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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4주 금요일-내가 바로 작은 헤로데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Feb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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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말을 들을 때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기 때문이다.”

 

헤로데가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했다는 이 말을

우리는 믿을 수 없고, 믿어야 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요한의 말을 헤로데가 기꺼이 들었다는 것 또한

우리는 믿을 수 없고, 믿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헤로데가 요한을 죽인 것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요망한 계집들의 간계와 체면 때문에 죽였다고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헤로디아도 요한을 죽이고 싶어 했겠지만

헤로데도 요한을 죽이고 싶었기에 죽인 것이고

그 이유는 불의를 고발하는 요한이 성가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헤로데는 자기가 불의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불의하지 않거나 자신이 불의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

요한이 불의하다고 지적하더라도 죽일 리 없었을 것이고,

그런 고발에 대해 반응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도 종종 그러하지 않습니까?

내가 잘못이 없으면 떳떳하기에 누가 잘못을 지적해도

담담하게 아니라고 하거나 아예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하거나 크게 화를 내는 것은

뭔가 찔리는 것이 있기 때문임을 우리는 경험으로 압니다.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할 때 크게 화를 내면

“너 뭐 찔리는 것이라도 있니?”하고 우리는 얘기하곤 하지요.

 

그러므로 헤로데는 불의했고 자기의 불의를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사람들에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고

고치려 하기보다 그저 깔아뭉개고 싶었던 것입니다.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런 것이

권력자들은 엄청난 불의를 저지르고도

그것을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고 깔아뭉개려 하고,

그것을 계속 들추는 사람들을 오히려 매도하고 찍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마치 자기가 똥을 싸놓고 그 똥을 깔고 뭉개며

자기는 똥을 안 쌌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똥을 쌌으면 그것을 인정하고 깨끗하게 치워야지 안 쌌다고 하면서

깔고 뭉개면 더러움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만 더 더러워지게 되지요.

 

그런데 우리가 사돈 남 말 하듯이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크건 작건 잘못을 하고,

그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고맙다고 하기보다 미워하며,

그 잘못을 변명하거나 합리화하고 감추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헤로데만큼은 아니어도 작은 헤로데가 되는 것입니다.

풀어 말하면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우리가 미워한다면

그 미움은 요한을 죽인 헤로데의 그 살인의 축소형이고,

나의 잘못을 변명하고 합리화하며 은폐하려는 심리는

헤로데가 불의를 깔아뭉갠 것의 축소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바로 작은 헤로데임을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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