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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일(나해)

by 이대건 posted Feb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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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아래에서.

며칠 전 저는 명동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추기경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하려는 엄청난 인파를 보고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단 가톨릭 신자들 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분들이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에 가슴아파하였고, 단 몇 초를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한편 제게 십자가에 계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금세기 우리나라에 이보다 더 큰 장례식은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던 그 때, 너무도 초라한 모습으로
그것도 죄인으로 돌아가시던 모습이 저에게 또 다른 구원을 위한 죽음의 모습이었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주님을 쓸쓸히 처참하게 돌아가시게 하였는지.

오늘 우리가 들은 말씀은 우리에게 그 이유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배척받고 쓸쓸히 죽어 가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이들의 손에 돌아가셨습니다.
복음에서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여러 가지 일들을 의아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는 쉽게 과거에 매여 살아갑니다.
어느 교양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한 사람의 첫인상을 바꾸기 위해서 그는 상대방에서 적어도 10차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수없이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아들로서의 권능을 보이시지만,
당대의 사람들은 예전의 기억들에 매여 의심하고 믿지 않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의심과 과거에 매임을 이미 이사야 예언자는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19 보라, 내가 새 일을 하려 한다.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는 그것을 알지 못하느냐”하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얼마나 얽매여 있습니까?
우리는 얼마나 순수한 눈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권능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 모습을 보고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지난 한 주간 일어난 사건 안에 하느님께서 점점 확신이 서지 않고,
갈피를 잡지 못하며 영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오늘 병자를 일으키신 것처럼 자신을 드러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추기경님의 선종 안에서 저는 그 희망을 보았고,
그분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성령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분의 삶에 감동하고, 그분의 모습을 그리는 이들의 추모행렬이었지만,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종으로 한 평생사신 그분의 삶의 발자취들은
하나 같이 하느님께 순종하는 삶이셨고, 하느님께서 이끄신 삶이었습니다.
그 결과 이 많은 사람을 모았고, 온 나라가 슬퍼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일어나는 하느님의 기적이고, 용서의 화해이며, 사랑의 일치입니다.

우리는 이분의 하늘나라로 가시는 귀향길에서 단순히 죽음을 애통해하고 기릴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이끄심,
다시금 교회로 용서의 화해로, 사랑의 일치로 초대하시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원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으셨지만,
이 땅에서 우리에게 당신 종의 죽음을 통해서 이 구원 약속을 실행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공수표를 남발하시는 분이 아니라
늘 우리에게 “예!”만을 약속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도 그분을 통해서 ”아멘!“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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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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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돌담길 2009.02.23 19:58:53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아멘!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2.23 19:58:53
    모든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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