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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7 주일-하느님께서도 못 들어주시는 기도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ul 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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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가 청하면 주실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우리가 청하면 다 들어주실까요?

살아가면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기도를 했는데도

그 기도가 가납되지 않고, 기도대로 가납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에게 기도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기도를 하는 우리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하느님도 들어주실 수 없는 기도가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는 들어줘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못 들어주시고,

다른 하나는 우리 인간이 협력치 않기 때문에 못 들어주십니다.

 

하느님은 진리 또는 진실에 어긋나고, 사랑에 어긋나는 것은

들어주실 수 없고, 그래서 안 들어주십니다.

 

진리의 하느님이 어떻게 진리/진실에 어긋나는 것을 들어주실 수 있습니까?

그것은 당신 자신을 부정하는 모순이기에 그러실 수 없고,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 아니기에 그러실 수 없습니다.

 

진리/진실과 어긋나는 기도를 우리가 드리면

하느님께서는 그 기도를 안 들어주실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기도를 하실 것입니다. 제발 진리에로 돌아서 달라고.

 

사랑에 어긋나는 것도 못 들어주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사랑에 어긋나는 기도를 들어주실 수 없고,

그것이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 아니기에 들어주실 수 없습니다.

 

미움과 증오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하느님께서 어떻게 들어주시겠습니까?

저 미운 놈 다리 부러지게 해달라면 그 기도 들어주시겠습니까?

우리가 이런 기도를 하느님께 드리면

하느님께서 오히려 우리에게 기도하실 것입니다.

그런 기도는 하지 말고 제발 마음에서 미움과 증오의 가시를 빼라고.

증오와 미움의 가시를 가지고 사느라 얼마나 아프냐고 안타까워하시면서.

 

좋은 청, 올바른 청이고 그래서 그 기도를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려고 해도

우리 인간이 협력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도 못 들어주시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저지르는 범죄는

그 자유의지를 하느님께서 주셨기에 하느님도 어쩌실 수가 없습니다.

 

죄로 가득한 이 세상을 하느님께서 용서해주시고, 구원해 주십사고

우리 인간이 아무리 기도하여도 우리 인간이 동의하고 협력치 않으면

오늘 창세기의 얘기처럼 하느님도 어쩌실 수 없습니다.

 

오늘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징벌에 처한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의인이 몇 명이라도 있으면 그들을 봐서라도 벌하지 마시라고.

그러면서 죄인 때문에 의인이 죽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논리를 폅니다.

 

사실 보통 우리는 공정을 얘기할 때 죄인, 악인을 벌하지 않고

살게 놔두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다시 말해서 죽이는 공정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아브라함은 의인 몇 명 때문에 죄인, 악인까지도 살리는 공정을 얘기합니다.

 

아브라함이 이렇게 얘기하지만 실은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의 공정이기에

하느님께서 다만 몇 명이라도 있으면 다 살리겠다고 하십니다.

 

세상이 구원되려면 모두를 살리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협력할

의인이 몇 명이라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세처럼 이런 살리는 기도를 해야 하고,

기도를 할 뿐 아니라 사랑의 구원 사업에 협력도 해야 함을

깊이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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