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500 추천 수 1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지난 주 러시아 연해주에 갔다가
거기에 나와 있는 북한 식당에 갔습니다.
한 형제가 이왕 북한 식당에 왔으니
평양냉면을 먹겠다고 하며 냉면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닭 국물에 닭고기까지 들어있는 냉면이었고
그 형제는 닭 공포증(Chicken phobia)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와 바꿔 먹으면서
오늘 우리가 들은 민수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의 민수기는 두려움,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상징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가르침입니다.

현대 심리학은 공포증을 없애는 방법으로
공포를 느끼는 그것을 피하지 말고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 방법 외에는 없다고 합니다.
저와 같이 뱀이 두려운 사람은 뱀을 피하지 말고 바라봐야 합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자주 높은 곳을 도전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두려우면 그 사람을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피할수록 더 두려워지고
두려울수록 더 피하게 되는 악순환이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뱀 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 같은 거야 그것들을 피해버려도 그만이지만
사람이나 죽음과 같이 피할 수 없는 것은
피하지 말고 대면하고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민수기는 불 뱀을 매달아달고 쳐다보라 합니다.
그저 흘깃 바라보는 정도가 아니라 우러러 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불 뱀이 도대체 어떤 놈입니까?
우리를 죽게 만드는 끔찍한 놈이지요.
불평불만 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 벌로서 주신 것이지요.
이전에 만나와 메추라기로 불평을 들어주신 하느님께서는
그것으로 만족치 못하고 계속 불평을 하자
이번에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리신 것입니다.
이는 음식 투정하는 아이에게 처음에는 투정을 받아주지만
계속 투정할 경우 아버지가 나서서 아예 굶기라고 하는 것과 같지요.
배가 불러서 불평불만 하고 투정하는 것이고
굶기면 어떤 음식이든 잘 먹게 되기 때문이지요.
옛날에 키우기 힘들어 사람들이 수도원에 강아지를 맡기면
요놈이 처음에는 밥을 먹지 않습니다.
전에는 너무 귀염과 사랑을 많이 받아 맛있는 것만 먹었기 때문이지요.
형제들이 먹게 하려고 갖은 애를 써도 먹지 않습니다.
그때 제가 한 이틀 아무 것도 주지 않는 강수를 씁니다.
그러면 수도원의 거친 음식에 맛들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도 죽음이라는 강수를 쓰시니
이스라엘 백성은 살려만 달라고 합니다.
살게만 된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합니다.
전에는 이것은 좋고, 저것은 싫었는데
이제는 죽는 것만 빼놓고는 다 좋다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불평불만이란 없다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살기 위한 처방으로 내 놓으신 것이 뜻밖입니다.
죽게 한 그것을 쳐다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두렵고 피하고 싶은 것을 쳐다보라 하십니다.
어찌하여, 왜?

두려움, 공포는 극도로 싫어하는 것과 마주칠 때 갖게 되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두려움을 극복하자면 싫어하는 것이 없이 다 좋아야 하고,
피하지 말고 직면해야하고 더 나아가 우러러야 합니다.
그러나 누가 고통을 좋아하고 누가 죽음을 껴안으려 합니까?

민수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못한 것을
오늘 우리의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실 것임을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아, 너희가 싫어하는 십자가, 고통을 나는 우러러보겠다!
사람아, 너희가 피하는 십자가에서 떨어질 수 없게
나는 그 십자가에 아예 붙어버리겠다 하십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자면 십자가를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고
십자가를 보지 않고 십자가에 묶여있는 예수님을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十字架 顯揚 축일의 의미입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최고 명절인 한가위 날입니다.
이날 사람들은 풍성한 결실에 흥겨워하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고 덕담을 하는데
우리는 어울리지 않게 으스스한 십자가 얘기를 하였습니다.
오늘 사람들은 높이 가득 찬 달을 쳐다보며 달을 노래하는데
우리는 높이달린 십자가의 예수님의 우러러 봅니다.
높이 달린 달보듯 높이 달린 주님을 보라는 뜻인가요?

아무튼 기쁜 명절,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빕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마니또 2012.04.03 12:30:54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을 바라봅니다.
    신부님~넉넉한 한가위~오늘도 행복하셔요~^^
    오늘밤에는 바다 위를 높이비추는 크고 둥근
    보름달을 보았으면 좋겠어요~^^*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May

    예수 승천 대축일-희망은 하늘에, 사랑은 땅에!

    아시다시피 우리미사의 기도문들은 오랜 우리교회전통이 축적된 아름다운 기도문들입니다. 그 아름다운 기도문 중의 하나가 바로 승천대축일 본기도와 감사송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 번 본기도와 감사송 일부를 음미해보겠습니다. “성자 그리스...
    Date2017.05.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28
    Read More
  2. No Image 27May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신해서  아버지께 직접 청하시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우리가 아버지께 직접 청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느...
    Date2017.05.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648
    Read More
  3. No Image 27May

    부활 6주 토요일-그날에는

    “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오늘 말씀은 잘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우선 <그날에>라는 말부터 잘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
    Date2017.05.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057
    Read More
  4. No Image 26May

    부활 6주 금요일-근심뿐인 근심은 하지 말지어다.

    “너희는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살아있는 한 인간의 삶에는 크고 작은 근심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무 근심이 없다면 죽었거나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일 겁니다. 그러니 근심이 있다는 면에서는 모든 사람이 차이가...
    Date2017.05.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310
    Read More
  5. No Image 25May

    부활 6주 목요일-조금?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 주님의 이 말씀에 제자들은 술렁거립니다. 보지 못하게 되다가 보게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또 ‘조금 더 있으면’이 어떤 의미인지 몰...
    Date2017.05.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1272
    Read More
  6. No Image 24May

    부활 6주 수요일-다 감당할 수 없는 우리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오늘 주님 말씀을 풀어서 이해하면 이런 뜻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알고 계신 것과 그래서 당신이 알려주고 싶은 것이 참으로 많은데 그것을 지금 알려주어도 그 ...
    Date2017.05.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90
    Read More
  7. No Image 23May

    부활 6주 화요일-성령의 활동에 대한 두려움과 믿음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의 기초가 뒤흔들렸다. 그리고 즉시 문들이 모두 열리고 사슬이 다 풀렸다.”   기시감旣視感이라는 표현을 요즘 많이 씁니다. 어디서 한 번 본 듯한 느낌이라는 표현이지요. 오늘 사도행전의 얘기도 기시감을 갖게 합니다....
    Date2017.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 Views139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28 729 730 731 732 733 734 735 736 737 ... 1289 Next ›
/ 128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