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43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이번 성삼일 전례를 계획하면서
큰 주제를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어져 있었다.”로 정했습니다.
그러니까 죽은 자가 머무는 무덤은 막힌 곳이라는 뜻이 있고
氣가 막히고 코가 막히면 죽듯이 뭔가로 꽉 막힌 자는
그 막는 것으로 인해 죽게 된다는 뜻이 있지요.
그러므로 이번 부활절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 막는 돌,
사람과 하느님 사이를 가로 막는 돌,
사람과 피조물과 하느님 사이를 가로 막는 돌을 치우자는 뜻입니다.

어제 식탁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구별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얘기의 발단은 제가 반쯤 먹은 풋고추를
식탁 위에 놨다 다시 먹는 것을 보고
왜 접시 위에 놨다가 먹지 식탁 위에 놨다고 먹느냐고
누가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오늘 강론을 준비 중인 저는 즉시
왜 식탁과 접시를 구별하느냐,
왜 깨끗함과 더러움을 구별하느냐 농담 삼아 반문했습니다.
그랬더니 같은 좌석의 다른 형제께서
자기는 얼마 전까지 발 닦는 수건과 얼굴 닦는 수건을 구별하였는데
왜 같은 나의 몸인데 발과 얼굴을 구별하는지 성찰케 되었고
이제는 그래서 같은 수건으로 발과 얼굴을 닦는다고 얘기하였습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놀랍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발수건과 얼굴수건을 구별하여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구별이 많은 불행의 근원입니다.
무엇을 더러운 것으로 구별하는 순간,
더러운 것은 깨끗한 것에 비해 악이 되고
그 사람은 그 악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불행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프란치스칸 영성에서 볼 때
구별이 악의 출발입니다.
모든 것을 깨끗한 것으로 보지 않고
그 중 어떤 것을 더러운 것으로 보는 순간, 그것은 악이 됩니다.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보지 않고
그 중 어떤 것을 밉게 보는 순간, 그것은 악이 됩니다.
모든 것을 거룩하게 대하지 않고
그 중 어떤 것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순간, 그것은 악이 됩니다.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그 중 어떤 것을 천하게 여기는 순간, 그것은 악이 됩니다.
모든 것을 필요로 하지 않고
그 중 어떤 것을 필요 없다 버리는 순간, 그것은 쓰레기 악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것이 선이 되지 못하고
그 중 어떤 것이 악이 되는 순간,
그것만 악이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모든 것도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어떤 것보다 좋은 것은
언젠가는 다른 어떤 것보다 나쁜 것이 되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보통의 우리들을 대변합니다.
발을 더럽게 여기고
더러운 발을 추하고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 악처럼 여깁니다.
그렇게 악으로까지 여기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얼굴처럼 소중히 가꾸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길을 가다가 발톱에 매니큐어를 화려하게 칠한 사람을 보고
속으로 ‘별꼴이야!’하다가 오늘 복음을 생각하며
‘발도 얼굴처럼 소중히 가꾸는 사람이구나!’하며
시선 변경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시선 변경을 해야 합니다.
베드로가 부끄럽게 여긴 발을 소중히 여기시고,
소중히 여길 뿐 아니라 닦아주시는 예수님의 시각으로
시선 변경을 해야 합니다.
발이 더럽긴 해도 얼굴보다 수고가 더 많지 않습니까?
온 몸을 감당하느라 너무 피곤하고 더러워지고,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멸시까지 받으니
얼마나 수고가 많고 고통이 큽니까?

