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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길을 걸으며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Feb 0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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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머리 길을 걸으며

 

담양호 수변에 걷기 좋은 산책길

나의 두 눈이 호수를 산책하는 동안

보는 것에 잔뜩 배부른 나는

아픈 허리의 통증을 느끼면서도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며

잔잔한 호수가 벌이는 잔치에 넋을 잃었다.

 

잔잔한 물에 하늘을 품은 호수

산과 나무들이 거꾸로 서서

하얀 구름을 쓰다듬고 있었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낮에 나온 반달

길을 걸으며 깔깔대는 여인들

수많은 얼굴들에 담겨있는 사연들

 

기쁨은 언제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움 속에서

감각으로 영혼을 먹인다.

보는 것으로 배부른 사람은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멜로디에 빠져드나보다.

 

흥얼거리는 사람은 현재의 순간에 창조주를 찬미한다.

새가 노래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내 안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은

소리로는 들을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용머리 길에서 듣는 이야기들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행복을 다른 곳에서 찾으며

현재를 놓치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가끔 나이 지긋한 이들이

우수에 찬 눈빛으로

옛 기억을 떠올리며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하루

한 다발의 햇빛이 나에게 닿고 있을 때

새들은 얼마나 멋지게 노래했을까?

멀리서 딱따구리의 메아리가 들린다.

 

잔잔해야 보인다.

호수에 일렁이는 물결들이 쓰고 지운 그림들

고요한 내면의 평화가 하늘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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