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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칸들이 복음을 산다는 것은?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Jul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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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칸들이 복음을 산다는 것은?

 

프란치스칸 카리스마란? 회개와 형제성과 작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면서 교회 안에서 복음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칸들이 복음을 산다는 것은 말씀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뜻과, 살아 있는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관계들이 말씀의 씨앗이 뿌려지는 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이 관계의 밭에서 공존하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두 종류의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하나는 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으로 시작된 사랑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입니다. 하느님의 다스리심을 받아들이려면 말씀이 우리의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동기들이 되어야 합니다.

 

복음이 형제들 삶의 본질을 이루고 있다면, 형제들의 생활양식은 행함보다 존재가 더 우선적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의 의도는 형제들의 삶을 교회 안팎의 특정한 활동에 국한해서 말하지 않습니다. 형제들은 나환자들의 돌봄이나, 젊은이들의 교육이나, 설교나, 본당의 운영이나, 비신자들에 대한 선교, 등등 어느 특정한 사도직을 통해 우리의 생활양식을 규정지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타인들을 위한 어떤 봉사로 소명 받은 것도 아니고, 가난이나 관상 같은 특별한 크리스천 덕을 쌓는 카리스마에 소명 받은 것도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좋은 것들이고 필요한 것들이지만, 그 자체로 프란치스코의 특별한 카리스마를 규정짓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들은 거룩한 복음의 실행과 관계를 맺을 때만 비로소 그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관심은 성 보나벤투라가 하느님 안으로 들어가는 여정에서 말한 것처럼 어떻게 부분들 속에 숨어계신 하느님을 찾고 어떻게 모든 곳에 찍혀있는 그분의 발자국을 알아볼 것인지,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내어주시는 사랑에 힘입어 그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는 감사와 그에 대한 응답으로 그분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말씀에 굴복하고 철저하게 도구적 존재로 살아가면서 무상으로 주신 선물을 누리고, 관계 안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필요성에 자신을 내어주는 거기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나는 사랑받고 있으며 그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나를 내어주는 거기에 방법이 있음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우리는 여전히 바쁜 세상을 살면서 고마워하고, 존중하고, 소유를 탐내지 않고, 단순한 기쁨 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프란치스칸 영성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믿음으로 하느님을 만나 올바른 관계를 얻으려 한다면 그리스도를 모셔 내리기 위해서 하늘까지 올라갈 필요는 없다.”라고 하십니다. (로마 10,6) 하느님께서 말씀은 네 바로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로마 10,8) 바오로 사도는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육화의 신비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간격을 완전히 극복하셨음을 알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그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끝없이 오르려고 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하느님을 만나려면 초월이 아니라 심연에서 만나야 합니다. 물질로 된 인간의 몸에 들어오신 신성으로 말미암아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내 마음의 심연에서 시작하여 너와 창조물과의 관계 안에서 발견되는 하느님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육화의 신비는 인간과 모든 물질세계 안에 하느님의 자리를 다시 설정하도록 돕습니다. 하느님 자리는 하늘 위가 아니라 아래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 높은 보좌에서 다스리시는 하느님을 믿는 이들은 아래로 내려오신 하느님을 모릅니다. 그들은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공격적인 싸움을 그치지 않습니다. 인간 역사에서 전쟁은 대부분 종교전쟁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작은형제들의 삶은 그 자체로 복음적 삶을 지향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계시되고, 우리와 함께 사는 형제자매들이나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영역에로 들어가야 합니다. 매일의 사건들과 모든 피조물을 통해서 계시되는 하느님의 목소리와도 관계를 맺는 영역에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말씀을 받아들인 이들은 일상적인 삶을 통하여 지속적인 관상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을 사는 프란치스칸들이 신심 위주로 사는 이들에게 복음을 회복하도록 돕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육화의 신비는 자기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신비입니다. 복음의 말씀에서 잉태된 말씀으로, 잉태된 말씀에서 관계 안에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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