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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부활 6주 목요일-한가함과 게으름을 경계하며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y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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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도행전의 얘기는 저에게 중요한 영감을 준 얘기입니다.

제가 훌륭한 프란치스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서, 허물어져가는 나의 집을

고치라!'는 사명을 받은 프란치스코처럼 되려는 흉내는 많이 낸 사람이지요.

 

그래서 순례자와 나그네처럼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는

삶을 살려고 이러저러한 시도와 노력을 하였는데

'걷는 피정'이라든지 '포르치운쿨라 행진' 같은 것도 그중 하나지요.

 

그리고 작은 형제들은 어디를 가든 높은 자리에 앉지 말고 허드렛일을

해서 먹고 살라는 말씀대로 지금 이곳 가리봉에 와서 일과 사목을 

병행하며 살았는데 이것이 사실은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가

복음을 선포하며 살았던 방식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아테네에서 복음 선포를 아주 짧게   코린토로 갔는데

거기서 아퀼라 부부를 만나 천막 제작 일을 하며 복음 선포를 병행합니다

 

"바오로는 마침 생업이 같아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일을 하였다.

천막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다. 바오로는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하며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지금도 제게 가장 행복한 추억은 자은도에서 지냈던 것입니다.

가끔 사람들이 제게 고향을 물으면 저는 자은도라고 합니다.

물론 제가 태어난 고향은 수원이지만 마음의 고향은 자은도라는 거지요.

 

우리 프란치스칸 삶과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에게서 영감을 받아

30여 년 전 저는 천주교 주소록에서 목포 북교동성당 전화번호를

알아내고는 무작정 본당 신부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북교동성당의 공소 중 한 곳에 가서

오늘 바오로 사도처럼 지내게 해달라는 거였지요.

그래서 두 분의 형제와 간 곳이 바로 자은도지요.

 

거기서 저희 세 형제는 해 뜨면 들로 나가 신자건 아니건

아무 집이나 가서 같이 농사일을 해질 때까지 하였으며

돌아와 밤에는 미사도 드리고 교리도 하며 지냈습니다.

 

그때가 제가 제일 순수했고 행복했던 때였습니다.

그때 제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저의 모든 행위에 기대나 욕심 없었고

오직 그분들을 위한 사랑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그분들의 순수한 사랑이 저를 순수하게 만들었기에

서로 순수한 사랑을 주고받았고 행복하게 했던 겁니다.

 

그러나 그때 저를 행복하게 한 것에는 순수한 사랑도 큰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일과 복음 선포의 병행과 조화가 더  몫을 했습니다.

 

수도 생활 전통에서 한가함과 게으름은 제일 피해야 할 것으로 얘기합니다.

이것들이 바로 영혼의 원수이기 때문인데 몸이 편하고 시간이 한가하면

더더욱 육신의 만족을 구하고 정신은 흐트러지고 영혼은 병들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한가함과 게으름이 우리에게 범접할  없도록 

몸이 고달플 정도로  흘려 일하고 그러면서, 아니, 그럼으로써

바오로 사도처럼 복음 선포를 병행해야  것입니다

 

오늘 내가 흘리는 땀과 몸의 고달픔은 정신을 맑게 하고,

나의 사랑이 진실되게 하고 뜨거워지게 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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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5.21 06:11:13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5.21 06:10:30
    19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근심으로 끝나는 근심과 기쁨으로 바뀌는 근심)
    http://www.ofmkorea.org/222478

    18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근심이 기쁨으로 바뀌려면)
    http://www.ofmkorea.org/122047

    17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조금?)
    http://www.ofmkorea.org/10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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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관상의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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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년 부활 제6주간 목요일
    (감각, 무감각, 초감각)
    http://www.ofmkorea.org/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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