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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 수요일-섬김을 맛들이며

by 당쇠 posted Mar 0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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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내려가는 것을 좋아할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사랑에서가 아니라면 종처럼 되는 것이니 좋아할 사람 없습니다.
종 됨을 좋아하는 것은 오직 사랑에서만입니다.
가끔 심술을 부려서 탈이기는 하지만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흐뭇한 것이 있기는 있습니다.
전에 그렇게 힘들던 내려가는 것과 섬기는 것이
전처럼 힘들지는 않고 어떤 때는 감미롭기까지 합니다.

제가 조금만 섬기는 자세를 지녀도
행복해지는 형제들과 신자들을 보는 것이 기쁘고 행복하고
제가 조금만 져주면 기가 사는 사람들 보는 것이 행복하고
그렇게 져줄 수 있는 나를 보는 것이 대견하고 행복합니다.

이렇게 된 것이 말하자면 오늘 복음 말씀 때문입니다.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고 섬기러 왔다.”는 주님의 말씀대로
요구하지 말고 받들어 섬기자고 언젠가 제가 마음먹으니,
그때부터 이렇게 된 것입니다.
스스로 하니까 기쁨이 있고
스스로 하니까 사랑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가끔 앞에서 얘기한 대로 심술을 부립니다.
가끔 섬기는 자세를 버리고 우세를 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막 판단하고, 지시하고, 요구하고, 강짜를 부립니다.
며칠 전 세미나를 할 때가 그랬습니다.
매번 사다리 타기를 하여 발표자를 정하는데
제가 늦어서 스스로 정해서 먼저 시작하라고 했더니
제가 얘기한 대로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해도 될 것을
오금을 박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심하게 나무라고
그날 발표자도 심하게 평가를 하였습니다.
어제도 노인 시설에 미사를 다녀오는데
전철의 젊은이들이 어른에게 자리를 내어드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공연히 속으로 ‘못된 놈들!’하고 괘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나의 존재는 섬기는 사람이 아니라
섬김을 받기 원하는 사람이고
섬기는 것이 몸에 밴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섬기는 맛을 들이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맛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잘 될 거라 희망을 가지고
또 새로운 하루를 기쁘게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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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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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히야친타 2010.03.03 16:42:37
    8일간의 신부님강론이 맛이 들었는지 ~기웃거리다가 드뎌 낚었습니다. 남이 기가 사는것을 보는것이 즐겁다는 사무친 말 ㅅ.ㅁ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3.03 16:42:37
    그래요.
    오늘 예수님은 자신에게 닥칠 미래의 일에 대해
    소상히 말씀하고 계시는데,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너만 알고 있으라고 귀띔을 해주신 것일까?

    제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긴데,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꿰뚫고 계시기에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떻게 반응 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이고 그 행동의 여파는 어떤 결과로까지
    갈 것이라고 정확하게 예감하실 수 있었다는 겁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당해야 알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리 앞을
    내다본다는 말의 진원지가 바로 예수님이 아닌가 싶지요.

    구원으로 가는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높은 사람은 되고 싶으면서 섬기는 건 싫고,
    첫째는 되고 싶으면서 종은 싫은, 그런 제 자신을 바라보는
    심정을 굳이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입니다.

    이런 표리부동한 제 마음은 저만의 마음이 아니라
    나와 인간조건이 동일한 너도 그럴 것이라는 깨달음에 이르니
    나와 동일한 고뇌를 갖고 있는 너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
    잘 될 거라 희망을 가지고 또 새로운 하루를 기쁘게 출발합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웃지요 2010.03.03 16:42:37
    간곡한 말씀 덕분에
    오래묵은 굳은 생각이
    참맛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잘 될 거라 희망을 가지고
    또 새로운 하루를 기쁘게 출발합니다.
    ㅎㅎㅎ
  • ?
    홈페이지 승온 2010.03.03 16:42:37
    신부님 저도 섬기는 것이 참 싫어요~~~
    자꾸 자기가 맞다고 우기고 싶은 마음만 듭니다.
    그러나 오늘.. 다시금 스스로 져주고.. 스스로 섬기는 자가 되고자...마음을 먹어봅니다.
    이게 얼마나 갈런지...에효....흑...

    그러나.. 자꾸 결심하면 좀 좋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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