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라는 말이 모 정치인으로 인해 유행했었습니다.

군부 독재가 한창일 때 거기에 대항하기 위해 당시 야당 총재가

목숨을 걸고 싸우며 내 건 말인데 오늘 주님이 말씀하신 것도 같은 뜻일까요?


그런 뜻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주님의 말씀은 정치인의 그 말을 포함하고 뛰어넘는 말씀이지요.

 

제 생각에 정치인의 말은 죽기살기로 싸워야 승리한다는 말로서

자기가 권력을 잡고 위세 부리며 살기 위한 좌우명일 뿐이고,

그분이 그리스도교 신자이기에 설사 복음적인 의미가 있다 해도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의미 정도일 것입니다.

 

물론 민주주의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는 것이면 이 또한 대단히 훌륭한

죽음이고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오늘 주님 말씀은 당신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오늘 주님 말씀을 자칫 <나 때문에>를 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저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라는 말씀으로.

 

이렇게 되면 과거에 제가 자주 우를 범했던 것처럼

앞의 잃는 나의 목숨은 무엇이고, 뒤의 목숨은 무엇일까 생각게 되겠지요.

한때 저는 앞의 '잃어야 할 목숨'은 소아小我이고 뒤의 '얻게 될 목숨'

진아眞我라고 불교식으로 이해를 하기도 했지요.

 

당연히 여기에 하느님은 빠져 있는 것이고,

하느님 없이도 내가 죽으면 내가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 말씀은 분명하게 주님 때문에 죽을 때

주님께서 살려주신다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

이때 잃는 목숨은 현세의 목숨이고 얻는 목숨은 영원한 생명이 되며,

현세에서 나의 목숨을 바치면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거지요.

 

그렇긴 하지만 주님은 마지막에 한 번 죽는 것만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매일의 죽음, 매일의 순교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목숨을 잃는 것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지만

더 넓은 의미의 자기를 버림과 십자가를 짐에 대해서도 말씀하신 겁니다.

 

그렇지요.

최고의 자기 잃음은 자기 목숨까지 바치는 것이지만

그것은 일생에 한 번이기에 그렇게 자기 목숨을 바치기 전에도,

우리는 매일 자기를 잃어야 하고 사랑을 위해서 잃어야 합니다.

하느님 사랑 때문에 자기를 잃고 이웃 때문에도 잃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저의 사랑에 대해 반성케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웃 사랑 때문에 저를 잃는 것은 종종 있지만

하느님 사랑 때문에 저를 잃는 것은 드물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내리사랑 문제입니다.

저는 이웃에게는 저를 희생하는 사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께는 사랑을 드리기보다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저희 형제들이 연말연시에 피정을 하고,

피정을 마칠 때 감사 미사와 새해맞이 미사를 봉헌하는데 저희 형제들이

하나같이 자식을 위한 지향을 넣으면서 부모를 위해서는 넣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이 섭섭했는데 사랑이라는 것이 내리사랑이어서 그런 거라고

이해를 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저도 크게 다르지 않아 하느님 때문에 뭐를

하거나 못한 적이 없고, 이웃을 위해서는 저를 희생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그래도 고상한 핑계입니다.

많은 경우는 제 눈에 안 보이는 하느님에게는 입 싹 딱고 눈에 보이는 이웃,

특히 고통받는 이웃에게는 체면 때문이든 사랑 때문이든 희생하는 저입니다.


하여 주님 때문에 살면서 주님을 위해 살지 않는 저를 반성하는 오늘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7 06:43:4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8.07 06:43:09
    19년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자기 버림의 두 가지)
    http://www.ofmkorea.org/250795

    16년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길을 따라나설 것인가, 말 것인가?)
    http://www.ofmkorea.org/92289

    15년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내 십자가는 내가 져야!)
    http://www.ofmkorea.org/80999

    11년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살기 위해 죽는다.)
    http://www.ofmkorea.org/5238

    09년 연중 제18주간 금요일
    (누구 아닌 내가 져야 할 십자가)
    http://www.ofmkorea.org/2963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0Mar

    사순 제4주일-구원과 심판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오늘 사순 제4주일은 죄지은 인간이 어떻게 될까? 하느님께서는 죄지은 인간을 구원하실까? 단죄하실까? 그리스도께서 이 세...
    Date2024.03.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573
    Read More
  2. No Image 10Mar

    2024년 3월 10일 사순 제4주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3.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300
    Read More
  3. No Image 09Mar

    사순 제3주간 토요일

    오늘 복음에 나타난 바리사이의 모습은 당당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은 의롭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습은 하느님 앞에서도 당당하게 나타납니다. 자신이 이러 저러하게 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도 자신을 의롭다고 말씀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리사이...
    Date2024.03.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12
    Read More
  4. No Image 09Mar

    사순 3주 토요일-자, 이제

    “자, 주님께 돌아가자.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오늘 호세아서는 “자”로 시작하는데 오늘 저는 이 “자”라는 말이 왠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자”라는 말은 “자, 이제 조용히 하고 ---합시다.”처럼 지금까지 하던 것을 멈추거나 떠들고 있던 ...
    Date2024.03.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518
    Read More
  5. No Image 09Mar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3.09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301
    Read More
  6. No Image 08Mar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첫째가는 계명을 묻는 율법 학자에게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십니다. 첫째가는 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둘째도 이와 비슷한데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둘째가는 계명을 우리는 자주 이웃 사랑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그 안의 내용...
    Date2024.03.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18
    Read More
  7. No Image 08Mar

    사순 3주 금요일

    사순 3주 금요일-2018   “첫째는 이것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오늘 주님께서는 사랑이 으뜸가는 계명이라고 하십니다....
    Date2024.03.0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6 Views35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298 Next ›
/ 129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