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연중 12주 금요일-사랑케 하는 사랑

by 당쇠 posted Jun 27,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산위에서 가르침을 끝내고 주님께서 군중과 함께 내려오실 때
나병환자가 다가와 절하며 주님께 청합니다.
그런데 그 태도와 말씨가 겸손하면서도 품위가 있습니다.
“주님,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나환자로서 일생 소외와 천대를 받았을지도 모르는데
공손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치유의 간절함이 지나쳐 기품을 잃지 않습니다.
고쳐달라고 애걸하지도
고쳐달라고 떼를 쓰지도 않습니다. 단지
주님의 능력에 대한 진실한 믿음을 고백하며
주님의 뜻에 자기의 운명을 맡깁니다.

“이렇게 계속 산다는 것은 죽느니만 못합니다.”
“그러니 나를 고쳐주어야만 합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고
그래서 능력도 있으시고 사랑이시고 선하신 분이라면
이런 나를 외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의 현재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느님의 능력과 사랑과 선을 야비하게 들먹이며
치유의 기적을 그는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희 수도원에 구걸하러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미안한 마음으로 청하고
요청한 것을 어떤 이유로 저희가 드리지 않는다 해도
공순히 받아들입니다.
이런 분에게는 저희의 사랑이 사랑으로 빛을 발하기에
기꺼이 드리고 싶고
드려도 적게 드린 것 같아 미안합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자기가 청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고,
너희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고
너희들 역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사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이 돕는 것은 너희 배 채우라고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에게 나누라고 돕는 것이니
너희가 우리를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도움을 강요하고
거절당하면 막 욕을 하고 갑니다.
이렇게 사랑을 강요당하면 사랑이 빛을 잃기에
도움을 줘도 찜찜하고 안 줘도 찜찜합니다.

사랑을 사랑답게 할 수 있게 하는 사랑의 요청은
얼마나 품위 있는 겸손이고
얼마나 품위 있는 사랑인지!

오늘 복음의 나환자는
예수님을 예수님답게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요청은 결코 불행한 자의 구걸이 아니라
사랑에 불을 댕기는 부싯돌 겸손이요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랑을 반기는 겸손한 사랑이었습니다.

남을 사랑하는 것도 훌륭한 사랑이지만
남이 사랑할 수 있게 하는 사랑이
어쩌면 더 큰 사랑일지 모르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오늘사랑 2017.06.30 13:26:45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8.06.27 14:35:59
    "남이 사랑 할수있게 하는 사랑"
    이 사랑은 모든것을 사랑 할수있는 사랑이지요!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추어 지는지 ......
    한번 점검 해 봅니다!
  • ?
    홈페이지 작은별 2008.06.27 14:35:59
    오늘 올려주신 글들 이 아침 시간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