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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

by 이종한요한 posted Aug 0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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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을 앓고 있는 교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는 말이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후 그분의 파격적 행보를 보며온 세상 선의의 사람들이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감동을 받고 있는 밝은 현실이다.

 

그러나 어두운 면들, 몇 년을 이어오며 계속 불거지고 있는 교회 성직자들의 스캔들이 교회의 위상에 대해 실망을 주고 있다.

 

오늘 세상을 실망시키는 교회 성직자들의 성문제는 현재의 것 보다 과거 몇 십년 전 사건들이 불거지면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대부분이며, 이중에 많은 것은 실재 사건이어서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한마디로 교회의 모양새를 지키기 위해 쉬쉬하면 덮어두었던 것이 폭로되는 것이기에 더 실망을 느끼게 된다.

 

지금 반성해야 할 것은 교회가 이런 사고들을 처리하는 태도이다.

 교회는 자기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차단해야 한다는 편집증 사고방식으로 무장하고 복음적인 정직성으로 문제에 접근하기보다 사건을 덮고 감싸는 것을 목표로 접근하면서,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와 실망을  주었고 이것을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서는 교회에 대한 공신력을 크게 실추시키게 되었다.

 

유럽 어떤 나라의 통계에 의하면 국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의 서열에서 교회의 위상이 언론이나 경찰, 소방서 보다 뒤진 6위가 되었다는 참담한 현실이다.

 

몇 년전 미국 어떤 교구장의 스캔들에서 이것을 처리하는 교회의 태도는 그 사건의 피해자들이 자기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 보다 이 사건에 접근하는 교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증폭되면서 지역 교회를 완전히 파산되게 만들었다.

 

그 추기경은 지금 로마에 은신하고 있는데,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라는 한탄이 나오면서 교회의 정직성에 심각한 먹칠을 하고 있다. 교회가 주님의 정의를 외치는 집단이기 위해선 형평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법정이 아닌 로마에 있는다는 것은 실망스럽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이런 사건이 불거지면서 엉뚱한 일도 생기게 된다.

 

이런 사건을 맡는 변호사는 짭짤한 수입이 생기게 되기에 파렴치 수준의 변호사들에겐 교회의 스캔들이 매력적인 먹잇감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에 대해 반감이 있는 사람이거나 성질이 좋지 못한 인간들 중 돈에 욕심이 있는 자들은 어떤 특정 성직자를 고발하고 재판에서 이기던, 혹은 상대가 지래 겁을 먹고 문제를 키우지 않기 위해 금전으로  타협하는 경우도 생김으로 조작된 사건도 적잖게 생기게 되었다.

 

이런 사건을 다루는 법정은 항상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에게 손을 들어주는 방침으로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또 다른 불의가 재현되고 있다.

 

근년에 있었던  미국 시카고 교구장이신 베르나르디노 추기경 사건의 예가 대표적이다.

 

고귀한 인품과 덕망으로 시카고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추기경에게 어떤 젊은이가 나타났다. 그는 자기 어린 시절 추기경으로부터 성적인 폭행을 당하고 이것으로 심리적인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할 수 없으며 자신의 현 처지는 에이즈 환자라는 것을 고백하면서 파문을 던졌다.

 

이 사건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개신교 신자들도 상당한 미국 사회에 대단한 흥미 거리가 되면서 언론들은 대서특필을 했다.

 

여기에 대해 추기경은 즉각 언론을 통해 자신과 무관한 사건임을 밝히면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했다.

 

그런데 슬프게도 이 고발자를 부추긴 것은 추기경에게 좋지 않는 감정을 가진 성직자였으며 고발자는 이 성직자의 사주를 받아 돈을 뜯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이런 연극을 꾸민 것이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있던 이 고발자는 추악한 성직자의 사주에 의해 이루어진 자신의 진상을 고백함으로써 추기경은 혐의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 고발자는 에이즈로 투병 생활을 하면서 추기경을 통해 교회로 돌아와 기도 속에서 하느님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이처럼 오늘 많은 성직자들이 돈을 뜯어내기 위한 목적의 무고한 모함에 의해 이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근래 독일의 명망 있는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에서는 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레겐스부르그 대성당 소년 합창단 (Regensburg Domspatzen)에 있었던 신체적 학대와 성적인 학대 사건을 대서특필해서 사람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레겐스부르그는 뮨헨이  바이에른 주 정부가 되기 이전 수도였던 도시로 독일에서도 아름다운 중세 도시 가운데 하나이다.

