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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에서 동창생들에게 쓰는 편지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Jul 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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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에서 동창생들에게 쓰는 편지

 

열대야의 맹위가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밤

사랑의 학교에 다니는 동창생들인 너희들을 위하여

이미 새날이 된 시간에 편지를 쓴다.

 

관계의 능력을 통해 선물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신 우리의 스승이신 분

우리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반

창조와 자유라는 과목을 배우고

선과 덕이라는 숙제로 과제를 내 주시는 분에게

낙제 점수는 면하게 해 달라고 애원 하면서

저 마다 자기 길을 개척해 가고 있다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은

사랑하는 이들의 선을 위하여

사랑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을

자신의 실천으로 보여주셨기에

가장 훌륭한 교사이시다

 

그분은 비교를 초월하는 절대의 개체인 우리들이

참된 자유에 이르는 갈망을 통해

영원한 자유에 참여하게 될 때 졸업장을 주실 것이다.

 

무상으로 사랑하는 능력

자유를 교육하는 사랑의 학교에서 우리는 만났고

생명을 살려내기 위하여 자기를 내놓는 자유를 살아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결단에 이르는 자유를 통해

자유를 얻는 길을 스스로 보여 주셨기에 우리는 배운다.

 

나의 친구요 동창인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헌신의 욕구 앞에 인색하지 않고

우리의 너그러운 낭만이

실로 아름답고 멋진 취미요

생명을 살려내는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감정이나 행동거지에 가격표를 메기고

절대로 밑지지 않으려고 싸구려 비하를 저지르는 우리에게

천천히 다니시며 우리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우리들의 어깨 위에 손을 얹으신다.

 

그분은 시간 속에 계시고

번뇌 속에 계시고 좌절과 소망 속에 사시며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으시고

오랜 병석의 침상에 서시기도 하셨다.

 

모조리 문이 닫힌 작은 집에서 암울해 있을 때

목마르게 부르는 이름도 그분이셨다.

그분은 내 영혼을 맨 먼저 찾아주신 분이셨지만

그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은 너희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속마음을 탐색하는 일도 나에겐 괴로웠다.

금광을 캐려고 바위를 깼지만

종내 돌에 절망하여 까무러치듯이

삶이 어렵고 사람이 어려워 꼭 죽을 것만 같은

그런 일들이 잦았었건만 한 점 바늘구멍만한 빛이 있어

나는 그 빛을 따라가곤 했다고 말 할 수 있다

 

도망치는 일과 속속들이 함께 느끼며 사는 일의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섣부르게 대답하지 말자

천천히, 또 몹시 아끼는 것과 같이 여러 번 되물으면서 생각해보자

가슴 한 복판에서 종내 하나의 목소리가 울려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

우리의 스승께서 가신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 길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다만 성령께서 우리의 선택에 함께 하심을 믿고 기도드리자

 

우리들의 마음 속 소요들은 한결 다스리기 어렵고

평생을 다 살아버린 듯 피곤에 휘말릴 때도 있다.

과도한 갈망과 소비와 위험으로 이끄는

즉각적인 만족에 의존하는 그러한 갈망의 노예들이 될 수도 있기에

우리들은 자유에 이르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사랑하는 이가 슬퍼하고 방황하고 절망하고 그 나머지 기도하듯이

나도 노상 그것들과 엇비슷한 감정의 눈매를 갖고 살아왔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자신 안에 영원한 행복을 성취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영원한 행복에 대한 열망을 성취 가능한 실재로 만들기 위해

하느님은 우리와 소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우리에게 내려오셨다.

가난과 겸손, 무상으로 주어진 열매들을 먹고 우리는 살아왔다.

우리가 졸업장을 받아든 날은 영원한 종착지에 다다른 때일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동창생들아!

우리가 우리의 우정으로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하느님과 갖는 우정은 성숙의 끝이다.

그 때를 위해 나는 너희들과의 우정 안에서 편지를 쓰고 있으며

졸업장을 받게 될 우리들의 행복을 미리 본다.

 

 

2017, 7, 25 화요일

여명이 열리는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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