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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그리스도의 신비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Aug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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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그리스도의 신비

 

기쁨은 슬픔과 고통의 땅을 뚫고 나온 싹이다.

가난을 통해 얻은 해방과 겸손을 통해 얻은 연결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기쁨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모든 형태의 죽음을 통해 얻는 부활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진리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들이 진리 추구에 대한 확신도 없이

자신의 이미지를 하느님의 이미지처럼 만들어 내는

스스로 만든 하느님이라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진리는 끊임없이 자신의 의지를 하느님께 내어드리지만,

말로만 외치는 이들은 자기가 만든 그리스도라는 우상을 섬기면서

그럴듯하게 행동하는 것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정의와 진리 위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다.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떻게 그리스도의 신비를 드러내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보편적으로 외적 권위에 의존하도록 길들여 왔다.

그러나 외적인 권위가 내면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다면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하시는 영의 활동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 안에는 검증되지 않은 말을 믿거나

다른 사람보다 우위를 차지하려는 자들로 가득하다.

우리는 전통, 전문적 지식, 선배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스도를 따르기보다 그리스도를 믿어 복을 받거나

미래에 받을 상이나 벌을 모면하려는 의도에서

계명 준수와 도덕적 성취, 기도와 희생과 제물을 바쳐드려야만

하느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바쳐야만 한다는 경쟁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잃어버렸다.

그와 함께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 법” (야고보 2,12)도 잃어버렸다.

 

내적 권위는 본질적인 것을 신뢰하는 것이다.

본질적인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동하는 자비에서 나온다.

성경은 해산하는 아픔이 담긴 책이다. 갈등과 문제가 그 속에 있다.

아픈 것을 외면하고 좋은 것만 전해주는 책이 아니다.

우리는 거룩함에 대한 의미를 왜곡시켜왔다.

거룩함은 완전함과는 거리가 멀다.

완전한 사람만이 영성체를 하고 완전한 사람만이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

온갖 실수를 저지르고 죄에 떨어져도 끝까지 하느님을 신뢰하는 것이 거룩하다.

거룩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며 상처 입은 치유자이신 그리스도 예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범을 따르려는 삶만이 거룩하다.

 

가난과 겸손이 그분과의 연결이라면

행동하는 자비는 나를 통해 너에게 흘러가는 선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은 실수나 죄에 떨어질 때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관계를 회복하고 연결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외적인 권위에 의존하는 사람은 두려움과 수치심의 잣대로 평가하고

그럴만한 핑계나 합리화로 자신을 속인다.

몸과 영혼이 서로를 보완해 주는 영성이 아니라

몸과 영혼이 서로 원수로 여기는 도덕적인 완전함의 잣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이 중요하다.

땅이 없는 하늘이 무의미한 것처럼 몸이 없는 영의 세계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다.

오감을 통해 지금 여기서 느끼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길 위에서, 길 위를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피조물과의 관계가 하느님 나라의 관계들이다.

대성당의 건물과 수도원 안에서가 아니라 길 위에서 만나는 관계들이 중요하다.

성프란치스코는 온 세상이 수도원이 되는 경험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그는 은둔소와 수도원을 지니고 다니라고 했다.

우리는 너무나 한정된 장소에서만 하느님을 찾으려 했다.

프란치스칸들은 교회라는 보편적 신비 안에 살면서 세상을 섬기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삶의 방식을 선택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야말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안에 살면서 가끔씩 교회에 가는 삶과는 너무나 다른 삶의 방식이다.

 

나는 아름다운 숲과 음악, 타인과 예술 속에서,

하느님의 축복과 믿음을 성장시키는 길 위에서,

태양과 달과 별, 하늘의 구름과 비와 눈,

바람과 꽃들과 바위,

사시사철의 변화와 제철에 나오는 과일들,

갖가지 나무와 새들과 짐승들,

풀벌레들과 곤충들, 초록과 단풍과 낙엽,

흐르는 강과 바다와 물고기들, 대자연과 더불어 온갖 피조물과 함께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크고 넓고 깊은지를 조금씩 깨달아간다.

기쁨은 영혼에서 나오는 현존하는 하느님의 신비다.

신앙적 기쁨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할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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