왔습니다. 삶의 덧 없음과 연이흔 절망감에 다시금 저의 마음이 조각나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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