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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5주 수요일-차라리 길을 물어라

by 당쇠 posted Jul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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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관용적인 우리말을 씹어보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무심코 쉽게 쓰는 우리말 안에 깊은 지혜가 담겨져 있고,
대단한 영성과 철학이 담겨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아는 게 병이야!”
“모르는 게 약이다.”
어찌하여 아는 게 병이고 모르는 게 약인가?

길을 가다보면 길을 섣불리 아는 게 병일 때가 많습니다.
아예 길을 모르면 아는 사람에게 물을 터인데
섣불리 아는 자기 지식에 의존해 가려다 헤맵니다.
옆에서 모르면 물어서 가라 해도 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고 하시고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고도 하십니다.
또 다른 데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14,6)고 하십니다.

이 말을 통 털어 볼 때
아들 외에는 아버지를 보여줄 사람이 없고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버지께 갈 수 없고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반드시 길을 통해야 하고
길을 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다고 하는 사람이 묻겠습니까?
길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아쉽게도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아는 것을 가지고 다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데 바로 그 짝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철부지처럼 겸손하고 단순하게
길을 물어야 합니다.

누구에게 길을 물어야 합니까?
먼저 길이신 그분께서 손수 길을 계시해주시도록 물어야 합니다.
또 누구에게 길을 물어야 합니까?
길이신 그분께서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준 사람,
그래서 먼저 그 길을 간 사람에게 물어야 합니다.
성녀 글라라가 이에 대해 아주 적절한 가르침을 줍니다.

그는 유언에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들에게 ‘길’이 되셨는데,
그분의 연인이요 모방자인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께서
말과 모범으로
이 ‘길’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며 가르쳐 주셨습니다.”고 회고합니다.

우리는 헛똑똑이가 되기보다
차라리 길을 묻는 철부지가 되는 편이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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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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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2008.07.17 00:15:31
    오늘 어설피 알고 있는 어떤 성당을 찾아가는 데
    그래도 겸손하려고 길을 물었습니다.
    첫번 째 사람과 두번 째 사람이 정 반대로 길을 가르쳐주어서 황당했습니다.

    길을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최고인 듯 합니다.
    다른 사람까지 힘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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