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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성 금요일- 죄스러운 행복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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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라면 누구나 사순절 때 고백성사를 많이 주게 마련이지요.

저도 고백성사를 많이 주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님 수난에 동참하지 못했다는 점을 토로하였습니다.

 

편찮으신 저의 어머니에 대해 저의 육신의 형제들과 얘기를 나누는 중에는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

어머니가 자기들의 자식들보다 더 고통을 겪으시고,

어머니는 정말 노약하시고 자식들은 젊고 건강한데도

어머니의 큰 고통이 더 마음 아프지 않고

자식들의 작은 어려움이 더 마음 아프고 걱정된다고.

아주 솔직한 저희 형제들의 토로이고 뉘우침입니다.

 

언젠가 말씀 나누기 때 쓴 적이 있지만

그래서 제 마음이 아주 언짢은 적이 있었지요.

새 해 미사를 봉헌하는데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는 미사지향을 넣으면서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서는 아무도 미사지향을 넣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자식이 없어서일까 그런 형제들이 무척이나 아쉽고 괘씸하였습니다.

 

그래도 생각을 해보니 저의 형제들이 어머니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머니를 엄청 사랑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더 큰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인간을 그렇게 만드신 때문입니다.

 

무릇 사랑이란 치사랑이 아니라 내리사랑이고,

이것은 꼭 부모와 자식의 사랑에서뿐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의 사랑에서도 그렇습니다.

 

큰 사랑이 작은 사랑 쪽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작은 사랑이 큰 사랑 쪽으로 흐르지는 않지요.

큰물이 물이 적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지요.

 

그러니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가 하느님만큼 하느님을 사랑치 못함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합니다.

뻔뻔스런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또한 저의 겸손이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 수난감실 앞에서 묵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 사랑이 주님 사랑만큼 크지 못하고

그래서 제가 주님을 위해 주님만큼 고통을 봉헌치 못하지만

주님의 사랑만은 제가 알아드리자고 말입니다.

 

주님은 나를 위해서 수난의 고통을 당하시는데

우리는 그것이 나를 위한 주님의 사랑인 줄을 모른다면

이 얼마나 주님의 사랑을 허무하게 만들고 슬프게 만드는 것이겠습니까?

 

그러나 주님께서 당신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당신이 이해받고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러니 주님의 고통과 사랑을 우리가 알아드리는 것은

알아드리지 않으면 그분이 서운해 하시기 때문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주님께서 바라시기 때문이고,

사랑받고 있음을 우리가 알기를 바라심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 우리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으로 우리가 행복하기를 진정 바라십니다.

누군가 고통 중에 있는데 나만 행복하다면

그때 우리의 행복이 행복할 수 없고 참으로 죄스럽지만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의 고통 때문에 우리가 죄스럽기를 바라지 않고

진정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 주님께서 돌아가신 오늘,

도저히 죄스럽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러나 주님께서 바라시니

주님의 바라심대로 죄스러운 행복을 느끼며 오늘 하루를 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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