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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위령의 날-사랑과 죽음에 대해 민감해지는 우리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Nov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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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죽은 이들 중에 성인이 된 분, 곧 하느님 사랑에 머무는 이들을 어제

기억하고 그들을 본받아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기로 다짐한 우리는 오늘

아직 하느님 사랑 안에 온전히 머물지 못하는 분들을 기억할 뿐 아니라

어서 하느님께 가서 사랑 안에 머물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어서 하느님께 가서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라니

그렇다면 이 말은 빨리 죽으라는 얘기가 되나요?

 

빨리 죽으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빨리 죽어도 나쁠 것 없고,

좋을 수 있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일까

오늘 독서 지혜서도 젊은이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좋게 얘기합니다.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하느님 마음에 들어

그분께 사랑받던 그는 죄인들과 살다가 자리가 옮겨졌다."

 

죄인들과 살다가 자리를 옮겨 하느님과 살게 되었다는 얘기 아닙니까?

얼마나 그럴듯한 죽음 이해입니까?

 

제 친구가 33세 예수님 나이에 신품 받고 1년도 안 되어 죽었을 때

처음에는 너무도 슬프고 삶이 허망하였었지요.


그런데 죽고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꿈에 나타난 그 친구의 얼굴이

너무도 환해 이제는 하느님 사랑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 친구가 살아 있는

저보다, 더 살아 더 죄짓게 될 저보다 더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혜서는 이렇게까지 얘기합니다.

"악이 그의 이성을 변질시키거나 거짓이 그의 영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들어 올려진 것이다. 주님께서는 그 영혼이 마음에 들어

그를 악의 한가운데에서 서둘러 데려가셨다."

 

그러므로 우리교회의 가르침과 오늘의 전례는 빨리 죽으라는 얘기는 아니고

살아있든 죽든 빨리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라는 얘기이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사랑 안에 있으면 살아있든 죽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쌍하고 불행한 영혼은 죽은 또는 일찍 죽은 영혼이 아니라

살아있든 죽든 하느님 사랑 밖에 있는 영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요즘 저에게는 중요 관심사인가 봅니다.

그저께 강론의 제목도 <주님의 사랑 밖의 있는 나?>였잖아요?

 

오늘 복음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신랑과 함께 문 안에 있는 슬기로운 처녀가 있는가 하면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뒤늦게 문 열어달라고,

함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어리석은 처녀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처녀라고 하지만 이 말의 참 뜻은

단지 어리석은 것뿐 아니라 미련하기까지 한 처녀입니다.

미련 곰탱이라는 말도 있듯 미련한 것은 어리석음+둔함입니다.

 

하느님 사랑에 민감하지 않고 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모든 면에서 둔해지지요.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죽음에 대해서는 민감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감사드립니다.

다른 모든 것은 둔해지고 실수도 많고 하여도

죽음에 대해서는 민감하고 그래서 하느님 사랑에 대해서도

더 민감해지리라 기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삶은 우리를 가끔 속이고 들뜨게도 하지만

죽음은 늘 우리를 차분하게 하고 진지하고 진실하게 하기에

오늘 위령의 날뿐 아니라 11월 위령성월에 죽음과 더 친밀하고,

더 민감하게 보낼까 합니다. 당연히 하느님 사랑에도 더 민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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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02 05:37:19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1.02 05:36:34
    18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위로만 하지 말고 격려를 해야)
    http://www.ofmkorea.org/162020

    17년 죽은 모든 이를기억하는 위령의 날
    (사랑 감각과 사랑 의지가 살아나도록)
    http://www.ofmkorea.org/113085

    16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영원히 기다리시는 하느님)
    http://www.ofmkorea.org/94988

    15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우리도 영혼들을 위로하자!)
    http://www.ofmkorea.org/83904

    14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세상에서 죽어 하느님 안에서 사는 행복)
    http://www.ofmkorea.org/71653

    13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하느님께서 안식을 주시게 하자!)
    http://www.ofmkorea.org/57416

    12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천국, 지옥, 연옥을 <지금 여기>부터)
    http://www.ofmkorea.org/42985

    11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http://www.ofmkorea.org/5348

    10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산 이와 죽은 이 구별없이)
    http://www.ofmkorea.org/4540

    09년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영들을 위로하며)
    http://www.ofmkorea.org/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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