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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관계를 이어주고 맺어주는 사랑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Nov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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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사도라고 하면 보통 복음을 전하러 돌아다니는 존재로 생각되고,

바오로 사도처럼 그리고 오늘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말씀처럼

기쁨 소식을 전하는 이”, 곧 말씀의 선포자가 우선 떠오릅니다.

 

그런데 저에게 안드레아 사도는 그런 분이기 보다는

주님과의 관계를 엮어주고, 이어주고, 맺어주는 존재입니다.

 

물론 바오로 사도 못지않게 복음을 전했을 것이고,

특히 주님께서 돌아가신 다음에는 더 그러했을 것입니다만

복음에 나타난 몇 가지 얘기가 그런 느낌을 갖게 한 거지요.

 

공관복음과 달리 요한복음을 보면

안드레아는 첫 번째로 형 베드로를 주님께 인도한 사람이고

이런 역할을 두 번 더 하였음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빵의 기적 때가 그 두 번째입니다.

그때에 안드레아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6,8)

 

그리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세 번째인데

그리스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한 것입니다.

축제 때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온 그리스도 사람들이 주님을 뵙고 싶어 하자

안드레아와 필립보가 예수님께 가서 말씀드렸다.”1222절은 전합니다.

 

그러니까 안드레아 사도는 이때 벌써 이방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한 사람입니다.

애들은 가라거나 이방인은 안 된다고 배척하지 않았다는 얘기이고,

나만 예수님을 독점하지도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저를 반성하고,

또 제가 해야 할 더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저는 대중을 상대하는 그런 역할을 더 많이 했습니다.

말하자면 강의를 통한 하느님 말씀의 선포를 많이 했다는 거지요.

물론 이런 역할을 결코 나쁘게 얘기하거나 깎아내릴 필요가 없고,

복음 선포를 하지 않는 것보다 백 배 좋은 일이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놓치지 않았나,

개인, 개인을 주님과 만나게 하는 데는 소홀치 않았나 반성하는 거지요.

이는 마치 씨를 뿌리고는 살면 살고 죽으면 죽도록 팽개쳐두는 것과 같지요.

 

저는 자주 사람들 이름을 잊어버리거나 잘못 부릅니다.

같이 사는 형제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것이 다반사이고

예를 들어 원종종원이라 거꾸로 부르는 것은 차라리 애교이며

얼마 전에는 구면의 두 분 이름을 잘못 불러 서운하게 해드린 적도 있지요.

 

이런 것이 단순한 저의 성향이고 성향에 의한 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진지하게 반성을 하면 저의 사랑 부족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제가 앞으로 하고픈 일이 너무 많고 그것이 중요하기에

지나간 일을 기억 못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저는 한 사람, 한 사람보다 제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사람을 사랑하더라도 도매금으로 사랑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누구에게 치우치지 않는 사랑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한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만인을 사랑하겠다고 한지 모르지만

모두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한 사람도 사랑치 않는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랑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 사랑이라는 것도 그저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다시 말해서 인간 대 인간, 너와 나의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너를 내가 사랑하는 주님께로 인도하는 사랑을 하는 것,

이것이 오늘 안드레아 사도를 보면서 우리가,

아니 제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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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아타시 2015.11.30 05:51:22
    주님의 복된 말씀을 널리 알리시는 소임을 다하시는 신부님의 발 걸음
    축복받은 걸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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