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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2주 수요일-두 가지 상반된 감정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an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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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느끼셨던 두 가지 감정을 소개합니다.

분노와 슬픔입니다.

우리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지만 주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악함을 보고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끼신 것인데 어떻게 보면 반대되는  감정입니다.

 

분노는 정의에서 비롯된 감정이고,

슬픔은 사랑에서 비롯된 감정이며,

분노가 미움적인 감정이라면

슬픔은 자비적인 감정이지요.

 

분노는 어찌 이럴 수가 있는가 하는 감정입니다.

사람이라면 이러해야 하거늘 인두겁을 하고

어찌 그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하는 감정입니다.

 

천인공노할 짓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천인공노天人共怒란 하늘과 인간이 함께 분노한다는 뜻이지요.

 

얼마 전 입양한 아이를 죽게 하였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아이를 키워봤던 엄마들이 공분公憤하는 일이 일어났는데

천인공노란 나 한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일어나는

사적인 감정과는 달리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분노이고,

하늘의 뜻과도 어긋나기에 하늘도 노하는 그런 분노이지요.

 

그렇습니다. 인간이라면 그럴 수 없는 짓을 할 때

인간들은 개인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분노하고

인간에게 그런 도리를 주신 하늘도 같이 분노하지요.

 

그러니까 오늘 주님께서 분노하신 것은 오늘 히브리서에서 얘기하는

"평화의 임금"이시며 "정의의 임금"이신 멜키체덱과 같은

우리의 대사제의 분노입니다.

 

사제는 하늘과 인간을 잇는 존재 곧 백성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고,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존재인데 악인의 불의와 죄악에 대해

인간의 공분과 하늘의 분노를 잇는 존재가 사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오늘 주님의 분노는 개인의 분노가 아니라

그야말로 인간과 하늘의 분노를 모두 대표하는 천인공노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오늘 악한 자들에 대해 슬픔도 느낍니다

어찌 그럴  있느냐고 분노하는 감정도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이 가련하고 그래서 

그들을 보고 슬프신 것인데  또한 하늘의 슬픔입니다

 

갈아먹어도 시원치 않지만 그럴  없어 이를 가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을 불쌍히 여겨는 그런 경지에 오른 분입니다

 

사랑이 없을 때, 그것도 하느님 사랑이 없을 때

우리는 미움과 분노 이상의 감정 곧

슬픔이나 안타까움 같은 감정을 지닐 수 없습니다.

 

사랑이 없고 오직 미움과 분노만 있을 때

우리는 악인을 그저 파괴해버리고만 싶지

그가 불쌍하다거나 그를 살리려거나 하지 않지요.

 

그래서 그를 보고 불쌍히 여기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고

그가 회개하고 돌아와 정상인으로 살게 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대상으로 끔찍한 성범죄를 범하고 퇴소하는 사람이

자기 고장에 돌아오는 것은 물론 사회로 나오는 것조차 반대합니다.

 

그러나 악인의 죄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사랑 곧 하느님의 사랑을

지니고 있는 존재는 악인이 불쌍하고 악인의 죄를 안타까워 하며

그가 회개하기를 바라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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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1.20 05:16:3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1.20 05:15:07
    20년 연중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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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연중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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