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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주 수요일-우리가 주님의 이동 성전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an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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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데리고 올라온 날부터 오늘까지,

어떤 집에서도 산 적이 없다. 천막과 성막 안에만 있으면서 옮겨 다녔다.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쳤다."

 

어제 하느님의 궤에 대해 얘기하면서 저는 이동식 성전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예루살렘에 정착하여 향백나무 궁을 짓고 살게 되었는데

하느님은 여전히 하느님의 궤에 머물고 계시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다윗이 못된 놈이 아니라 된 사람이라는 표시지요.

우리말에 못된 놈이란 효도할 줄 모르면 사람이 아직 못되었다는 뜻이고,

사람 양성이 덜 되었거나 요즘 말로 하면 인간성숙이 덜 되었다는 뜻이지요.

 

사실 이런 효도는 받아줘야 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효도를 거절하십니다.

효도가 시답지 않아서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지요.

그렇다면 왜 거절하실까요?

 

쫓아다니며 괴롭힌다는 말이 있는데 쫓아다니시며 사랑하시겠다는 뜻입니다.

다윗은 정착하고 안정된 삶을 누릴지라도

하느님의 사랑은 안주하거나 성전에 안에 갇혀있지 않겠다는 뜻일 겁니다.

 

본래 사랑이 동적인 것이긴 하지만 찾아가시는 사랑을 하시겠다는 것인데

육화가 그 사랑의 대표적인 것이고,

공생활 내내 한곳에 머물지 않고 여기저기 선포 여행을 다니신 것이나

엠마오의 제자들에게 다가가신 사랑이 다 이런 사랑의 표현입니다.

 

근심 걱정은 별로 좋지 않은 것 또는 쓸데없는 것으로 흔히 얘기합니다.

실제로 그런 근심 걱정이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저는 대화 중에 '신앙인에게 염려란 곧 기도야!'란 말을

하면서 염려나 근심 걱정은 마음이 따라가는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마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사랑하지 않는 거지요.

그리고 마음이 움직이면 이내 몸도 움직이면서

그 사랑이 상대의 감각 안으로 최대한 들어가 감동을 주게 되지요.

 

하느님은 당신 사랑에게로 다가오지 않고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떠나가는

사람에게는 몸소 다가가시어 동행과 동감을 해주시는 사랑을 하심으로써

마음의 감동도 주시고 마침내는 돌아서서 당신을 따르게 하시지요.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어린이에게는 다치지 않도록 쫓아다니며 보호하는

사랑을 하시지만 성장케 되면 그때엔 그도 효도케 될 거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다윗이 어디에 있든 주님께서 함께 계시겠다고 하신 다음

그러나 나중에는 다윗의 집안이 바로 성전이 될 거라고 하십니다.

 

성전이란 하느님께서 계신 곳이니 주님이

우리 마음에 계시면 마음이 성전이고,

우리 가정에 계시면 가정이 성전이며

우리 집안에 계시면 집안이 성전인데

건물이 성전이 아니라 다윗 집안이 성전이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어떤 성전을 더 좋아하시고

어떤 교회를 더 좋아하시겠습니까?

 

주님께서 허물어져 가는 당신의 집을 고치되 가서 고쳐달라고 하셨을 때

프란치스코가 아시시에 있는 성당 셋을 고쳐드렸는데

주님께서 고치기를 더 원하신 것은 건물 성전이 아니라

쪼개진 당신 공동체를 다시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었고,

흩어진 당신 백성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가라는 것이었듯이

다윗에게도 건물로서의 성전이 아니라 집안이 성전이 되길 원하셨고,

다윗의 후손 중의 하나가 하느님을 위해 집을 지을 거라고 하십니다.

 

이런 묵상을 하면서 저에게는 코린토 전서의 다음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그러므로 이제 주님의 궤가 이동 성전이 아니라

우리가 바로 이동 성전이 되어야 함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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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엘리사벳 2020.01.29 22:43:53
    "고치되, 가서 나의 집을 고쳐라"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으시고 이동성전으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시는 신부님 감사합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1.29 06:56:43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1.29 06:56:00
    19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저 바깥사람들)
    http://www.ofmkorea.org/191667

    18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나도 바깥사람이 아닐까?)
    http://www.ofmkorea.org/116884

    16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다 사랑이신 하느님)
    http://www.ofmkorea.org/86457

    15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희망은 있다.)
    http://www.ofmkorea.org/74376

    14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씨는 하느님의 사랑)
    http://www.ofmkorea.org/59846

    13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사랑하시기에 용서치 않으신다.)
    http://www.ofmkorea.org/50409

    09년 연중 제3주간 수요일
    (마음을 움직이려면)
    http://www.ofmkorea.org/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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