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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올 '한'수녀님

by 김맛세오 posted Jan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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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자비


  한수녀님과 재회한 것은, 오랜 세월 소식을 전혀 모르고 지내다가 재작년 어느날 수녀님이 내게 소식 쪽지를 보내신 것이다.  함께 공부한지 꼭 36년 만이니, 그동안 적지않은 세월이 지났다.

  그것도 청풍 호수가에 사시는 '빈들' 카페지기님을 통하여 같은 동네 공소에 머무르시면서 내

거처를 알게 되신 것.  그 후 몇 달만에 뵌 수녀님은 젊으셨을 때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마치 최근에 뵌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단박에 알아 보았다.  

  그런데 그 수녀님의 나약한 모습과는 달리 타인을 향한 섬세한 감사의 삶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어떤 상대를 대하시건간에 복음적으로 처신하시니까...   


  수녀님은 그 후 다른 공동체로 거처를 옮기시어 '정의 평화 운동'에 혼신을 투신하고 계신다.

페이스 북을 통하여, 전국토 탈핵을 위해 앞장서심은 물론 위안부 소녀상 철거 반대를 위해 여린 학생들 편에 서서 대변해 주시는 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운동이며 열악한 처우로 신음을 앓고있는 가난한 노동자들을 대변해 앞장을 서서 처우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일 등, 정부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든 일에 대하여 시정을 촉구하는 그런 역할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계신다.


  체구도 자그마하고 연세도 많으신 수녀님이 어떻게 그런 역동적인 삶을 당당히 살아가고 계시는 걸까?  대부분 복음의 의도를 말로만 그칠 뿐이지만, 수녀님의 모습과 활동을 통해서는 복음 말씀 그대로를 실천하고 계신 것이다.  말로만 신자들에게 십자가를 짊어져야 한다고 강조를 하면서도 정작 실천과는 거리가 먼 파리사이적 삶을 살아가는 많은 성직자나 수도자와는 달리, 수녀님의 언행은 순교를 각오한 이 시대의 올곧은 증표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지금 엄동설한 이 시각에도 수녀님은 약자들 편에 서서, 손발을 동동구르며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계시리라.  약자의 힘이 바로 '자비무적(慈悲無敵)'에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


  그렇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뜨듯 미지근하게 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 수녀님처럼 하느님을 향해 자신의 혼신을 다 바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이승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리라. 

  우리 수도원에도 수녀님처럼 활동하는 형제가 있어 늘 어려운 형제 자매들에 대한 배려를 게을리하지 않고 작은 어려움들 앞에 솔선수범하는 그 형제를 대할 때마다-


          예전에 꼭 1년을 함께 공부하며 지낸 미국 뉴저지 관구 소속이신 '마이클 져지' 신부님이

       떠오른다.  평소에 그분은 얼마나 소박하고 유모가 많았던지!  50세가 넘은 연세에도

      젊은이들처럼 귀거리를 하고 청바지를 즐겨 입으시며 늘 따뜻한 자상함을 보였주시던 매너! 

      미국 쌍둥이 빌딩이 넘어갈 당시 가지 말라고 만류한 형제들의 권면을 뿌리치고 소방관들을

      도와 함께 위험한 작업에 달려들다 급기야는 무너지는 돌무더기에 묻혀 결국 순교로

       마감하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리회에 복자나 순교자가 나올꺼야!" 하며 흐믓한 웃음을 짓는다.


  단일회적인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야 할 것인가?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겠지만, 오로지 하느님 한 분 만을 향해 열정적으로 투신하는 수녀님이나 어느 형제처럼 확실한 귀감으로 열정을 다한 혼신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절해 지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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