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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속에서 2013,10,19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May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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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속에서

 

빗줄기가 세차다.

홀로 일어나

하염없는 빗속에 나를 놓아둔다.

 

언제나 차고 넘치는 고뇌

열 손가락으로 감아쥐고도 남는 모순

내 남은 고뇌를 삼키고

미혹의 실뭉치도 이를 올올이 수습하면서

심연에 쏟아지는 비를 맞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참회의 날을 세워 죄와 어둠과 싸운다.

 

사람이 저지르는 잘못과

이를 용서하시는 아버지의 자비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이 타오르는 무덤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부른다.

 

최선이라고 여기던 것들이 와해 되고

바닥이 송두리째 무너져 홍수가 범람하는 밤이다.

쫓기듯이 바삐 상처를 아무리고

새로이 상처를 예비하는 나

죽을 때까지 거듭 새로운 상처를 기다리는 바보가 되어야지,

새로운 상처를 위해서 어서 피부에 박힌 피멍을 삭히고 나와야지,

그리고 빌어야지.

나를 불태울 자유를 위한 열정을 내려달라고.

진실로 아뢰옵거니

사람의 일로 아픔을 입는 일이 끝나면

저는 이제 무엇에 쓰입니까,

생각의 일로, 사랑의 일로

불면에 붙잡히는 심야의 수고가 없어지면

허구한 낮과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요?

죽기가 아니면 견디게 하옵소서

 

삶은 언제나 가고 있는 길목의 일,

함께 갈 길벗들의 정이 서린 눈빛을 본다.

고개를 수그리는 기도 안에서

빛과 소망과 음악과 시

자유를 주는 빈손으로

그리고 나를 쪼개는 석수장이의 정으로

자금 여기서 삶으로 글을 쓰고 싶다.

 

2013, 10, 19 비 오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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