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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11주 월요일-분노에 지지말라.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un 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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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늘 주님께서는 이런 어법을 쓰십니다.

너희는 이러이러한 말을 들었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과거 누가 어떻게 말했건 당신의 생각은 이렇다는 말씀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과거 전통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을 반대하는 것이고,

대단히 교만한 사람의 도발적인 태도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 이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절대 아니고,

교만한 사람의 도발적인 태도의 표출도 아닙니다.

그것은 확신의 표출일 뿐입니다.

 

나의 확신을 얘기한 것이 결과적으로 누구의 무엇을 반대하는 게 되더라도

나의 확신을 그저 얘기하는 것은 누구를 반대하는 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우선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없습니다.

옳은 것을 말할 뿐 나의 옳음을 주장하지 않는 것이고,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고 시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말에 시비를 건다는 말이 있듯이

시비를 가리다보면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다툼이 일기 마련입니다.

 

지금도 많이 그렇지만 옛날의 저는 그렇게 시비를 많이 걸었습니다.

길가다가 새치기나 끼어들기를 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꼭 시비를 걸었는데 그렇다고 말로 시비를 건 것은 아니고

제 마음 속에서 그건 잘못된 거라고 시비를 건 것이며

어떤 때는 비난을 퍼붓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 저를 들여다보면 제 마음 더 안쪽에서는 내가 옳다는,

경우에 따라서는 너보다 더 옳다는 우월감이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옳고 그름이 앞서는 곳에는 사랑의 자리가 없고,

그래서 누구보다 사랑이 많아야 할 수도자들이나 성직자들이

오히려 깐깐하기만 하고 사랑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로 분노지심忿怒之心이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죄악에 대해서 매우 분노하고,

누가 나와 다른 생각만 얘기해도 분노하곤 합니다.

 

그런데 마음에서 분노가 인다는 것은 그것으로 진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내가 진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노에게 내가 진 것입니다.

 

아무리 그의 죄악이 크고 나빠도 분노할 필요 없었고,

그저 생각이 다른 것일 뿐이라면 더더욱 분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길길이 날뛰고 있다면

그 자체로 나는 분노에게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저에게는 사랑이 전혀 없고,

오직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만 있으며,

나를 고집하는 마음만 가득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주님 말씀처럼

악인과 맞서지 말고 나의 분노와 맞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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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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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홍시몬 2016.06.13 12:23:51
    타지에 일하러 가신 아버지를 기다리듯 학수고대 하다가 마른 논에 비내리듯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시비지심과 분노지심에 대해 깊이 묵상하며 제 마음속에 사랑의 자리는 얼마나 있나 돌아봅니다. 고맙습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착한샘 2016.06.13 06:48:31
    신부님!!! 방가워요
    갑자기 강론이 끊겨 궁금했는데 다시 뵈니 참 좋네요
    대전 재속프란치스코회 밴드 회원들이 모두 궁금해 했어요
    제가 새벽마다 신부님 강론을 밴드에 올리거든요
    회원들은 아침마다 신부님 강론말씀을 먹고 출발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주님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
    홈페이지 아타시 2016.06.13 05:38:54
    오랜만에 지면을통해 뵈오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나가셧던 성무에 큰 성과 있었으리라 믿으며 무사 귀환을 다시한번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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