그런데 우리 주변에 발과 같은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돈 많고 힘이 있고 능력도 많아서
어디서나 환영을 받고
그래서 어디나 당당하게 나서는 사람들에 비해서
사람들이 기피하고 그래서 어느 공동체,
심지어 우리 교회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3 D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우리가 힘들다고 피하는 온갖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들.
우리가 더럽다고 피하는 온갖 더러운 일을 하는 사람들,
우리가 위험하다고 피하는 온갖 위험한 일을 하는 분들입니다.
우리가 피하는 일을 이 분들이 다 하는데
우리는 이 분들을 고맙고 소중히 여기지는 못할 망정
우리보다 못하니까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다 나아가서 우리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 두 번째 독서, 코린토 전서 11장은
차별이 있었던 코린토 교회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깨우침입니다.
초대 교회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드셨던 만찬을 기념하여
주님의 날에 각기 빵과 포도주를 가져와 회당에서 같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코린토 교회에서는
주님의 몸과 피를 함께 나누어 먹는 이 성찬례가
언젠가부터 그 의미는 퇴색되고
부자들끼리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먹는 자리로 변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부자들은 빵과 포도주를 가져와
배불리 먹고 취할 정도로 거나하게 먹지만
아무 것도 가져올 수 없었던 가난한 사람들은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회당 밖에서 예절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렇게 차별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 막혀 갈라진 코린토 교회에
바오로 사도는 성체와 성혈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같은 주님의 몸과 피를 같이 나누어 먹음으로
그것을 같이 먹는 사람은 모두 한 형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번 자문해봅시다.
우리는 코린토 교회의 성도들과는 달리 모두 한 형제입니까?
우리는 오늘 복음 말씀에 따라 모두 한 형제입니까?
한 형제라면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가로 막고 갈라놓는 구별과 차별의 돌을 치웁시다.
한 형제라면
움켜 쥔 손을 펴고 형제들과 나눕시다.
한 형제라면
우리를 위해 더러워지고 고단한 형제의 발을 씻어 줍시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쥬라블 2009.04.09 23:27:02
    오늘 말씀의 전례에서도 '발'을 주제로 나눔을 가졌는데, 새로운 '발'의 의미...
    잘 묵상하고 다른 깊이 있는 나눔에 감사 드립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3Jan

    1월 3일-무늬만 하느님의 자녀, 과연 하느님의 자녀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그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오늘 요한의 편지는 새겨 들여야 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하느님의 자녀. 이...
    Date2017.01.0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428
    Read More
  2. No Image 02Jan

    1월 2일

     요한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며,  또 다른 예언자도 아니고,  단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이 요한을 두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Date2017.01.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482
    Read More
  3. No Image 02Jan

    1월 2일-주님이 벙어리 되시지 않도록

    “당신은 누구요?”라는 질문을 받은 세례자 요한은 오늘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답한 다음, “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라고 또한 답합니다.   그런데 만일 내가 똑같은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이런 질문은 제...
    Date2017.01.0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399
    Read More
  4. No Image 01Jan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목자들은 오늘 복음에 앞서  천사들을 만났다는 비범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체험은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이끌었고,  급기야 천사들이 그들에게 이야기한 것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구원자가 탄생하셨는데,  그 표징은 구유에 ...
    Date2017.01.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504
    Read More
  5. No Image 01Jan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올해는 우리도 다중 인격자가 되자.

    민수기의 주님은 오늘 모세를 통해 이렇게 이르십니다.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그런데 이 것은 아론과 그의 아들에게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똑같이 이르시는 것이겠지요. 우리도 축복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이르...
    Date2017.01.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92
    Read More
  6. No Image 31Dec

    12월 31일-우리는 아는 사람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많은 그리스도의 적들이 나타났기에 지금은 마지막 때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많은 그리스도의 적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 마지막 때임을 압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그리스도의 적들...
    Date2016.12.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191
    Read More
  7. No Image 30Dec

    성가정 축일-열린 성가정

    저의 가정을 자랑하는 것 같아서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성가정 축일을 맞이하여 성가정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의 육신의 가정에 대해서 조금 얘기할까 합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두 살...
    Date2016.12.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57 758 759 760 761 762 763 764 765 766 ... 1296 Next ›
/ 129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