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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Apr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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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해드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일들을 멈춰야 합니다.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일을 멈춘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나를 도구 삼아 드러난 선을 내 것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고, 하느님께 다시 돌려드리기 위해 너의 필요성을 채우는 일,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법”(야고보 2,12)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통하여 우리로 빛나시기를 바라신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나를 통하여 빛나십니다. 나를 통하여 그분의 이름이 빛나게 되는 현장에서는 도구들인 우리가 그분으로 인하여 빛이 납니다.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이루는 관계의 현장에 파견된 우리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그분의 도구들로써 하는 일이며 부활하신 주님의 영께서 우리를 도구 삼아 기쁨을 발생시키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도구들인 우리를 통하여 관계 안에 선이 흐르게 하여 과정에서 맛보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내가 나에게서 해방되는 기쁨을 준비하시고, 너를 위해 귀찮아하던 일이 더는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이 아니며 몸으로 하는 일을 기쁘게 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빛나는 현장에서는 하느님의 기쁨과 나의 기쁨이 교환되는 일치의 기쁨이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에 참여하는 기쁨은 그렇게 나의 일상을 깊은 만족에 이르게 합니다. 하느님의 기쁨을 공유하면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으로 충만하기에 포장하지 않아도 되고 증명하지 않아도 되며 자랑하거나 경쟁할 필요도 없고 자신을 높이기 위해 비교평가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에게서 내가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하고, 아버지의 나라를 이 땅에 사는 우리의 관계 안에서 발견하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산다는 것은 하느님의 기쁨이요 우리의 기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은 자비이지 희생 제사가 아니다. (마태9,13) 라고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희생 제사를 바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마치 구원이 바치는 데서 오는 것처럼, 기도와 희생과 제물과 재능을 바치는 데에 온갖 노력을 다 기울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진 종교적 심성으로 하는 일이지 믿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희생 제물이 필요 없으시고 희생 제물을 만들지도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당신 몸으로 희생양의 비극적 결과를 보여 주심으로 희생 제사의 종교를 단 한 번에 끝장내셨습니다. 희생양의 종교를 자비와 선이 흐르게 하는 종교로 바꾸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관계의 혁명을 불러오게 하는 믿음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관계 안에 자비와 선이 흐르게 한다는 말은 나의 수고와 노력의 산물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도교는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방법을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신비주의자들과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를 통해 발견한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는 정도에 따라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고 계신지를 깨닫는 압도적인 체험에 대한 응답으로써의 믿음이었습니다. 우리 믿음의 구체적인 내용은 받은 사랑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려는 의지보다 사랑받고 있음에 대한 확신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 온 힘을 다 쏟아서 가난한 사람들과 거절당한 사람, 관계 안에서 발견한 긴박한 필요를 채움으로써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사랑은 사랑으로만 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자신의 업적이나 공로로 하느님의 사랑을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상상을 초월한 압도적인 사랑에 대한 거대한 충격, 부서지고 넘어지고 탐욕과 자기중심성 안에서 단절하고 사는 나를 조건 없이 받아 주심을 놀라운 은총으로 경험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먼저 일하시는 분입니다. 나는 거저 받은 사랑에 굴복하고 즐거워하면서 너의 긴급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나누고 사는 것이 전부입니다. 돌려드리는 사랑에는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도 없습니다. 내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받은 것을 내어놓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요한 14,1)

 

여러분의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그분께서 여러분을 돌보고 계십니다.” (1베드로5,7) 여러분이 잠시 고난을 겪고 나면,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1베드로 5,10)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하려다가 오히려 그분께서 나를 빛나게 해주심으로써 사랑이 주는 압도적인 충격으로 굴복하고 맙니다. 이렇게 굴복하고 나면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지니고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나의 의지를 내어놓는 빈자리에 머무시는 주님께서 너를 받아들이도록 돕습니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관계 안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기쁨과 나를 개방하고 내어놓는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빛이 납니다. 기쁨으로 빛나는 내 얼굴과 몸짓, 부드러운 말씨, 겸손하게 너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관계를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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