 

이 도시엔 주교좌인  성 베드로 대성당이 있는데, 독일 고딕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스테인드 글라스 등 예술품과 함께 소년 합창단은 100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유럽 합창단 가운에서도 이름 있는 합창단이다.

 

더욱이 이 합창단은 1964년에서 94년 까지 30년간 베네딕도 16세 교황의 형인 게오르그 랏징거 신부(94)가 지도를 맡은 곳이기도 한데, 지난 50년간 이 합창단이 저질렀던 범죄를 고발하면서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피해자들은 담당 변호사한테 성가대 학교 시절을 감옥, 지옥, 포로수용소로 언급하면서 공포, 폭력, 무기력으로 점철된 생애 최악의 시기라고 회고했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여기에 한수 더 떠서 전임 교황의 형이 있던 학교에서.... 60년간 547명이 육체적 성적 학대 라는 선정적인 표현으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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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형이며 30년 이 합창단을 지도한 게오르크 랏징거 신부]


이 층격적인 고발 앞에 30년간 이 학교를 운영했던 교황의 형 게오르그 랏징거 (Georg Razinger) 신부는 자기가 가끔 소년들을 때린 것은 있지만 멍이 들도록 때린 적도 없고 체벌이 금지된 1980년 이후엔 이를 중단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성적 학대에 대해선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 전혀 알지 못하다고 했다.

 

이 성가 학교의 산 역사와 같은  게오르그 신부의 이런 진술은 이제 많은 세상 사람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가 되었으며, 언론이 표현하는 선정적인 표현들에 현혹되어 이 사건은 2010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이런 사건들에 하나를 더 부치는  황당한 현실이 되었다.

 

이 합창단 사건의 전모는 오직 하느님과 게오르그 신부만이 아실 수 있는 것이다.

아동의 체벌 금지는 유럽에서도 1979년부터 실시되었으며 지금은 세계 48개의 나라가 아동 체벌을 금하고 있으나, 그전까지는 일반 가정에서도 체벌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효과적인 교육의 수단으로 여겨져 실행되고 있었다.

 

게오르그 신부가 1980년부터 체벌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시대적인 관점에서 합당한 처신이라 볼 수 있으며 성적 학대에 대해 자기가 모르는 것 역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러나 여론은 과거에 있었던 부정적 사건의 후편으로 이 사건을 몰아가면서 사람들에게 부정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자기가 피해자라고 자처하는  많은 전직 단원들은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불쾌했던 기억의 분풀이로 이런 폭로를 했을 수도 있으며 돈을 노린 연출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폭로를 하면 사실 여부를 밝히기 이전 우선 믿고 보는 시대 풍조를 시기적절하게 이용한 처신일 수도 있다.

 

이러한 폭로에서 게오르그 신부가 교황의 형이기에.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으나 사실 그의 인품을 보면 전혀 다르다.

 

그는 성직자로서 교황의 형으로서 너무도 자연스럽고 소탈한 인품의 사람이었음이 그의 삶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유명한 대성당 합창단 지도자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조금 어눌하고 촌스러운 용모에다 인품 역시 꾸밈과는 거리가 먼 자연인이다.

 

베네딕도 16세가 교황으로 당선되었을 때 여러 언론 매체로부터 소감을 질문 받게 된 적이 있었다.

 

그는 자기 동생이 교황으로 선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 고생문이 훤하겠다는 자괴심에 슬픔과 염려를 금할 수 없다는 발언 등은 교황을 동생으로 둔 사람으로서는 좀 엉뚱한 대답을 할 만큼 자유인이다.

 

이어 앞으로 교황인 동생을 만났을 때 어떻게 부를 것인지 질문 받았을 때 서슴없이 과거 부르던 대로 요셉이라고 부르며 자기는 교황의 형으로서가 아니라 동생 요셉의 형으로 남고 싶다는 인간적인 표현을 했다.

 

이처럼 정직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성직자를, 아무런 물증도 없는 상태에서 많은 학생들을 학대하고 고문했던 역할로 몰아간다는 것은 이성적 판단에 어울리지 않는 것 이기에, 우리들은오늘날 교회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지닌 언론의 원색적 표현의 허점을 이해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을 통해 오늘 가톨릭교회가 반성하고 뉘우쳐야 할 것은 교회의 모든 사안에 대해 침묵의 강요를 함으로서 문제를 더 키우게 되었음을 깨우치는 것이다.

