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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따라 걸으면서...(2)

by 김맛세오 posted May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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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자비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럼히 내다보노라니

떨어지는 낙숫물처럼 상큼하게 떠오르는 가까운 추억들... 

며칠 전 저희 5명의 형제들이 걸었던 섬진강변 벗꽃길들이 화사하게 피어오릅니다.

화무십일홍(花舞十日紅)이라지만, 제 가슴에 핀 그 꽃들을 아마도 평생 잊지못할 화사함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세상에 걸었던 숱한 길 중, 하많은 좋은 길을 걸어왔지만

발길이 가지는 곳마다 각기 다른 모습, 다른 빛갈로 다가 온...섬진강변 그 길들...


걸으면서 확 트여진 시야에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강 뚝으로 정비된 자전거 길이 잘 나 있어, 자전거 타는 일이 운동은 되겠지만

앞만 보고 달리는 길에 좌우 살펴 볼 여유가 없다는 것이 흠이란 생각이 듭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골 마을이 더없이 정겨웠고, 가깝고 멀리 펼쳐진 낮고 높은 산들을 보면서

어느 화가나 조각가도 흉내낼 수 없는 온통 수놓아진 자연 예술에 탄복!

저 역시 그런 대자연 속 한 점 작은 생명일 뿐이라는 것.


한 번은 제법 넓고 깊은 강가를 걸으면서, 수 미터 떨어진 거리였건만 큰 물고기가 가만히 쉬고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짓꿎은 아이로 돌아 간  한 형제 왈-

     "와, 엄청 크다!  돌맹이로 한 번 맞춰볼까?"  "아니, 뭔 소리여!  아서여, 놀래키면 쓰나요?"

그렇게 만류를 하면서 자세히 내려다 보니, 월척은 훨 넘을 성 싶었습니다. 

바로 옆 낚시꾼인 백로는 그림의 떡인 양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 엄두를 못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더군요.


아름다운 곡성 지방을 지날 때는 걷는 길마다  벛꽃 천지였고요.

때로는 미풍에도 마구 흩날리는 꽃잎이 마치 신명이 난 꽃사위 춤만 같았습니다,

우리들 마음도 덩달아 꽃잎이 되어 한 마당 더덩실 춤을 추 곤 하였으니까요.

곡성을 지나 어느덧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을 즈음,

가랑비 내리는 빗길 역시 각기 우비를 뒤집어 쓴 우리들은 상하교길 이아들마냥 상기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하며 자연을 찬미하는 와중에

가로수 꽃잎들 역시 속살거리며 함께 찬미 기도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예쁜 거 있죠.

콧등에 간드리는 물방울은, 방울 방울이 생명수요 섬진강물이었고 이 나라를 찾아 준

고귀한 하느님 손님이라, 감사지정에 눈물인지 빗물인지 분간이 안되었답니다.      

    

참, 정작 섬진강 이야기는 빠뜨렸네요.

상류에서는 강 가운데나 옆에 작고 큰 바위, 돌들이 많아, 쉬임없이 흐르는 물과 이야기 하는

재잘거림에 심심할 여유가 없었고요,

중간부터 하류의 긴 여정에서는 곳곳에 하이얀 모래벌과 모래섬들이 쌓여있어

강과 오랜 세월 쌓아 온 사연과 연륜이 들리고 보일 듯 하였습니다. 

그 옥색 강물과 모래섬들의 조화로움은, 섬진강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섬옥수(纖纖玉手)의 자태만 같아

그곳 아름다움의 백미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런지요.

매해 장마나 수마가 핡키고 지나간 자리에도 어쩌면 그리 고운 자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건지!


강 건너 멀리 멋지고 웅장한 지리산 자락이 잘 보였고,

최참판댁 마을로 유명한 악양을 거쳐 매화마을 앞을 지날 적에는 이미 꽃이 지어

꼼지락거리는 아기들 모양의 매실이 튼실히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하동에 들어서니, 노오란 유채꽃이 넓은 공원에 선보였고,

섬진다리 바로 옆 울창한 송림숲이 자랑스레 반기는 겁니다.

전라도 땅, 망덕포구를 끝으로 걸어걸어 6일간 150Km 길이었건만

그 길은 결코 길지않았으니, 시냇물, 돌, 바위, 강, 산, 숲, 마을, 모래,...의 형제 자매들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매료되어

결코 시간가는 줄 몰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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