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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Jan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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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세상은 온통 작은 기쁨들로 가득 차 있다.

다만 이 기쁨을 알아보는 능력이 없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새날로 주신 아침에 형제들과 함께 모여 목소리를 맞추어 성무일도를 하는 기쁨

날마다 아침 미사에 오는 주변의 형제자매들을 보는 기쁨

형제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식탁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말없이 행하는 선을 보는 기쁨

동료 형제들이 건네오는 다정한 인사와 몸짓을 보는 기쁨

서로 협력하려는 마음을 보는 기쁨

자신의 하던 일을 마치고 충만한 기분으로 돌아와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는 형제들을 보는 기쁨

형제들을 위하여 식탁을 준비하는 기쁨

무뎌진 칼을 가져오는 이들에게 칼을 갈아주는 기쁨

좋은 날씨와 사시사철의 계절의 변화를 알맞게 식은 가슴으로 맞이하는 기쁨

부족하고 나약한 형제들의 실상 안에서도 숨어 있는 마음을 알아보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단순하고 선한 의지를 알아보는 기쁨은 나에겐 큰 기쁨이다.

작은 기쁨을 큰 기쁨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그 마음을 알아보는 마음은 너를 보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바라보시는 눈으로 바라보려는 마음이 아니면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상대방의 좋은 면들을 알아볼 수가 없다.

 

아침마다 떠오르는 신선한 햇살은 어떤 땅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 땅에 사는 사람이 선하든 악하든 그건 사람의 일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시는 방식은 무상으로 주시는 선물이지 내가 선해서가 아니다.

 

난 너의 좋은 데를 안단다.

그건 아버지께서 우리를 알아보시는 방법이다.

허다한 잘못과 죄의 어두움 속에서도 우리를 알아보시는 아버지의 눈이다.

기도는 숨겨진 선, 감추어둔 선, 그 비밀의 방에서 아버지와 나누는 이야기이다.

그 비밀의 방에서 나온 사람은 너의 좋은 데를 알아본다.

 

갈수록 단순하게,

갈수록 겸허하게,

갈수록 커지는 기쁨 속에서

오늘도 주님이 주신 하루를 살아 숨 쉬는 생명들과 더불어 기쁘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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