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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행에서의 만남들

by posted Mar 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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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최근 두 차례나 남쪽 지방 장성 요양원엘 다녀왔다.
한번은, 봄이면 제일 먼저 꽃 소식을 알리는
산수유 꽃과 매화를 보기 위해서였고,
두번째는, 요양원의 수도원 내 화분들 분갈이를 위해서였다.

구례 터미널에서였다.
어느 모녀와 한 외국인 청년과의 손짓발짓 대화를 들으며
그래도 서로가 잘 통하는 양을 물끄러미 미소지으며 보다가
끝내는 서로가 먹통이 되어 난관에 부딪쳤을 때,
내가 영어로 개입-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물어보니, 영국에서 왔단다.
"영국...!!??"
그리곤 모녀 왈-
"아니 아저씨, 그리 잘 하면서 여적지 왜 보구만 있었어요?"
그 영국 친구 한국 아가씨가 주는 인절미를 맛있다며 넙쭉넙쭉 잘도
받아 먹는 폼이 참으로 순진하고 귀여웠다..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어 그 친구의 짧은 여행 길을 상세히 일러 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어느덧 '화개장터'에 도착했고,
장터의 이곳저곳 신기한 모습들을 기웃거렸다.

그러나,
바람이 어찌나 심하고 초겨울 날씨처럼 춥던지,
그리고 광양 매화마을엔
듣던 소문과는 달리 너무 일러 전혀 꽃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그림같이 아름다운 섬진강의 물길따라
옥빛 강물이며 깨끗하고 하이얀 백사장은
마치 순결을 뿌려놓은 탄복할 하느님의 걸작품!!!

매화마을 나들목에선
두 번이나 만나 끝내는 순천역까지 바래다 준 맘 좋은
아저씨와의 인생 대화-
역 가까워서야 '프란치스꼬'란 신자임이 밝혀져
더욱 화기애애할 수 있던 좋은 만남...!

이번 여행에서 또 한가지 빼어 놓을 수 없었던 건,
어쩜 산,들에 마다 소나무가 그리도 많은지!
우리나라 산야에 그렇듯 지천이란걸
예전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에
비로서 친구들 같은 남다른 애정이 가짐에랴!!!

어떤 몹쓸 사람들이
저렇듯 사시사철 푸르고 품위있는 나무들을 보고
망국지목(亡國之木)이라 지칭하였을꼬?
어쩌면 늘 푸르른 선비의 기개에 비유할 수 있고
여인의 절개와 같은 늘 푸른 품위 높은 나무를 그리도 비하시킨 것은,
소나무가 목재감으로선 쓸모없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한국이 망하기 만을 바란 배아픈 심뽀에서였으리.

다정다감한 형제로서 다가온 소나무들이여,
그대들이 굳굳이 자리한 이 강토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로고!
그대들을 새롭게 발견한 소박함은
이번 여행길에 만난 가장 큰 수확이로고!
하느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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