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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카페가 아니라 기도하는 집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Nov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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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여기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오늘은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라떼라노 대성전은 비단 라떼라노 대성전 그 하나가 아니라

모든 성전을 대표하는 성전이며 그러므로 이 축일을 지냄도

모든 성전이 라떼라노처럼 축성되고 봉헌되어야 함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한자어로 자가 들어가는 모든 말이 그렇듯 성전聖殿

다른 집들과 달리 하느님께서 계시는 곳이라는 뜻이지요.

 

성전과 반대되는 말로 하느님이 아닌 마귀들이 들끓는 집이라는 뜻의

복마전伏魔殿을 얘기하고 있는데 마귀가 아니라 세례받은 사람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 들끓어도 하느님이 아니 계시면 성전이 아닙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아니 계신 곳이 없이 어디든지 계신다고 우리는 믿는데

하느님께서 안 계신 집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까 실제로 하느님이 안 계신 곳이 아니라

그 집에 하느님이 안 계신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그 집이 하느님이 계신 성전이 아니고

그곳에서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성전이란 첫째로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집이요,

둘째로 하느님께서 그 집에 머무신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며,

셋째로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모여 하느님과 만나고 기도하는 곳이고,

우리가 이 축일을 지내는 것도 우리의 성전도

장사하는 집이 아니라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복음은 요한복음인데

같은 애기를 하는 다른 복음들 곧 공관복음에서는 "기도의 집"

사람들이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 하시며 주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개신교를 가면 성전이 하느님의 집이 아니라 목사들끼리 사고팔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세습하는 인간 소유의 부동산이 되고,

정치인이나 유력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사교장이 되었으며

우리 성당을 가면 성전이 기도하는 집, 곧 하느님을 만나는 집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나는 만남의 집이 되어버렸고 하느님과 대화하는 곳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까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오늘 주님처럼 성전정화를 해야 합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모이던 곳을

이제는 기도를 하기 위해 모이는 곳으로 만드는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나 기도하러 성당에 가요.'라고 말할 분이 있을 겁니다.

물론 기도하러 가실 겁니다. 그러나 욕심채우는 기도가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를 말하는 것이고 그것도 혼자 하느님과 만나는

기도가 아니라 같이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 이런 뜻이 되겠습니다.

축복을 청하고 받는 기도가 아니라 축성되는 기도라고.

 

제가 자주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축복만 받고 축성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축복도 받아야지만 축복은 축성되기 위해서 받아야지

축성은 되려 하지 않고 내 욕심만 채우려는 축복은 청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몸이 주님께서 머무는 성전이 되지 않고 건강하기만을 청한다면

이것이 축성되지 않고 축복만 청하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우리의 집이 주님의 평화와 사랑이 가득한 곳이 되기를 청하지 않고

재물이 가득한 부잣집이 되게 해달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기도입니다.

 

우리 몸이 성전이 되고,

우리 집이 성전이 되며,

우리 교회가 진정 주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성전이 되기를

다짐도 하고 기도도 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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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09 05:38:0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09 05:36:50
    18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자비를 밖에서 구할 필요가 없다!)
    http://www.ofmkorea.org/164414

    17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사랑은 요구가 아니라 전염이다.)
    http://www.ofmkorea.org/113458

    16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세우기 전에 먼저 허물어라?)
    http://www.ofmkorea.org/95163

    15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세상은 어두운데 십자가만 밝구나!)
    http://www.ofmkorea.org/84133

    14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우리의 공간은?)
    http://www.ofmkorea.org/71895

    13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주님의 집인 우리)
    http://www.ofmkorea.org/57598

    12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수도원을 개 똥 누는 곳으로 만들지 마라!)
    http://www.ofmkorea.org/43613

    11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축복이 아니라 축성을 받아야)
    http://www.ofmkorea.org/5362

    10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추이르
    (살아있고 찾아가는 성전)
    http://www.ofmkorea.org/4564

    09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성전에 대한 성찰)
    http://www.ofmkorea.org/3284

    08년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http://www.ofmkorea.org/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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