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말씀나누기

주님 성탄 대축일-위험이 아니라 두려움을 없애시는 주님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Dec 25,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미리 말씀드린 대로 이번 성탄 강론은

'코로나 시대의 성탄'을 주제로 여러분과 나눔을 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불루Corona Blue를 앓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불루란 코로나로 인한 일종의 우울증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제 생각에 어떤 사람은 코로나 불루 정도가 아니라,

Corona Black코로나 불랙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말은 제가 만들어낸 말이지만, 코로나 불루가

경증의 우울증이라면 코로나 불랙은 중증의 우울증이라는 뜻이지요.

 

코로나가 우리의 마음을 완전히 캄캄하게 만들었고

그 불랙, 이 깜깜함, 이 어둠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서 처음에 저는

누구한테 향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울분 같은 것이 솟아올랐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니고,

코로나를 퍼트리고 코로나 불루를 퍼트리는 불특정 다수에게

향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더 생각해보니 울분鬱憤이란 우울憂鬱로 인한 분노이고

우울에 대한 분노, 우울을 초래한 코로나를 향한 분노였습니다.

 

이 거지같은 코로나가 인간을 이렇게 비참하게 하고 어둠에 빠트리다니!

이 아무것도 아닌 코로나가 성탄의 기쁨을 망쳐도 되는 것입니까?

 

그런데 오늘 이사야서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당신께서는 즐거움을 많게 하시고 기쁨을 크게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이 빛으로 오시는 이 성탄이 코로나의 어둠을 비추고 없애야지

코로나의 어둠이 성탄을 어둡게 해서는 안 되는데

코로나 우울이 성탄의 기쁨을 덮치는 것을 허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를 포함하여 이렇게 된 우리를 반성케 되었습니다.

 

울분을 하던 제가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어찌 어둠이 빛을 뒤덮도록 허용하였는가?

어둠이란 본래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없는 상태일 뿐이고,

빛이 나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인데 어찌 어둠이 우리를?

 

제 생각에 그것은 한편으로는 두려움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깨어있지 못함 때문입니다.

 

두려움이란 것이 본래 그렇습니다.

두려워하면 악령에 사로잡히듯 두려워하는 것에 사로잡힙니다.

풍랑을 만난 제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주님께서 오시는데도 그들은 유령이라고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이런 그들에게 주님께서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용기를 내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이유가 '나다'라고 하십니다.

나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여기서 '나다'라는 말씀의 본래 의미는 나는 '있는 자'라는 뜻의 야훼 곧,

하느님이시라는 뜻이지만 나 하느님이 이제 너에게 왔으니 두려워 말라,

나 하느님이 이제부터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 말라는 뜻이겠지요.

 

이 말에 용기를 얻어 베드로는 물 위로 예수님께 걸어갑니다.

그러다 다시 풍랑을 보자 다시 두려움에 빠지고 물에 빠집니다.

두려워하면 두려워하는 것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을 응시하고, 주님에게서 눈이 떨어지지 말아야 하는데

주님을 보지 않았기에 두려움에 빠진 것이고 물에 빠진 것이며

빛이신 주님을 보지 않았기에 어둠과 절망에 빠진 겁니다.

 

그러므로 이제 다시 묻습니다.

이 코로나 시국에 성탄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하느님을 믿어도 코로나는 사라지지 않고,

하느님을 믿고 예배봤는데도 전염이 되며,

오히려 더 많이 전염이 되니 하느님 믿는 것 소용없습니까?

백신이나 마스크를 믿는 것이 하느님 믿는 것보다 더 낫겠습니까?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느님이 코로나를 없애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느님이 바다의 풍랑을 없애주시지 않습니다.

코로나라는 풍랑, 메르스라는 풍랑, 사스라는 풍랑은 계속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 인생을 위협하는 갖가지 위험도 계속 있습니다.

하느님은 위험을 없애시지 않고 두려움을 없애시는 분이십니다.

하느님은 평탄한 길을 주시지 않고 그 길을 갈 용기를 주시는 분입니다.

 

'나다' 하시며 용기를 주고 두려움을 없애러 이 성탄에 오신 주님은

베드로에게 하시듯 우리에게도 용기 내어 당신께 오라고 하십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2.25 08:00:0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2.25 07:59:30
    18년 주님 성탄 대축일
    (빛 마중)
    http://www.ofmkorea.org/178619

    15년 주님 성탄 대축일
    (예수님을 사산死産치 않으려면)
    http://www.ofmkorea.org/85406

    14년 주님 성탄 대축일
    (개별적이고 보편적인 예수 성탄)
    http://www.ofmkorea.org/73189

    13년 주님 성탄 대축일
    (일으키기도, 쓰러트리기도 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58898

    12년 주님 성탄 대축일
    (우리는 참 빛으로 어둠을 심판하는 자들!)
    http://www.ofmkorea.org/46613

    11년 주님 성탄 대축일
    (햇빛은 쬐는 사라에게만 쪼인다.)
    http://www.ofmkorea.org/5443

    10년 주님 성탄 대축일
    (어둠은 빛의 과거)
    http://www.ofmkorea.org/4680

    09년 주님 성탄 대축일
    http://www.ofmkorea.org/3428

    08년 주님 성탄 대축일
    (주님의 생환)
    http://www.ofmkorea.org/196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