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저는 지난 일을 잘 기억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제가 앞일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지난 일은 금세 잊어버리게 되는 현상이지요.

 

그런 저인데도 저도 나이를 먹는지,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줄어들고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과의 만남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래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새로운 영화는 더더욱 보지 않는데

가끔 지난 영화가 TV에 나오면 이 또한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보곤 합니다.

 

그래서 벤허도 봤고, 그저께는 쿼바디스도 봤는데

쿼바디스 장면 중에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장군의 뒤에서

"메멘또 모리/Memento Mori"를 외치는 장면이 눈에 탁 들어왔습니다.

 

지금 성취한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죽을 때를 기억하라는 뜻이지요.

우리는 보통 과거를 기억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미래 그것도 죽을 때가 있음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요즘 저에게는 큰 관건입니다.

제가 비록 미래지향적인 사람이긴 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미래보다는 과거를 먹고 살게 되는데

과거적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적 현재를 살아가야겠지요.

 

그런데 미래라는 것도 전처럼 새로운 일을 많이 벌이는 그런

가까운 의미에서 미래가 아니라 오히려 벌였던 일도 갈무리하는

그런 먼 의미에서 또는 제 인생의 끝으로서의 미래를 생각해야겠지요.

 

나바호족에게 이런 가르침이 있다고 합니다.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한가위 명절에 왜 이런 얘기를 제가 할까요?

설 명절이 한 해의 시작에 우리 인생의 시작, 근원을 생각하는 명절이라면

한가위 명절은 한 해의 수확을 갈무리하는 시점에 단지 한 해의 갈무리가

아니라 우리 인생의 갈무리를 잘해야 함을 생각하는 명절이기 때문이지요.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부자는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것 때문에

크게 만족하며 창고를 더 늘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주님께서는

쌀 창고가 아니라 사랑 창고를 짓고 채워야 한다고 말씀하시지요.

 

제가 그제도 얘기했지만, 우리의 최후가 단지 이 세상에서 끝나고 마는

끝이 아니라 천국에 닻을 내려야 하는 끝이라면 쌀 창고는

천국에서 아무 쓸모가 없고 사랑 창고만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쌀 수확이 아니라 인생 수확을 추구해야겠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곧, 인생의 끝이 가까울수록 내 인생의 끝에

나는 무엇을 많이 수확해야 하는지 성찰하며 살아야 하겠지요.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고 하느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망가지고 도난도 당하는 땅에 보물을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으라고.

 

이것을 뒤집어 이해하면 쌀을 이 세상 창고에 쌓으면 똥이 되지만

하늘에 쌓으면 주님과 이웃을 위한 진정한 보물 곧 사랑이 되지요.

 

한가위 명절에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어제 제가 아는 삼회원 한 분이

이 명절에 교통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 때문이었는데

그 교통 사고가 명절이면 오히려 외로운 그 지역분들에게

떡을 나누는 일을 하러 가다가 일어난 것이었다고 합니다.

 

제게도 충격이었으니 가족분들에게는 얼마나 충격일지 같이 마음 아프지만

돌아가신 분에게는 천국의 사랑 창고에 사랑 쌓는 일을 마지막까지 하다가

돌아가신 것이니 복된 죽음이라는 묵상도 하는 이번 한가위 명절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9.21 06:55:56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9.21 06:55:07
    20년 한가위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인생)
    http://www.ofmkorea.org/381899

    19년 한가위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기)
    http://www.ofmkorea.org/263255

    18년 한가위
    (아직 끝이 남았을 때)
    http://www.ofmkorea.org/150565

    17년 한가위
    (에덴의동쪽을 보고 나서)
    http://www.ofmkorea.org/111864

    16년 한가위
    (계절의 정의대로 베푸시는 하느님 사랑)
    http://www.ofmkorea.org/93440

    15년 한가위
    (명절에 있어야 할 것들)
    http://www.ofmkorea.org/82955

    14년 한가위
    (우리를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65220

    13년 한가위
    (나의 수확은 풍성한가?)
    http://www.ofmkorea.org/56225

    12년 한가위
    (추수를 잘 한 인생)
    http://www.ofmkorea.org/40819

    11년 한가위
    (감사와 나눔)
    http://www.ofmkorea.org/5274

    10년 한가위
    (감사의 DNA)
    http://www.ofmkorea.org/4388

    09년 한가위
    (모든 것이 다 하느님이 이루신 것!)
    http://www.ofmkorea.org/3174

    ♡♡♡♡♡♡♡♡♡♡♡♡♡♡♡

    20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행복 성소)
    http://www.ofmkorea.org/381128

    18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자비의 학교에서 배우다.)
    http://www.ofmkorea.org/149998

    17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당신의 부르심은?)
    http://www.ofmkorea.org/111494

    16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잔치를 여는 자들)
    http://www.ofmkorea.org/93592

    15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하느님 사랑의 필요충분조건인 마태오)
    http://www.ofmkorea.org/82756

    13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절대적인 부르심, 즉각적인 응답)
    http://www.ofmkorea.org/56260

    12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자비를 배우다)
    http://www.ofmkorea.org/39804

    11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나의 마태오)
    http://www.ofmkorea.org/5289

    10년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배제되는 사람은 없다.)
    http://www.ofmkorea.org/4386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8Feb

    사순 2주 수요일-진정 높은 사람은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어제 복음의 끝부분과 오늘 복음의 끝부분은 거의 똑같은 내용입니다. 어제의 말씀은 율법 학자와 바리사...
    Date2024.02.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541
    Read More
  2. No Image 28Feb

    2024년 2월 28일 수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65
    Read More
  3. No Image 27Feb

    사순 2주 화요일-성찰과 반성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오늘 주님의 이 말씀은 저를 두고 여러분에게 하시는 말씀 같습니다. 김찬선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
    Date2024.0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5 Views559
    Read More
  4. No Image 27Feb

    2024년 2월 27일 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98
    Read More
  5. No Image 26Feb

    사순 2주 월요일-자비 남용, 용서 남용

    오늘 독서와 복음 모두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에 관해 얘기합니다. 그래서 저도 자비와 용서에 관해 얘기하고자 하는데 오늘은 하느님 자비와 용서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집중코자 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제가 남용하고 있다는 반성 때문입니...
    Date2024.0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4 Views611
    Read More
  6. No Image 26Feb

    2024년 2월 26일 월요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촉진자',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모후’(찬...
    Date2024.0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194
    Read More
  7. No Image 25Feb

    사순 제2주일-믿음의 맑은 눈으로

    오늘 사순 제2주일의 두 독서는 두 아버지의 아들 봉헌을 얘기합니다. 두 아버지가 외아들을 아끼지 않고 봉헌하였다고 얘기합니다.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하여 내...
    Date2024.0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7 Views56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289 Next ›
/ 128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