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304 추천 수 0 댓글 4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추종자인가?
동반자인가?
방해꾼인가?

오늘 복음의 사도 베드로를 보면서
나는 누구인지 우리는 되돌아보게 됩니다.
베드로 사도는 주님의 첫 제자요 추종자였고
지근거리에서 주님을 따라다닌 동반자였는데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네가 그런 말을 한 것은 하느님께서 알려주셔서 한 것이니
이제부터 너는 교회의 반석으로서
너의 풀고 매는 것에 따라
하늘에서도 풀리고 매일 것이라는 칭찬을 들었는데
猝地에, 아니 倉卒間에 急轉直下하여
‘사탄’, ‘걸림돌’이 되어 주님으로부터 내침을 당합니다.
어떻게, 왜 이런 일이!

결론부터 얘기하면
눈을 한 순간이라도 주님으로부터 눈을 떼면
며칠 전 주님만 보고 물위를 걷던 베드로가 물에 빠지듯
우리 인간은 순식간에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반석에서 걸림돌로 전락하고
추종자에서 방해자로, 그래서 마침내 사탄으로 둔갑합니다.

참으로 무섭습니다.
한 순간이라도 주님의 뜻에서 눈을 돌려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사랑,
나의 바람에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은 잠깐의 눈길 줌이 아니라
완전히 풍덩 빠져버림이 됩니다.

며칠 전, 그러니까 포르치운쿨라 축일을 지내고
수고한 분들을 모시고 뒤풀이를 할 때의 일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악마의 장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영 다르게 상황이 되어가고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것이고,
수고한 분들 제가 감사드려야 할 자리이니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기쁘고 즐겁게 해드렸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간수에 의해 두부가 굳어가듯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제 마음은 점점 굳어져 갔습니다.
결국 전체 분위기가 얼마간은 어색하게 되었습니다.

포르치운쿨라 행사가 정말 은혜롭게 잘 끝났고
저를 포함하여 모두 애쓴 보람이 있어 기쁘기 그지없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악마적인 마음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물론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상황,
하느님께서 성공에 대해 교만하지 말라고 그리하셨는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한 순간 깨어있지 못함,
한 순간 마음을 놓은 것 때문이었습니다.

나의 좋고 싫고를 생각지 않고
모두에게 은혜로운 행사가 되기를 바라고 내내 봉사자들을 격려했는데
행사를 끝내고,
그것도 모두가 은혜로웠다고 할 정도로 행사를 잘 끝내고
제가 마음을 놓은 순간
저의 마음에서 받들고 섬기는 정신이 빠져나가고
저 중심적으로 만족하고 싶은 마음이
슬그머니 들어와 있었던 것입니다.

불교의 禪 修行 방식에 頓悟와 漸修가 있습니다.
돈오는 순간적인 깨달음이고, 단번에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는 것이고,
한 번 이 경지에 오르면 이전과는 영 다른 차원의 삶을 살게 됩니다.
반면 점수는 계속적인 수행을 통해 점차 깨달음에 나가는 것입니다.
종풍에 따라 돈오를 더 강조하고 점수를 더 강조하지만
돈오를 하였다 하여 점수가 필요치 않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 순간이라도 수행의 정신을 놓을 때
한 순간이라도 주님께 대한 의식을 놓을 때
한 순간이라도 섬김의 정신을 놓을 때
우리는 나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존재입니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그때의 봉사자들이 계시다면 용서를 청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감사 2008.08.27 18:25:48
    감사합니다 많이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샬~롬~!!!
  • ?
    홈페이지 소화 2008.08.27 18:25:48
    신부님 말씀 앞에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겸손하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겠습니다.
    더운 여름..건강히 지내셔요..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8.27 18:25:48
    한 순간, 한 순간 깨어서,
    주님 안에서 한 순간, 한 순간 으로 살아 갑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08.27 18:25:48
    사태가 순식간에 바뀐다는 急轉直下..두번째 한자 '전'자 맞나요? 신부님 진솔한 강론을 대하면 늘 영혼을 수술받는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아플때가 많아요~^^수없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저.. 용서를 청할 용기도없어 얽힌 관계를 바라보기만 하는 저..이 아침 신부님께 배우고갑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Jun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들보에 대하여-

    T.평화를 빕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을 심판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눈 안에 있는 들보를 먼저 빼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들보라고 하는 것은 집을 지을 때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큰 나무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만큼 큰 나무가 자신의 눈앞...
    Date2017.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일어나는불꽃 Reply0 Views608
    Read More
  2. No Image 26Jun

    연중 12주 월요일-회광반조廻光返照

      “아브람은 주님께서 이르신 대로 길을 떠났다.”   아브람은 왜 길을 떠났을까? 주님이 떠나라고 해서 떠난 거로 창세기는 얘기하는데 그렇다면 제가 너무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까?   물론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우리는 주님께서 떠나...
    Date2017.06.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33
    Read More
  3. No Image 23Jun

    예수 성심 대축일-마음의 폭력인 미움

    “고생을 하고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이며 사제 성화의 날입니다. 그런데 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
    Date2017.06.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5 Views2146
    Read More
  4. No Image 22Jun

    연중 11주 목요일-작은 용서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아시다시피 주님의 기도는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에만 나옵니다. 그런데 마태오복음의 주님의 기도가 루카복음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은 주님...
    Date2017.06.2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725
    Read More
  5. No Image 21Jun

    연중 11주 수요일-선행은 사랑에서,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비롯된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의 선행이 의로운 것이 되어야 함을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올바른 선행은 어떤 것이고 옳...
    Date2017.06.2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469
    Read More
  6. No Image 20Jun

    연중 11주 화요일-원수에게 나의 행복을 바란 불행한 사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주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며 마지막 말씀으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완전한 자 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으로 하느님처럼 완전한 자가 된다는 것은 하느님처럼 원수를 사랑...
    Date2017.06.2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768
    Read More
  7. No Image 19Jun

    연중 11주 월요일-은총을 쓰레기로, 쓰레기를 은총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은총을 헛되이 받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받는 것이 은총을 헛되이 받는 것일까?   이 생각을 할 때 제일 먼저 떠오는 것이 길 가다가 전단지를 받는 겁니다. 아파트 분양 광고 전단지를 ...
    Date2017.06.1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70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32 733 734 735 736 737 738 739 740 741 ... 1298 Next ›
/ 129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