 

다른 종교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게 드러내어 해결한 것임에 반해 우리 교회 체제는 이런 것을 숨기고 억압함으로서 문제를 더 키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오만 불의는 다 고발하면서도, 교회 내부의 불의는 숨기는 것을 형제적 사랑으로 여기는 위선과 이중성의 태도를  깊히 반성하고 바꾸어야 한다..

 

이런 태도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사고를 온 세상에 알리는 사건으로 둔갑시키면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는 어리석음의 극치를 보이게 되었다.

 

몇 년 전 독일에서 사회전체가 발깍 뒤집힐 사건이 바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수도회 학교에서 터졌다.

 

독일 수도 베를린은 프로이션 지방의 도시이며 이곳은 개신교가 지배적인 곳이라 가톨릭에 대해선 우리와는 다르지만 그리 좋지 않는 정서가 있는 곳인데, 이 수도회가 진출해서 고등학교를 만들어 이것이 일류 학교로 정착된  것이다.

 

독일 교육 문화에서 일류 고등학교라는 것은 개념이 없던 것이었는데, 이 수도회의 노력에 의해 일류 고등학교(Schule)가 생기고 인정을 받으면서 많은 상류사회 가정이 선망하는 학교가 되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성직자와 선생들로 부터  신체적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던 사람들이 고발하면서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정확하기로 소문난 독일 사람들은 이토록 신뢰했던 교육기관의 이런 어두운 지하실을 보면서 샅샅이 조사해서 폭로했는데, 사건을 처리했던 그 학교 수도회 책임자들과 교구장의 태도는 더 놀라운 것이었다.

 

이 학교에서 이런 문제를 만들어 고발당한 수도자는 처벌을 받지 않고 다른 학교로 빼돌려 이 문제를 막았다는 것이 바로 현실이었다.

 

그래서 가해자는 항상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범죄를 만들 수 있었고 이것을 인사이동을 통해 은폐한 것이었다.

 

그러니 이 수도회에서 만든 일류 학교가 잘못된 수도자들의 범죄를 방조 은폐하는 복마전 역할을 했다는 것이 폭로되면서 희망이 실망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이런 부끄럽고 답답한 현실에서 어떤 신부가 그 수도회 장상이 되면서 평가가 반대로 변하게 되었다. 먼저 그  장상은 드러나는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한 장상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공개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성추행의 가해자가 된 수도자에게는 자기를 쇄신할 수 있는 과감한 인사이동을 하고, 그의 심리 치료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서 감추기에 천재적인 위력을 보이는 장상이 아니라 치유의 길을 열어줌으로서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어주고, 피해자들에게도 상처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용서의 여유가 생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늘 독일을 후덥게 만드는 이 안타까운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지 않을 때 이 현실은 우리의 멀지 않는 미래가 될 것이다.

 

얼마 전 어떤 교구에 사제가 정상인으로 생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신자를 구타한 사건이 있었는데, 어떤 책임자의 사과도 없이 지나가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새로운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세상에 모른척하고 있으면 절로 사람들이 잊을 터이니 조용히 나서지 않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책임자를 생각하니 답답하다.

 

이 교구 저 교구, 이 수도회, 저 수녀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교회에는 이중성과 위선성을 신중성으로 착각하는 풍조가 아직 교회에 만연하다.

 

교계나 수도회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명예를 지킨다는 비양심적인 망상으로 자기 내부 비리를 어물쩍 넘겨선 안 된다는 것을 이런 사건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구성원들은 누구든 이런 것을 보면 고발정신을 가지는 것이 오늘 우리가 교회에 꼭 필요한 정화의 태도이다.

 

이 합창단의 스캔들을 폭로한 사람들이 남긴 다음의 말은 , 우리 교회가 이 지경이 된 치부의 이유를 정확히 지적한것으로  새겨들을 만 하다.

 

그동안 가톨릭교회는 자기들의 잘못을 숨기는 침묵의 문화에 너무 익숙하게 살아왔다.”

 

우연인가 필연인가 ?

 

오늘은 오스트레일리아 수녀로서 100년전 당시 성추행 사제들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교회로부터 파문당한 메리 매클럼 수녀의 귀천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녀는 서약 4년차의 새내기 수녀로서  교회의 치부를 용감히 공개함으로, 당시 일부 교회의 성직자들의 미움을 받아  파문되었으나, 다행히 5개월 후 파문은 철회되고, 다시  수녀로서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그 시대의 꼭 필요한 복음적 봉사를 하다가, 선종 후 지난 2009년 시성되었다.

 

이 수녀의 시성이 오늘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교회에 주는 의미는 참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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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겐스부르그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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